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목에 누가 타는 건 상상도 못 하던 사람인데..." 남편을 바꿔놓은 고양이

“일 중독”이던 남편이 있었습니다. 주말에도 회사로 출근 도장을 찍는 게 일상이었죠. 그러던 어느 날, 아내가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남편이 길에서 데려온 고양이가 갑자기 토를 했다는 것이었죠. 그저 어떡하면 좋을지 물어보려던 것뿐인데, 전화를 끊은 지 몇 분 지나지 않아 현관문이 열렸습니다. 남편이 집에 돌아온 것이었습니다.

아내가 “고양이가 토했다는 소리에 비행기라도 타고 왔어?”라며 농담을 건네자, 그는 이미 괜찮아진 고양이를 품에 꼭 안고 한참을 어르고 달랬습니다. 한 달여 전, 그의 손바닥만 한 아기 고양이를 처음 만났을 때, 녀석은 눈도 제대로 뜨지 못했습니다.

그는 두세 시간마다 일어나 주사기로 우유를 먹였고, 회사에 출근할 때도 차에 데리고 다니며 틈틈이 보살폈습니다. 연약했던 작은 생명이 무사히 자라는 과정을 온몸으로 겪어냈기에, 고양이가 아프다는 소식에 1분 1초도 지체할 수 없었던 것이죠

흔히들 남자는 무심하고, 감정 표현에 서툴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가 자발적으로 고양이의 집사가 되는 순간, 우리가 몰랐던 새로운 세상이 열립니다. 그는 사랑하는 방법을 모르는 것이 아니라, 아직 사랑을 쏟아부을 대상을 만나지 못했을 뿐이었는지도 모릅니다.

새벽 두 시, 고양이가 아프자 망설임 없이 병원으로 달려간 남편, 낚시터에서 데려온 고양이가 집안의 왕처럼 굴어도 “원래 그런 것”이라며 장황한 변론을 늘어놓는 남편의 이야기는 이제 낯설지 않습니다.

한밤중 고양이들의 우다다 소리에는 세상모르고 잠들다가도, 작은 구토 소리에는 칼같이 일어나 달려가는 아빠의 모습. 온 가족이 아파서 끙끙 앓는 와중에도 고양이 밥과 물만은 챙겨야 한다며 비틀비틀 일어나는 가장의 모습에서 우리는 진정한 사랑의 형태를 봅니다.

고양이와 함께하는 남자는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행동으로 우리를 놀라게 합니다. 예전 같으면 누가 자기 목에 올라타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었지만, 이제는 고양이가 목마를 타도 그저 웃고 있습니다.

가족 모임에 고양이를 데려가지 않으면 오히려 그가 더 안절부절못하고, 평생을 아끼고 절약하며 살던 아버지가 고양이 사료만큼은 가장 좋은 것을 고집하는 변화. 이 모든 것은 고양이라는 작은 존재가 한 사람의 세상을 얼마나 따뜻하게 바꾸어 놓을 수 있는지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반면, 고양이는 한 사람의 숨겨진 모습을 비추는 거울이 되기도 합니다. “고양이를 키워보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는 말은 어쩌면 과학보다 더 정확한 경험칙일지 모릅니다.

며칠 집을 비우며 고양이를 부탁했을 때, 밥만 챙겨주고 화장실 한 번 치워주지 않는 무심함. 고양이가 조금만 울어도 시끄럽다며 소리를 지르는 조급함. 이런 모습들은 결국 관계의 끝을 예감하게 하는 신호가 됩니다.

고양이에게 다정한 사람이 반드시 좋은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겠지만, 작은 생명에게 함부로 대하는 사람이 깊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일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마음입니다. 사랑하지 않을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상처를 주어서는 안 됩니다.

한 남자의 세상을 송두리째 바꿔놓은 고양이처럼, 오늘 우리 곁의 작은 생명들은 무뚝뚝한 마음의 벽을 허물고 그 안에 숨겨진 가장 부드럽고 따뜻한 부분을 세상 밖으로 꺼내어 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