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 인형을 운전자로 착각하는 테슬라..카메라 모니터링 미흡

출처: @RealDanODowd

"곰 인형을 운전자로 인식하네.."

테슬라의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테스트 결과가 화제다.  미국 던 프로젝트(Dawn Project) 회사가 테슬라의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시험한 결과를 영상으로 업로드하면서다.

해당 영상은 던 프로젝트 설립자인 댄 오워드와 연구팀이 제작했다. 연구팀은 테슬라 운전자 인식 시스템을 속이기 위해 다양한 조건을 설정했다. 우선 스티어링 휠에 작은 추를 매달았다.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에 손을 얹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서다. 운전석에는 30파운드(약 14kg)의 추와 인형, 풍선 등을 배치했다. 이후 테슬라의 완전 자율주행 시스템(Full Self Driving, 이하 FSD)를 활성화했다.

1차 테스트에서는 커다란 곰 인형을 운전석에 앉히고 FSD를 활성화했다. 운전석에는 분명 곰 인형이 앉아 있었지만,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은 이를 감지하지 못한 채 운행을 지속했다.

이후 연구팀은 긴급 제동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작은 어린이 더미를 통해 시험했다. 다만 테슬라는 어린이 더미를 감지하는 데 일정 시간이 걸렸고, 제때 제동되지 않아 더미와의 충돌이 발생했다.

2차 테스트에서는 곰 인형을 유니콘 인형, 강아지 인형, 풍선 등으로 바꿨다. 곰 인형이 사람의 형상과 비슷해 모니터링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다양한 인형과 풍선이 운전석에 있었음에도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은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FSD는 원활히 작동했다. 2차 테스트에서도 FSD가 활성화된 테슬라 차량은 어린이 더미를 그대로 들이받았다.

마지막 테스트에서는 운전석과 스티어링 휠에 무게추만 배치했다. 운전석에 사람 형상으로 보이는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은 상황을 가정했다. 이번에도 FSD는 원활히 작동했다. 어린이 더미를 들이받고 잠시 멈춘 뒤, 다시 FSD가 활성화돼 운행을 지속했다.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는 게 입증됐다.

테슬라는 전기차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은 오랜 기간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차량 내 카메라가 운전자 모니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 것은 불과 2년 전의 일이다.

테슬라는 2021년 모니터링 시스템을 발표 한 이후, 매년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해왔다. 지난 5월에는 운전자가 도로를 주시하고 있는지와 더불어 운전자의 하품과 눈 깜빡임을 인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품을 한 횟수, 눈을 깜빡인 횟수, 한쪽으로 기대어 있는 시간 등을 추적해 운전자가 졸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는 것.

이번 시험 결과로 컨슈머 리포트가 지난 5월 발표한 주장에 힘이 실렸다. 컨슈머 리포트는 당시 “테슬라는 효과적인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테슬라는 FSD 베타 버전의 마지막 업데이트를 앞두고 있으며 향후 FSD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서동민 에디터 dm.seo@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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