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민감 기술 분야에 대한 미국발 투자를 더 엄격히 제한하는 규정안을 내놨다. 첨단 반도체와 극초음속 무기, 생명공학이 대상이다.
미중 무역 휴전 국면에서도 기술 봉쇄는 멈추지 않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재무부가 지난해 의회를 통과한 '포괄적 해외투자 국가안보법'의 시행 규정안을 공개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법안은 중국을 비롯해 이란, 러시아 등 적대국에 대한 투자 심사를 강화해 국가안보를 지킨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규정안은 인공지능(AI)과 첨단 반도체, 극초음속 무기, 생명공학 등을 겨냥한다.

"적대국이 미국 자본으로 핵심 기술을 개발하지 못하게"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적대국에서 미국의 투자를 받아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핵심 기술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워싱턴 D.C.에 초청해 무역 휴전을 내년 1월까지 두 달 연장하기로 합의한 지 한 달 만에 나왔다. 관세 휴전과 기술 통제를 분리해 운용하겠다는 미국의 기조가 다시 확인된 셈이다.

뇌·컴퓨터 인터페이스와 유전자 치료제까지
새롭게 공개된 규정안은 첨단 반도체와 AI뿐만 아니라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등 생명공학 관련 기술과 물질까지 겨냥했고, 특정 세포와 유전자를 변형하는 치료제와 면역 치료도 포함됐다. 재무부는 일부 첨단 생명공학 기술이 생물 무기와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확산 등 실질적 위험을 키울 수 있으며, 군사·정보·대규모 감시 등에 쓰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업계는 반발…"지나치게 광범위하다"
전문가들은 생명공학 분야에 대한 투자 규제 강화를 이번 규정안의 핵심으로 꼽았다.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은 중국 바이오 산업으로 가는 투자금이 미국 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더 엄격한 심사를 받게 될 것이라는 재무부의 경고라고 평가했다. 반면 초기 신약 개발을 중국에 의존해온 미국 바이오 기업들을 대표하는 미국바이오협회(BIO)는 지나치게 광범위한 규제가 미국 바이오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관세는 협상의 대상이지만 기술은 아니라는 신호다. 규정안이 최종 확정되면 군민 겸용 기술 전반에서 미중 자본 흐름의 분리가 한층 뚜렷해질 전망이다. (사진 출처=다음 뉴스 보도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