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서시오~” 부동산 ‘키맞추기’ 주목하는 이유

수도권 주택시장 변화…지방 주택시장 변화는 언제 쯤?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의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서울은 4월에 이어 5월에서 2개월 연속 매매가격지수가 상승했으며 경기, 인천까지 포함한 수도권 매매가격지수도 5월 들어서 상승으로 돌아섰습니다.

사람들은 ‘서울發’ 상승이 다른 지역으로 확대돼 침체 돼 있던 시장이 살아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이러한 변화, 상승에 대한 기대는 주택가격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국토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국토정책 Brief 제970호’ 자료에 따르면 인터뷰를 통해서 부동산 업계 전문가, 공인중개사들은 주택가격이 상승기에는 ‘상급지에서 시작된 가격 상승 추세가 정해진 경로를 따라 공간적으로 확산한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따라 서울의 강남3구를 시작으로 서울의 양천구 목동, 경기지역의 판교, 분당, 과천, 평촌, 용인, 광명, 인천의 송도 등은 상승 경로에서 중요한 곳들로 꼽혔습니다.

또한 상승기의 주택시장은 ‘수요자들의 가격 상승기대 강화’→’수요증가(유지), 매도(공급)감소’→’가격상승’ 등의 순환과정을 거친다고 국토연구원은 자료를 통해 말하고 있습니다.

즉 어떤 지역의 부동산시장은 이러한 순환과정을 거쳐 상승하며, 상급지에서 시작된 상승세는 주변에도 큰 영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부동산시장에서 ‘키맞추기’는 왜 중요한 걸까?

순환과정 및 상승세 확산 과정에서 현상이 ‘키맞추기’ 혹은 ‘갭메우기’ 입니다. 지역간, 단지간에 있었던 차이(가격)가 줄어드는 것을 말하는데요.

만약 상급지의 주택가격이 상승을 한다면 주변 다른 곳들도 상급지와 간격을 줄이기 위해 ‘키맞추기’에 나서게 됩니다. 반대로 상급지가 하락하면 시장에서 의도하지 않더라고 ‘키맞추기’로 인해 주변 집값이 하락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때문에 많은 수요자들은 ‘키맞추기’를 주목합니다. 매매가격, 전세가격은 물론이고 분양가가 올라 지역 집값이 상승하는 등의 현상들이 곳곳에서 나타납니다.

‘키맞추기’에 바쁜 서울 양천구 신월동

서울의 양천구 신월동은 목동신시가지가 자리잡은 목동, 신정동과 ‘키맞추기’에 분주합니다. 목동신시가지는 강남3구 못지 않은 학군으로 서울 주택시장에서 상급지로 꼽힙니다.

지난 2017년 신월동에서 분양한 목동센트럴아이파크 아파트는 전용 84㎡가 3.3㎡당 1,690만~1,730만원(5억6,700만~5억8,300만원)선에 분양됐습니다. 분양 당시 신월동인데 ‘목동’이라는 이름을 쓰고, 분양가도 비싸다는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습니다.

목동센트럴아이파크 분양 1년 뒤 2018년에는 신월동보다 상급지로 꼽히는 신정동에서 ‘래미안 목동아델리체’ 아파트가 분양을 했습니다. 전용 84㎡의 분양가는 3.3㎡당 2,441만~2,631만원(8억2,700만~8억7,100만원)선으로 이 일대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올랐었습니다.

이후 목동센트럴아이파크는 2020년 5월에 입주를 마쳤으며 입주 4년차로 접어든 현재, 전용 84㎡는 3.3㎡당 2,900만~3,250만원선(10억~11억원)으로 분양가 보다 약 2배가량 높은 수준에 거래가 되고 있습니다. 상급지 새 아파트 분양가가 크게 오른 후 새 아파트들의 ‘키맞추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편, 2020년 9월 오랜만에 신월동에서 분양했던 ‘신목동파라곤’ 아파트도 3.3㎡당 2,062만~2,064만원대 분양가로 분양에 나서는 등 이제는 이 일대에서 3.3㎡당 2,000만원 미만 분양가로 공급되는 아파트는 볼 수 없게 됐습니다.

평균분양가 3.3㎡당 2,000만원 돌파한 부산…분양가 오르니 매물가격도 꿈틀

부산은 광역시·도 가운데 서울을 제외하고 가장 먼저 3.3㎡당 평균 분양가가 2,000만원을 돌파한 곳입니다(출처: 주택도시보증공사). 2023년 5월 평균 2,000만원(2,094만원)을 돌파한 후 현재까지 해당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분양가 상승은 부산뿐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입니다. 이는 공사비 상승이 원인으로 지목되는데요. 원자재 가격을 비롯해 인건비 등이 계속 상승하면서 분양가가 상승 중입니다.

부산에서도 분양가 상승으로 인한 ‘키맞추기’가 진행중인 모습입니다.

지난 2022년 10월, 부산진구 양정동 양정1구역을 재개발해 분양한 ‘양정자이더샵SKVIEW’는 전용 84㎡ 기준층이 6억8,720만원(3.3㎡당 1,988만원)선에 분양되며 다소 높다는 지적을 받았었습니다.

이로부터 2년여가 지난 올해 6월, 인근 양정3구역에서는 ‘양정 롯데캐슬 프론티엘’이 분양을 했는데요. 전용 84㎡ 분양가가 8억3,500만~8억5,400만원(3.3㎡당 2,455만~2,511만원)선으로 약 2년 사이에 3.3㎡당 약 500만원가량 분양가가 올랐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당 면적은 1순위에 전타입이 마감이 됐습니다.

이처럼 ‘양정 롯데캐슬 프론티엘’ 높은 분양가로 분양에 나서면서 ‘양정자이더샵SKVIEW’ 전용 84㎡ 분양권 가격은 7억을 넘어서 거래되고 있으며 8억원대 매물도 등장했습니다.

부산진구에 위치한 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양정 롯데캐슬 프론티엘이 이전 단지들보다 높은 분양가로 분양하면서 인근에 있는 양정자이더샵SKVIEW가 재평가 되고 있습니다. 부산 원도심은 이제 전용 84㎡ 분양가가 8억원을 넘어선 만큼 부산 다른 지역들 분양가도 더 오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서부산도 분양가 상승…에코델타시티도 3.3㎡당 1800만원대 분양가 등장

실제로 강서구, 사상구 일원을 일컫는 서부산지역도 분양가가 올랐습니다.

특히 서부산권 일대는 명지국제신도시, 에코델타시티 개발과 사상드림스마트시티, 서부산 행정복합타운, 사상~하단선, 승학터널, 재개발 정비사업까지 다양한 호재로 변신 중으로 많은 수요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요.

한동한 분양물량을 쏟아냈던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일원은 전용 84㎡ 기준으로 1,300만~1,400만원대 수준이던 분양가가 오르기 시작하더니 1,500만~1,800만원까지 올라섰습니다.

지난해 5월 에코델타시티 28블록에서 분양했던 에코델타시티 디에트르 더 퍼스트 전용 84㎡A타입 기준층 분양가는 3.3㎡당 1,849만원(6억3,490만원)으로 높은 가격에 분양을 했지만 1순위 평균 5.75대 1 경쟁률을 기록하며 분양을 마쳤습니다.

분상제 아파트 보다 경쟁력 있는 아파트

서부산 정비사업 가운데는 포스코이앤씨가 사상구 엄궁동 엄궁3구역을 재개발해 짓는 ‘더샵 리오몬트’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더샵 리오몬트’는 전용 39~84㎡, 총 1,305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이중 866가구가 일반분양 분입니다. 분양가는 전용 84㎡가 1,548만~1,730만원대로 5억3,593만~5억9,988만원으로 6억원 미만 수준입니다.

중도금 무이자 조건으로 공급되기 때문에 준공 때까지 발생하는 금융비용이 없다는 점은 중도금 이자후불제 조건으로 분양한 에코델타시티 아파트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인데요.

에코델타시티 분양 아파트들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 받아 평균 5.5억원대 분양가로 분양하며 대부분 중도금은 이자후불제 조건으로 분양을 했습니다. 따라서 잔금 납부 때 중도금 60%에 대한 이자비용을 지불하는데 만약 구 34평형 일 경우 약 1,800만원(대출금리 4% 적용. 3.3㎡당 약 53만원) 이 추가로 발생하게 됩니다.

또한 ‘더샵 리오몬트’는 단지에서 약 370m 거리에 사상~하단선 엄궁역(2026년 개통예정)을 둔 역세권 단지며 동궁초, 엄궁초를 비롯해 단지 인근으로 기숙형 중학교와 자율형 공립고가 계획돼 있는 등의 교육 인프라까지 갖추고 있어 개발 초기로 인프라가 미흡한 에코델타시티보다 정주여건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부산지역 평균 분양가가 3.3㎡당 2,000만원을 넘어선 후 해운대 등 부산 내 상급지가 아닌 곳들의 분양가도 키맞추기로 오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3.3㎡당 2,000만원 미만에 분양했던 단지들은 입주시점엔 3.3㎡당 2,000만원대 시세로 키를 맞출 가능성이 높습니다. 최근 서울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시장 변화가 눈에 띄는 가운데 부산 등 비수도권 지역간의 키맞추기는 어떻게 돼 갈 것인지 보는 것도 좋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