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미니밴의 상징이었던 르노 에스파스가 중형 SUV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SUV 광풍이 불어닥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생존을 위한 르노의 결단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QM6의 후속 모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르노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에스파스 6세대 부분변경 모델을 공개했다. 1984년 출시 이후 5세대까지 고수해 온 미니밴의 정체성을 과감히 버리고 중형 SUV로 탈바꿈했다. 40년 전통의 미니밴이 SUV로 변신한 것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도 유례가 드문 일이다.
신형 에스파스는 기존 QM6와 비교해 전장이 71mm 늘어난 4,746mm, 축간거리는 33mm 늘어난 2,738mm다. 하지만 전폭과 전고는 각각 20mm, 25mm 줄여 날렵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반다이아몬드형 주간주행등과 새로운 사다리꼴 헤드라이트는 르노의 최신 패밀리룩을 잘 보여준다.
최대 관심을 끄는 부분은 '솔라베이' 투명 루프다. 길이 1.70m, 너비 1.13m의 초대형 루프는 물리적 블라인드 없이도 9단계로 투명도를 조절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자동차의 상식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설계로 평가된다.
파워트레인도 진화했다. 1.2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과 두 개의 전기모터를 결합한 200마력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리터당 4.8리터의 연비를 달성했다. 1회 주유로 최대 1,100km 주행이 가능해 실용성도 높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고급 세단급 첨단 기술의 대거 탑재다. A필러의 카메라가 운전자를 자동으로 인식해 시트, 미러, 미디어 설정을 맞춤 조정하는 기능은 프리미엄카에서나 볼 수 있던 사양이다. 4륜 조향 시스템과 32개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탑재해 안전성을 강화했다.
스페인 팔렌시아 공장에서 생산되는 신형 에스파스는 테크노, 에스프리 알핀, 아이코닉 등 3개 트림으로 올여름 유럽 시장에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아쉽게도 한국 시장 출시 계획은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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