세 번 오르면 한 번은 소원을
들어주는 곳 청도 운문사 사리암
나반존자의 영험한 원력이 깃든
암벽 위 기도처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깊은 산세와 비구니 스님들의 정갈한 수행 가풍으로 이름난 운문사를 지나 산길을 더 깊숙이 오르면 신비로운 기운을 품은 암자가 나타납니다. 바로 영남 최고의 나반존자 기도 도량이자, “세 번 오르면 한 번은 반드시 소원을 들어준다”는 전설로 전국 각지에서 발길이 끊이지 않는 ‘사리암’입니다.
930년 보량 국사가 창건한 이래 1,10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험준한 암벽 위에서 중생의 간절한 기도를 품어온 이곳은, 청도의 맑은 공기와 웅장한 운문산의 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조망 명소이기도 합니다. 꽃샘추위가 가시고 봄기운이 스며드는 3월, 비워내고 채우는 마음의 여정을 사리암에서 시작해 봅니다.
정성으로 오르는 치유의 숲길과
배려의 지팡이

사리암으로 향하는 여정은 넓은 유료 주차장(2,000원)에서 시작됩니다. 차에서 내려 일주문을 지나면 곧바로 가파른 오르막길이 펼쳐지는데, 산행에 익숙지 않은 이들을 위해 입구에 마련된 '배려의 지팡이'는 사리암이 지닌 따뜻한 마음씨를 대변합니다.
처음엔 다소 숨이 가쁘지만, 나무 사이로 부서지는 햇살과 청량한 산바람을 맞으며 걷다 보면 어느새 복잡했던 생각들이 정돈되는 것을 느낍니다. 길 중간에서 마주하는 시원한 약수 한 모금은 지친 몸과 마음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고된 산행을 어느덧 자연과의 대화가 있는 ‘치유의 길’로 바꾸어 놓습니다.
나반존자의 원력이 머무는 천태각과
사리굴의 전설

길의 끝에서 마주하는 사리암의 전경은 보는 이의 탄성을 자아냅니다. 깎아지른 듯한 거대한 바위 위에 제비집처럼 자리 잡은 전각들은 신비로움 그 자체입니다. 이곳의 중심인 천태각(독성각)에는 부처님 열반 후 미륵불이 오기까지 중생을 제도하는 나반존자가 모셔져 있어, 간절한 기도를 올리려는 이들로 늘 경건함이 감돕니다.
바로 옆 사리굴은 욕심 많은 이의 전설, 사람 수만큼 쌀이 나오던 굴을 더 넓히려다 물이 나오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품고 있어, 무거운 마음을 비우고 소박한 삶의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상징적인 장소가 됩니다.
산봉우리를 마주하며 즐기는 따뜻한
공양의 미덕

사리암은 먼 길을 찾아온 탐방객들을 위해 정해진 시간(05:15 / 11:00 / 16:00)마다 소박하지만 정성 가득한 공양을 제공합니다. 가파른 계단을 올라온 이들에게 내어주는 따뜻한 밥 한 그릇은 단순한 식사를 넘어 나눔과 수행의 정신을 체감하게 하는 소중한 문화입니다.
공양 후 사찰 마당에 서서 발아래로 펼쳐진 운문산의 굽이치는 능선을 바라보고 있으면, 올라온 만큼 마음의 짐이 가벼워졌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구름마저 쉬어가는 듯한 해발 높은 암자의 고요함은 그 자체로 깊은 명상이 됩니다.
비구니 사찰의 정갈함과 영남의
명산이 빚은 절경

운문사의 부속 암자인 사리암은 비구니 스님들의 정갈한 손길이 사찰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암벽과 전각이 조화를 이룬 독특한 건축미는 물론, 사계절 변화하는 운문산의 색채가 병풍처럼 사찰을 감싸고 있어 사진가들에게는 최고의 출사지로, 여행자들에게는 잊지 못할 조망 명소로 손꼽힙니다.
3월 중순인 지금은 연분홍 매화와 노란 산수유가 기와 담장 너머로 고개를 내밀며 봄의 소식을 전하기 시작하는 시기로, 고즈넉한 사찰의 분위기와 어우러져 더욱 서정적인 풍경을 연출합니다.
청도 운문사 사리암 이용 가이드

위치: 경상북도 청도군 운문면 운문사길 264
주차 정보: 전용 주차장 운영 (주차 요금 2,000원)
입장료: 무료 (운중무휴 운영)
공양 시간: 오전 05:15 / 점심 11:00 / 저녁 16:00
방문 팁: 사리암 오르는 길은 제법 가파른 오르막이 30~40분 정도 이어지므로 반드시 편안한 운동화를 착용하세요.
무릎이 불편하신 분들은 입구에 비치된 지팡이를 꼭 활용하시길 권장합니다.
기도를 올리기 위해 천태각을 방문하신다면 조용한 묵언을 통해 사찰의 고요함을 지켜주시는 것이 예의입니다.
문의: 054-372-8804

청도 사리암은 우리에게 '비움과 채움'의 미학을 이야기합니다. 가파른 산길을 오르며 내면의 찌꺼기를 비워내고, 정상의 나반존자 앞에서 정성스레 소원을 빌며 희망을 채워가는 시간은 그 어떤 관광보다 값진 경험이 됩니다.
이번 주말, 마음속에 간직한 소중한 소원 하나를 품고 사리암으로 향해 보세요. 암벽 너머로 불어오는 청량한 바람과 나반존자의 자비로운 기운이, 당신의 3월을 더욱 단단하고 평온한 삶의 시작으로 이끌어 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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