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5년 7월 5일, 일본에 대재앙이 온다."
이 한 문장이 지금 동북아 여행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시작은 단 한 권의 만화였다. 일본 만화가 타츠키 료의 『내가 본 미래』는 과거 동일본대지진과 코로나19 팬데믹을 ‘예지몽’으로 그렸다는 이유로 큰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그가 새롭게 예언한 2025년 7월의 재난설은 이제 괴담 수준을 넘어, 아시아 각국 여행객들의 실제 소비 행태를 바꾸고 있는 중이다.
‘내가 본 미래’가 불러온 파장

타츠키 료가 1999년에 발표한 『내가 본 미래』는 오랜 시간 잊혀진 작품이었다. 하지만 동일본대지진이 그의 만화 내용과 유사하게 발생하면서 이 책은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후 2021년 재출간된 완전판에서 “진짜 대재난은 2025년 7월 5일”이라는 문장이 삽입되며 분위기는 급변했다.
작가는 “필리핀해 해저 분화로 엄청난 쓰나미가 일본, 대만, 홍콩까지 삼킨다”고 했고, 해당 날짜가 가까워지자 일본 내 ‘난카이 트로프 대지진’, ‘후지산 분화설’과 맞물리며 불안을 자극했다.
이 괴담은 SNS를 타고 퍼지며 단순한 만화 설정을 넘어선 사회적 심리 현상으로 번지기 시작했다.
항공편 취소, 예약률 급감

괴담은 현실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일본 여행을 준비하던 이들이 7월 예약을 줄줄이 취소하며 항공 노선 감축까지 이뤄지고 있다.
특히 홍콩은 타격이 컸다. 풍수지리나 예언에 민감한 지역 특성과 맞물려 6월 말~7월 초 일본행 예약 건수가 전년 대비 무려 83% 감소했다. 저비용항공사인 그레이터베이항공은 센다이, 도쿠시마 노선의 운항 횟수를 줄였고, 예약률은 기대의 절반에 그쳤다.
한국과 대만, 홍콩 모두 4월 이후 일본행 예약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으며, 벚꽃 시즌임에도 예년 대비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는 분석도 나왔다.
일본 정부의 대응과 전문가들의 진화 메시지

예언이 점점 사회적 이슈로 확산되자, 일본 정부와 전문가들도 진화에 나섰다. 일본 내각부는 공식 SNS를 통해 “지진은 현재 과학으로 정확한 날짜와 위치를 예측할 수 없다”고 밝히며 괴담을 일축했다.
방재 전문가 기쿠치 사토루 역시 “불확실한 예언에 휘둘리기보다는 일상을 유지하면서 정확한 정보로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타츠키 료 본인 또한 최근 인터뷰에서 “이 만화는 예언서가 아니라 방재 의식을 환기시키기 위한 콘텐츠”라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출판사 역시 “판단은 독자의 몫이며, 공포보다 실천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일본행 취소가 이어지면서 일부 여행자들은 목적지를 동남아, 대만, 중국 내륙 등으로 전환하고 있다. 특히 여름 시즌을 앞두고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있는 지역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국 여행사들 사이에서도 “일본 대신 어디를 갈 수 있을까?”에 대한 문의가 늘며, 베트남 다낭, 태국 치앙마이, 중국 구이린 등 자연과 휴양 중심지를 중심으로 대체 여행지를 제안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일본 내 소도시 관광마저도 영향을 받으면서, 기존에 인기 있던 홋카이도, 오사카, 도쿄 외 지역들은 당분간 외국인 관광객 유입이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괴담이 한 나라의 여행 판도를 바꾸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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