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해군사령관 내년 초 한화오션 방문"... 3600톤급 '장영실함' 수출 기대

한국과 이집트가 수교 30주년을 맞아 방위산업 협력의 새 장을 열고 있습니다.

특히 이집트 해군 수뇌부가 직접 한국을 찾아 잠수함 도입 논의에 나선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K-방산의 중동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습니다.

수에즈 운하를 끼고 있는 중동의 전통 군사 강국 이집트가 왜 한국 잠수함에 주목하는 걸까요?

그리고 이번 협력이 한국 방산업계에 어떤 의미를 갖는지 자세히 들여다보겠습니다.

이집트 해군 고위층, 내년 초 옥포조선소 방문 확정


방산업계에 따르면 이집트 해군사령관을 비롯한 해군 고위관계자들이 내년 초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를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들은 한화오션과 만나 이집트 정부가 추진 중인 잠수함 도입 사업을 본격적으로 논의한 후 조선소 시찰에 나섭니다.

해군사령관이 직접 움직인다는 것은 이집트 측의 관심이 단순한 탐색 수준을 넘어섰다는 의미죠.

이집트는 현재 4척의 신규 잠수함 도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거점 방어 강화와 노후 잠수함 현대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전략인 것입니다.

한화오션으로서는 최근 유럽과 동남아시아에 이어 중동 시장까지 공략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이한 셈입니다.

수에즈 운하 지키려는 이집트의 절박함


이집트가 해군력 강화에 나서는 데는 명확한 이유가 있습니다.

동쪽으로는 예멘 후티 반군의 위협이 상존하고 있습니다. 세계 해운의 요충지인 수에즈 운하와 주요 가스전, 항만을 보호해야 하는 상황이죠.

실제로 후티 반군은 최근 몇 년간 홍해 일대에서 선박 공격을 반복해왔고, 이집트로서는 자국 경제의 생명줄인 수에즈 운하를 반드시 지켜내야 합니다.

서쪽 상황도 녹록지 않습니다. 리비아 내전이 장기화되면서 안보 위협이 이집트 국경까지 밀려오고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동서로 펼쳐진 긴 해안선을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서는 현대화된 잠수함 전력이 필수적입니다.

잠수함은 은밀성과 타격력을 동시에 갖춘 전략 무기로, 광활한 해역을 소수 병력으로 효율적으로 통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한화오션이 제시할 '장영실함'의 경쟁력


한화오션은 이번에 방한하는 이집트 해군 고위관계자들에게 장보고-III Batch-II 3600톤급 '장영실함'을 주력 모델로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지난 10월 22일 거제사업장에서 열린 장영실함 진수식에서도 이집트를 포함한 아랍 국가들이 협상 대상국으로 언급된 바 있죠.

장영실함은 국내 독자 설계와 건조 기술이 집약된 세계 최고 수준의 디젤 잠수함입니다.

무엇보다 잠수함의 두뇌에 해당하는 전투체계와 눈과 귀 역할을 하는 소나체계의 성능이 대폭 개선됐습니다.

정보처리 능력과 표적탐지 능력이 향상됐고, 육상 표적까지 타격할 수 있는 능력도 갖추게 됐습니다.

기술적 하이라이트는 리튬전지 탑재입니다. 안정성이 검증된 리튬전지를 통해 수중 잠항시간과 최대속력 항해시간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이는 작전 중 노출 위험성을 줄여주는 결정적 요소죠. 또한 함내 소음과 진동을 감소시키는 다양한 저감기법이 적용돼 은밀성도 한층 향상됐습니다.

적에게 들키지 않는 것이 잠수함의 생명인 만큼, 이러한 기술력은 이집트에게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중동 군사 강국의 국방비 증가 추세


이집트는 중동지역 전통 군사 강국이자 세계 무기수입국 8위에 랭크된 국가입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중동 주요국의 방위산업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이집트 국방비는 전년 대비 9.2% 증가할 전망입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2.1%에 해당하는 규모죠.

국방비 증가는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집트가 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군사력 현대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의지의 표현인 것입니다.

더욱이 최근 이재명 대통령의 이집트 국빈방문으로 K-방산에 대한 현지 관심도가 한층 높아진 상황입니다.

정상외교가 방산 수출의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셈이죠.

K-9 자주포 현지생산부터 FA-50까지, 육해공 전방위 협력


한국과 이집트의 방산 협력은 잠수함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내년부터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K-9 자주포 이집트 현지생산과 관련한 후속 협력 과제도 논의 중입니다.

K-9 자주포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성능을 인정받은 한국의 대표 방산 수출품이죠.

현지생산이 성사되면 이집트는 자국 방산업 기반을 강화할 수 있고, 한국은 중동 시장에서 장기적 파트너십을 확보하게 됩니다.

여기에 더해 이집트는 FA-50 경공격기와 공대지미사일 천검에도 깊은 관심을 표명하고 있습니다.

FA-50은 훈련기와 전투기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항공기로,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 여러 국가에서 도입을 검토 중입니다.

천검 미사일까지 패키지로 수출된다면 한국은 육해공 전방위에 걸친 방산 협력을 이집트와 구축하게 되는 것입니다.

수교 30주년, K-방산의 새로운 도약대


올해로 한국과 이집트가 수교 30주년을 맞이했다는 점도 의미심장합니다.

30년간 쌓아온 신뢰를 바탕으로 양국 관계가 경제 협력에서 안보 협력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죠.

특히 중동 지역에서 이집트가 갖는 지정학적 위상을 고려하면, 이번 협력은 다른 아랍 국가들로의 진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한화오션을 비롯한 한국 방산업체들에게 이집트는 단순한 수출 대상국이 아닙니다.

유럽의 폴란드와 동남아의 인도네시아에 이어 중동이라는 새로운 거점을 확보할 수 있는 전략적 교두보인 것입니다.

내년 초 이집트 해군사령관의 옥포조선소 방문이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질지, K-방산의 글로벌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