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폰 탄생과 갤럭시 출시, 특허 전쟁의 시작
애플은 2007년 아이폰의 혁명적 성공 이후, 2010년 삼성의 첫 갤럭시 스마트폰이 출시되자 “UI와 디자인이 너무 닮았다”며 미국 법원에 대규모 특허 소송을 제기했다. 멀티터치 방식, ‘핀치 투 줌’ 기능, 아이폰 특유의 아이콘 배열과 곡선 디자인 등 여러 핵심 요소가 삼성 갤럭시에 반영됐다는 것이 애플의 주장이었다.
이후 7년에 걸친 법정 공방이 이어졌고, 2012년에는 삼성에게 약 1조원 이상의 천문학적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져 ‘갤럭시가 아이폰을 베꼈다’는 조롱까지 받았다. 미국과 여러 나라를 오가며 소송과 항소가 반복됐고, 최종적으로 삼성은 약 5억달러(약 6천억원)에서 1조원까지 배상하게 됐다.

소송 합의, 그리고 두 거인의 ‘은밀한 거래’
2018년, 삼성과 애플은 더 이상의 법적 분쟁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해 결국 조건부 합의로 7년 전쟁에 종지부를 찍었다. 정확한 세부 합의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추가 소송도 금지하기로 결정했다. 소송의 승리자는 사실상 없다는 실무적 평가가 이어졌고, 오히려 두 거대 기업의 막대한 비용 소모와 기술 경쟁의 피로가 소송 종결의 가장 큰 이유였다.

드러난 진실: 애플 아이폰의 핵심 부품, ‘삼성 디스플레이’
놀라운 사실은, 삼성과 애플이 법정 밖에서는 한국과 미국 대표 IT 대기업으로서 밀접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점이다. 아이폰의 핵심 부품인 OLED/디스플레이는 거의 전량 삼성디스플레이에서 생산됐다. 삼성은 폴더블 아이폰을 포함해 향후 수년간 애플에만 단독으로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공급하는 공식 계약을 맺었고, 이에 따라 ‘아이폰 팔 때마다 삼성도 수익을 챙긴다’는 업계 정설이 만연했다.
실제로 삼성은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공급만으로 갤럭시 스마트폰 수천만 대 판매 수익을 뛰어넘는 매출을 기록했다고 분석된다. 이로 인해 삼성이 애플과 경쟁하면서도 굳이 독점 공급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그만큼 애플에 공급하는 것이 더 큰 이익이 되는 구조 때문이다.

‘아이폰은 구글 검색, 구글은 애플에 연간 27조원 지급’의 충격적 거래
애플 아이폰의 기본 브라우저 ‘사파리’의 검색엔진은 구글이 기본값으로 지정되어 있다. 구글은 이 자리를 지키기 위해 2022년 기준 연간 약 27조원을 애플에 지급했다는 법원 공식 문서가 최근 드러났다. 검색 디폴트 자리를 사수하려는 구글의 전략적 선택에 따라, 애플은 ‘앉아서 돈을 버는 구조’가 완성됐다.
구글의 거액 지급 덕분에 아이폰 사용자들은 기본적으로 구글 검색에 노출되고, 구글은 글로벌 검색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애플에 자신들의 검색 ‘빙’을 기본으로 넣어달라며 광고수익의 90%를 넘겼지만, 구글의 압도적 현금 공세를 이기지 못했다.

업계 평가는 “싸움의 뒷편엔 함께 돈 벌자는 공생”
표면상으로는 특허 전쟁과 시장 경쟁, 법정 공방이 첨예하게 벌어졌지만, 실제로는 ‘윈-윈’ 수익구조를 유지하는 전략적 제휴가 기본이었다. 삼성은 아이폰 판매가 늘수록 부품 공급에서 막대한 돈을 벌고, 애플은 시장 경쟁과 기술 혁신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구글, 애플, 삼성은 직접적인 경쟁 속에서도 서로 ‘필수 파트너’로 손잡으며, 글로벌 IT 시장을 함께 키워왔다.

양사의 경쟁 마케팅, 사실상 ‘동반 흥행 전략’
삼성과 애플은 겉으로는 서로의 신제품을 비판하는 광고와 마케팅을 펼쳤지만, 결과적으로 이러한 ‘서로 때리기식’ 전략은 양사의 브랜드 인지도를 동반 상승시키는 효과를 냈다. 아이폰과 갤럭시의 비교 광고, 기능 조롱 캠페인, 제품 출시 시기 맞대결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두 브랜드를 ‘스마트폰 시장의 양대 산맥’으로 각인시켰다. 업계에서는 이를 “경쟁을 통한 공동 마케팅”이라고 부르며, 실제 판매량에서도 두 회사 모두 수익이 상승하는 패턴이 반복됐다.

경쟁과 협력의 경계에서 공생하는 글로벌 거인들
삼성과 애플, 그리고 구글은 표면적인 경쟁 구도 속에서도 시장 확대와 기술 투자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소비자는 ‘경쟁의 결과’로 더 발달된 제품을 손에 넣지만, 실질적으로는 이 거대 기업들의 정교한 공생 구조가 세계 IT 산업을 움직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