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러팅 장인, 덱스가 다정을 표현하는 방법
아이즈 ize 조이음(칼럼니스트)
'플러팅'이란 단어만 들어도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UDT 출신 유튜버이자 방송인 덱스다. 정작 자신은 "플러팅 이미지가 왜 생긴지 모르겠다"라고 말하지만, 그가 출연한 방송들을 보고 있자면 '대세 플러팅 장인'이라는 별명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몸에 밴 다정이, 상대를 불문하는 상냥이 절로 호감을 유발하는 까닭이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는 덱스의 살가움이 확연하게 드러난 방송은 JTBC 'My name is 가브리엘'(이하 '가브리엘')이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에서 세계 80억 인구 중 한 명의 이름으로 72시간 동안 '실제 그 사람의 삶'을 살아가는 리얼리티 예능인 '가브리엘'에서 덱스는 처음 마주한 조지아 가족들과 심리적 거리감을 단박에 지우고 그들의 삶에 동화된다. 자급자족을 위해 쉼 없이 돌아가는 시골에서의 하루를 묵묵히 따르고, 바쁜 하루 중에도 아버지와 어머니를 웃게 만드는 다정다감한 아들의 면모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다른 가브리엘들이 현지 도착과 함께 새로운 삶을 시작했던 것과 달리 덱스는 자신의 이름으로 가이드 투어에 참여한다. 그때만 해도 가이드의 삶을 사는 줄 알았다는 덱스는, 다른 여행객들의 이름을 묻는가 하면, 제 옆에 앉은 여행객에게는 남자친구의 여부를 묻는 등 여행객들의 분위기를 주도한다.
투어 중 조지아 전통 항아리 공방에 도착한 덱스는 자신을 '라티'라고 부르는 누군가의 손에 이끌려 어딘가로 향한다. 그제야 가브리엘의 삶이 시작됐다는 걸 알게 됐는데, 조지아 시골 마을에서 항아리 제조사 라티가 그에게 주어진 72시간의 또 다른 삶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 아내와 두 아이까지 갑작스럽게 마주한 덱스는 당황하지만, 이내 아내를 향해 "라티와는 어떻게 만났냐"며 태연하고도 능청스럽게 질문을 던지며 가브리엘의 삶으로 빠져든다. 어머니가 준비한 저녁 자리에서 조지아 전통주 짜짜를 마시며 아버지와 마음의 거리를 좁혀간다.
"(아버지 드리려고) 미리 준비해 놨어요."
다음날 덱스는 조지아 아버지 어머니와의 모닝 뽀뽀로 하루를 시작한다. 소 방목 중 위험한 길로 가 아버지의 걱정을 사기도 하지만, 자신을 걱정해 찾으러 온 아버지에게 미리 준비해둔 들꽃을 내민다. 걱정으로 화가 났던 아버지는 아들의 깜짝 선물에 마음이 녹고, "고맙다"는 말과 함께 웃고 만다. 결국 부자는 손을 잡은 채 웃는 얼굴로 대화를 나누며 산길을 내려온다.
처음으로 공방에 발을 들인 덱스는 후계자 라티의 삶에 스며들어 아버지와 함께 항아리 빚기에 도전한다. 아버지를 보며 열심히 따라 하지만 그의 손기술로는 부족하기만 하다. 결국 덱스는 아버지가 자리를 비운 틈에 항아리를 바꿔치기하고, 아들의 장난에 아버지는 웃고 만다. 가업을 함께하며 더욱 돈독해진 아버지와의 시간을 떠올리며 덱스는 "나와 아버지만의 비밀스러운 유대감이 생겼다"고 곱씹는다. 그날 저녁, 아버지에게 제 발 마사지 실력을 어필한 덱스는 쉴 틈 없었던 아버지의 발을 마사지하며 애정을 표현한다. 다음 날엔 아버지와 짜짜 만들기를 함께하는데, 공정 과정이 쉽지 않은 일을 도전한 이유로 덱스는 제가 떠난 뒤에도 아버지가 짜짜를 드시다가 한 번쯤은 저를 떠올리길 바라는 마음을 털어놓는다.
'산지직송' 첫 만남부터 남매 케미 완
6월 방송을 시작한 tvN '언니네 산지직송'에서도 덱스의 다정다감한 면모는 자주 드러난다. 배우 염정아 박준면 안은진과 함께 출연 중인 그는 출연진 가운데 아는 얼굴은 드라마를 함께 한 염정아뿐이었지만, 낯가림이라고는 전혀 없다는 듯 첫 촬영부터 친근하고 익숙하게 호흡한다. 때로는 개구쟁이처럼 티격태격 주고받는 모습은 영락없이 진짜 남매의 모습을 보는 듯할 정도인데, 일손이 필요한 상황에선 말하지 않아도 척척 나서는 센스도 대단하다.
지난달 공개된 디즈니 플러스 '더 존:버텨야 산다 시즌3'에서는 낙하물로부터 권유리를 지키기 위해 몸을 던지는 덱스의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순간의 판단으로 상대방을 보호한 뒤 "괜찮아?"라며 안부를 확인하는 그의 모습은 긴급한 상황에서 본능적으로 움직였다는 걸, 화면을 통해 보는 시청자들마저 알 수 있었다.
최근 출연한 방송들에서만 봐도 덱스는 어떤 상황에서 쉽게 당황하지 않고, 상대에 따라 센스 있게 대처했다. 특히 자연스럽고 유쾌한 대화 스킬, 빠른 상황 판단력과 반응, 또 친절하고 상냥한 태도에 능청맞고 여유로운 반응까지 더해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정하고 친절했다. 때에 따라 너스레를 떨기도, 능글맞아지기도 했지만, 언제나 적정선을 지켰다.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힘들다'는 말을 쉬이 하지 않는 무게감이 매력을 배가시켰다. 그의 모든 행동에 배경이 되는 듯한 적당한 자신감이 그를 '플러팅 장인'으로 포장했지만, 이마저도 덱스만의 '다정'을 표현하는 방법일지 모르겠다. "그냥 상대방에 대한 칭찬과 존중이라고 생각한다. 잘해드리고 싶고 우호적으로 다가간 것이 플러팅이라고 표현된 것 같다"던 그의 말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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