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두 국가론’ 뭐 그리 어렵나…尹정부야말로 김정은 ‘적대적 두 국가’에 동조”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2024. 9. 23.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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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두 국가론'을 수용하자는 자신의 주장을 두고 정치권의 설전이 이어지자 23일 "가치와 지향만을 남긴 채 통일을 봉인하고 두 국가 체제로 살면서 평화롭게 오고 가며 협력하자는 게 뭐 그렇게 어려운 얘기인가"라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상에서 현실로 전환하자. 통일을 얘기해도 좋을만큼 평화가 정착되고 교류와 협력이 일상으로 자리잡은 후에 그 때 미래 세대가 판단하자는 게 이상한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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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두 국가론’을 수용하자는 자신의 주장을 두고 정치권의 설전이 이어지자 23일 “가치와 지향만을 남긴 채 통일을 봉인하고 두 국가 체제로 살면서 평화롭게 오고 가며 협력하자는 게 뭐 그렇게 어려운 얘기인가”라고 재차 입장을 밝혔다.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상에서 현실로 전환하자. 통일을 얘기해도 좋을만큼 평화가 정착되고 교류와 협력이 일상으로 자리잡은 후에 그 때 미래 세대가 판단하자는 게 이상한가”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윤석열 정부야말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에 정확하게 동조하고 있다”며 “양쪽 모두 상대를 공공연히 주적이라 부르고 일체의 대화없이 대립과 갈등으로만 치닫고 있으니 이를 ‘적대적 두 국가’ 상태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황을 바꾸려는 전략적인 노력이 없이는 지금의 상태는 악화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 임기 말쯤에는 적대적인 두 국가는 상당히 완성되어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임 전 실장은 “민주당이 다시 집권하면 예전처럼 남북간 대화가 재개되고 비핵화 논의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생각도 대단한 오산이다. 평화공존과 협력을 위한 프로세스는 훨씬 더 복잡해졌다”며 “상대의 변화와 한반도 주변 환경에 대해 깊고 진지한 고민이 더해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또 “미국 대선 후에 어느 정부가 들어서든 북미 대화가 진행되면 한국은 설 자리가 없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임 전 실장은 이달 19일 9·19 평양공동선언 6주년 기념식에서 “통일하지 말자”며 “(대한민국과 북한) 두 개의 국가를 수용하자”고 말했다. 그는 “비현실적인 통일 논의는 접어두자. 더 이상 당위와 관성으로 통일을 이야기하지 말자”며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명시된 헌법 3조 삭제 또는 개정, 국가보안법 폐지·통일부 정리 등을 주장했다.

임 전 실장의 발언에 여권에서는 비판이 쏟아졌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주장은 북한 김정은이 하는 내용”이라며 “주사파 종북 주장하다가 말이 바뀌는 것이야말로 이런 분들의 실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 대표는 “저 주장대로라면 북한 정권이 무너지면 거기에 중국이나 러시아가 동북공정식으로 북한을 차지하려 해도 우리는 구경만 해야 한다는 말”이라며 “북한이 무너질 때 중·러에 내줘도 되냐고 국민들에게 물어보라. 동북공정도 아니고 종북공정하자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가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페이스북에 “이번 임 전 비서실장의 ‘두 국가론’ 발언은 NL(민족해방) 계열 인사들의 이념적 좌표를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NL 운동권들이 ‘개과천선’했다고 믿었던 국민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큰 충격을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과연 대한민국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존중하고 있는지, 아니면 여전히 과거의 미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며 “본인들이 어디에 서 있는지, 국민과 헌법 앞에서 분명히 밝힐 때가 왔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에서는 “개인 의견일 뿐”이라며 선 긋기에 나섰다. 민주당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은 22일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론’은 비판돼야 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라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설득할지언정 동조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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