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르노코리아 전기차 세닉 이테크 국내 판매 가격과 전기차 구매 보조금이 확정돼어 21일부터 고객 인도를 시작했다. 세닉의 국고 보조금은 442만원이다. 서울시 기준 지자체 보조금 38만원이 추가 지원된다.
서울시 실 구입가는 테크노 4678만원, 테크노 플러스 5010만원 아이코닉 5474만원이다. 서울시는 지방 보조금이 전국에서 가장 적은 수준이라 대부분 지역에서는 이 가격보다 저렴한 가격대에 실구입이 가능하다. 실 구입가가 확정돼 경쟁차량 대비 장단점과 경쟁력 분석이 가능해졌다.

르노 세닉을 국내 전기차 가운데 정확한 경쟁차량을 정하기가 쉽지 않다. 단순하게 크기나 가격대로 보면 기아 EV3, EV6, 니로EV, 현대 아이오닉5, 폭스바겐 ID.4 까지 경쟁차량으로 꼽을 수 있다.
이렇게 다양한 차종이 거론되는 이유는 전기차 만의 특성이 명확해서다. 단순히 가격대와 크기만 따지면 ID4, EV6 등과 경쟁해야 한다. 차체가 살짝 작다. 언급한 차량은 싱글모터가 후륜에 적용된 후륜구동이 기본이지만 세닉은 특이하게 전륜구동 차량이다.
EV3와 비교를 하면 세닉의 차체가 반체급 더 크다. 가격대 또한 높은 편이다. 하지만 결국 구동방식보다는 비슷한 차체 크기와 비슷한 가격대의 차량을 비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아이오닉5와 ID4 등과 비교 후 구입을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향후 등장할 기아 EV5가 세닉과 가장 스펙이 유사한 경쟁차량으로 예상된다. 세닉 테크노 트림과 기아 EV3 롱레인지 GT라인과 비교 할 경우 서울시 기준 약 400만원가량 세닉 가격이 높다.
대신 세닉 차체가 반체급 정도 커 뒷좌석 공간이 좀 더 여유롭다. 배터리와 모터 스펙은 유사한 수준으로 1외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EV3가 40km가량 더 길다.
사실 스펙과 가격을 비교하면 세닉의 경쟁력은 높지 않다. 우선 세닉의 경우 전량 프랑스에서 생산되어 수입되는 차량이라 높은 유로 환율로 인해 가격이 비싸졌다. 단순히 가격표를 펼쳐놓고 스펙과 가격 대비 옵션을 비교하면 기아 EV3가 우위를 점한다.


그렇다면 "르노 세닉의 경쟁력은 국내에서 그다지 없는 것일까"하는 의문을 갖고 세닉을 이틀 정도 시승해 보았다. 시승 후 내린 결론은 가격 대비 스펙은 부족하지만 '2024 유럽 올해의 차'를 받은 저력이 확실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가장 큰 경쟁력은 주행능력이다. 감성 영역에서의 경쟁력이 확실하다. 핸들링과 브레이킹 감각이 뛰어나서다. 두 가지 모두 객관적으로 수치화 해서 비교하기 어려운 항목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조향비가 경쟁 차량 중 가장 낮은 수준인 12대1로 스티어링 휠 최대 회전수(Lock to Lock)가 2.34회전에 불과한 세팅 덕분이다.


이런 수치를 몰라도 도심과 국도를 주행해 보면 회두성이 상당히 민첩한 것을 일반 운전자도 느낄 수 있다. 스티어링 휠을 조작하는 양만큼 차량이 반응을 보여준다. 다분히 유럽차다운 핸들링 성능이다.
브레이크 감각 또한 남다르다. 보통 전기차 들은 회생제동의 비중을 높여 물리 브레이크의 반응이 내연차 대비 약하다는 느낌을 받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세닉의 경우 물리 브레이크의 감각이 유럽산 내연차량의 특성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밟는 만큼 일정하면서도 강하게 디스크를 잡는 느낌으로 제동에 신뢰감이 올라간다.



유럽산 전기차들의 특징이 내연차량의 감각이 살아있다는 점이다. 프랑스에서 설계, 생산된 유럽산 전기차인 만큼 그 특성이 고스란히 살아 있다. 이 점도 르노 세닉의 경쟁력으로 보인다.
두 번째 경쟁력은 인테리어의 마감 품질과 시트에 있다. 1열 시트의 경우 재활용 인조 가죽을 적용했는데 촉감이 우수하고 착좌감이 뛰어나다. 특히 머리 받침의 위치가 이상적이라 장시간 시승에도 편안했다.
가죽의 등급 여부를 떠나 시트의 형상, 마감, 장시간 운전 시 편안함에서 경쟁차량 대비 앞선다고 평가할 수 있다. 2열의 경우 전기차 답게 넓은 레그룸과 평평한 바닥, 그리고 넉넉한 헤드룸으로 공간의 부족함은 없었다. 공간으로 보면 EV3보다 우위에 있고 ID4와 비슷한 스펙이다. 다만 2열은 리클라이닝 기능이 없어 국산 경쟁차량 대비 부족한 부분이다.


독창적인 디자인도 경쟁력이다. 디자인은 호불호가 있고 개인에 따라 평가가 극명하게 갈리는 영역이긴 하지만 세닉의 디자인 완성도가 높다는 것은 많은 이들이 동의할 수 있을 듯 하다.
전기차 답게 그릴부가 막혀있지만 르노 엠블럼 모양 패턴의 디지털 그래픽으로 채워져 있다. 그릴부가 단순히 막혀 있는 전기차들과 차별점을 준다.
가로형의 슬림한 헤드라이트는 준수한 인상이다. 르노 로장주 엠블럼을 반으로 가른 듯한 형상의 데이라이트는 세밀한 그래픽에 더해 전면부의 포인트가 된다.


특히 세닉의 상급 트림인 아이코닉에 적용된 20인치 휠은 공력 성능은 살리면서 프랑스 디자인다운 전위적인 디자인으로 마치 하나의 예술 작품을 보는 것 같은 느낌마저 전해준다.
결론적으로 세닉의 경우 훌륭한 내외관 디자인, 유럽차 다운 핸들링과 브레이크 감각 등 유럽 내연차의 특징을 잘 살린 전기차다. 테슬라처럼 과감한 시도가 적은 점은 아쉽지만, 전기차의 새로움이 어색함으로 다가오거나 내연차량 감각의 익숙함을 선호하는 성향이라면 높은 만족감을 줄 전기차로 충분해 보인다.


다만 상급 트림인 아이코닉의 경우 서울시 기준 실구입가는 5474만원으로 테슬라 모델Y 후륜구동보다 실구입가가 비싸다. 비슷한 가격대 대안이 많아 결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 전기차 다운 최신 기능, 가격 대비 스펙에 중점을 둔다면 세닉은 선택권에서 멀어질 수 있다.
운전 감각과 디자인이 뛰어난 전기차, 파이어맨 엑세스 기능 등 배터리 화재에 대비한 안정성까지 고려해 세닉에 관심이 간다면 중간 트림 이하를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지역에 따라 4000만원대 구입이 가능해 만족도가 올라갈 것이다. 이런 점에서 르노코리아가 이달부터 시작해 연말까지 999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은 크게 무리가 없어 보인다.
송문철 에디터 mc.song@carguy.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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