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거란 전쟁’ 김동준 “강감찬이 현종의 스승이라면, 최수종 선배님은 저의 아버지”[스경X인터뷰]

배우 김동준의 지난해 1월은 그 어떤 군 전역자가 그랬듯 의욕이 가득한 시절이었다. 조교로 복무한 그는 그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차 있었고, KBS2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의 현종 역에 당차게 도전했다.
32회차라는 긴 분량 거기에 극의 중심을 잡는 왕순, 곧 현종이라는 역할 그리고 최수종, 이원종, 지승현, 김산호, 김준배, 김혁, 윤복인, 이재용, 이철민 등 내로라하는 사극 배우들과의 호흡. 걱정거리투성이였지만 그는 지난해 5월부터 현종에 투신했으며 지난 10일까지 촬영을 마쳤다.
드라마는 화제 속에 막을 내렸다. 그의 연기적 성장에 호평하는 반응도 있었지만, 극 초반 어린 현종의 모습이 어색했다는 평가도 있었으며, 심지어 드라마는 역사왜곡에 관련한 구설 속에 원작자와 담당작가, 연출자가 갈등을 빚는 일도 벌어졌다. 실로 ‘다사다난’하다 할 수 있다.

“함께 한 선배님들, 스태프분들과 사계절을 겪으니 전우애가 생겼어요. 종방연 때는 함께 모여 눈물을 흘리기도 했었죠. 현장 가는 것이 즐거운 작품이었는데, 이 분위기를 만들어주신 것이 최수종 선배님이셨어요. 분장팀 선배님들과 최수종 선배님과의 관계가 20년이 넘었거든요. 그런 시간 동안을 함께 하신 분들 사이의 분위기는 밝을 수밖에요.”
그가 연기한 현종, 왕순은 딱 드라마화하기 좋은 다채로운 서사가 있는 인물이었다. 고려 유일의 사생아 출신 군주로 만 17세의 어린 나이로 즉위한다. 정치경험이 없었고, 주변에서 이를 알려줄 이도 없어 처음에는 적응에 어려움을 겪지만 결국 두 차례의 거란 침공을 막아내고 이후 실리외교를 떨쳐 한민족 향후 외교의 기틀을 닦는다.
“처음 현종이라는 인물을 제안받았을 때, 사실 그 당시를 많이 알지 못했던 것 같아요. 죄송스러운 마음이 있었죠. 대단한 업적이 있으셨고, 이 땅을 지켜주신 분이잖아요. 감히 이분을 연기해도 될까 싶은 생각도 있었죠. 결국 가장 큰 부분은 제가 이분을 드라마를 통해 많은 대중에게 소개하고, 알리고 싶다는 생각에서였어요. 결국 제가 받는 부담 역시 초반 왕순이 받았을 인간적인 부담과 비슷하다고 생각해, 제 처지를 많이 이용했습니다.(웃음)”

김동준에게 ‘고려 거란 전쟁’을 이야기하라고 하면 최수종의 이름이 빠질 수 없다. 어린 군주였던 현종에게 학자 출신 문신으로 무장으로서도 이름을 알린 강감찬의 존재는 신하였지만 스승과 같았다. 김동준에게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당연히 “아버님 같으신 분”이라고 최수종을 표현하는 데 있어 주저함이 없다. 앞이 캄캄한 앞으로의 여정에서 최수종의 존재는 한 줄기 등대와 같았다.
“늘 초반부터 되뇌었던 부분이 ‘아직 나는 왕이 아니다’라는 말이었어요. 현종이 시간이 지나 성장하는 인물이었던 것처럼, 저 김동준도 그랬을 것 같습니다. 불안하고, 적극적이지 못하고, 움츠러드는 모습에서 갈수록 왕의 모습을 찾는데요. 저도 그랬던 것 같습니다. 매 장면을 준비해서 선배님께 보여드렸던 것 같아요. 발음의 장단을 비롯해 현종이 강감찬을 닮아가는 모습에서 착안해 어투나 발성의 부분도 선배님을 따르려고 노력했습니다.”
김동준은 이러한 일화도 하나 전했다.

“언젠가 전쟁장면을 촬영할 때였어요. 더운 날 다들 맥이 풀린 상황이었는데 최수종 선배님이 검차 위에 올라가셔서 ‘무기 아무거나 줘봐’하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러시더니 스태프들 앞에서 노래하셨어요. 정말 마지막회 강감찬의 한 마디로 기운을 찾는 고려군의 모습처럼 모두 그 모습을 보며 힘을 내지 않았나 싶습니다. 늘 30분 먼저 현장에 오셔서 준비하시고, 한 번도 NG를 내시지 않았어요. 그런 모습을 보이시니 저희가 따라갈 수밖에 없었죠.”
김동준 스스로도 긴 작품을 경험하면서 감정과 캐릭터를 배분하고, 체력을 스스로 관리하는 큰 노하우를 깨달았다. 비록 전역 후 패기가 가득한 상태로 나섰지만, 패기만으로 이뤄지는 것은 없었다. 오히려 장기전을 대비하는 것은 최수종의 모습처럼 노련한 관록이었으며, 그는 앞으로 배우생활을 하면서 이런 부분이 더 중요하다는 것도 깨달았다.
“제국의 아이들이라는 팀에서 저와 박형식 형, 임시완 형이 연기를 하고 있는데요. 셋 다 이제 비로소 다 왕 연기를 했더라고요. 유튜브 ‘네고왕’을 찍은 (황)광희 형까지 네 명일까요. 하하. 열정이 끝까지 와 있을 때 맡았던 작품에서 부담도 긴장도 배웠던 것 같아요. 왕순의 모습처럼 저 역시 성장하는 캐릭터가 아니었나 느낍니다.”

그의 모습을 두고는 작품 밖에서 일었던 여러가지 논란들, 출처 없는 바람처럼 흩날리는 촬영장 내부에서의 불화설 같은 이야기들은 자리 잡기 힘들어 보였다. 그는 오히려 고생한 사극의 경험을 크게 느껴 또 한 번 불러주는 작품에 투신할 준비가 돼 있다.
“최수종 선배님은 아버지, 친구 같은 분이셨어요. 한편으로는 ‘연기에 미친 광인’의 느낌을 주셨죠. 선배님 같은 배우로 성장하고 싶습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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