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온시스템, 계획된 1분기 순적자…'개발비 자산화율' 현실화 영향

/사진 제공 = 한국앤컴퍼니

한온시스템을 인수한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운영 기조를 ‘회계 정상화’에 맞췄다. 첫걸음은 개발비 자산화율 하향이다. 사모펀드 체제에서 설정한 비정상적인 기준을 현실화한 결과 1분기에만 200억원 이상의 회계 손실을 냈다.

8일 한온시스템은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조6173억원, 20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8.9%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68.5% 감소했다.

당기순손익은 -22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연구개발(R&D)비 자산화 범위 축소와 감가상각비 증가, 고객사 보상 지연 장기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비정상적인 '개발비 자산화율'…현실화 수순

개발비 자산화율은 R&D비 중 무형자산으로 처리된 비율이다. 기술적 실현 가능성을 충족하면 개발비(무형자산)로 산입하고 충족하지 못하면 비용으로 처리한다. 무형자산으로 분류할 경우 3~7년간 상각할 수 있어 회계상 재무 부담이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다만 무형자산 또는 비용 처리에 대한 판단은 전적으로 회사 몫이다. 이에 자산화율이 낮으면 '보수적' 접근, 높으면 희망적 인식으로 받아들인다.

지난해 한온시스템은 4893억원의 R&D비 중 2512억원을 회계상 개발비로 인식했다. 총투입된 R&D비의 51.3%가 미래 수익과 연결된다고 판단한 것이다. 통상적으로 제조업의 개발비 자산화율이 2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 높다. R&D 성공률을 상당히 낙관적으로 본 것으로 풀이된다.

주목할 점은 이전 대주주(사모펀드 한앤컴퍼니) 인수 이후 자산화율의 변화다. 비스테온이 최대주주였던 2014년에는 개발비 자산화율이 27.3%였지만 한앤컴퍼니로 인수된 후에는 40~60%로 급등했다.

인수 목적이 기업 매각인 만큼 투자활동을 부각하고 R&D 성공률을 높게 보이려 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사진 제공=한온시스템

자산화율 하향 조정…비용부담 210억 늘어

한국앤컴퍼니는 한온시스템을 인수한 후 회계처리 현실화와 재무건전화를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 1분기부터는 R&D비 자산화 범위를 축소하고 비용처리 비율을 높였다.

한온시스템에 따르면 자산화율 하향 조정은 올 1분기에만 약 201억원의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 같은 방향이 이어질 예정인 만큼 적어도 올 4분기까지는 순이익과 영업이익의 역성장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

긍정적인 부분은 전동화(xEV) 부문의 매출 비중 확대다. 한온시스템에 따르면 올 1분기 전동화 매출 비중은 27%로 지난해(25%) 대비 2%p 개선됐다. 글로벌 고객사의 순수전기차(BEV) 신차 출시 효과가 본격화되는 올 하반기부터는 약 30%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수일 대표이사(부회장)는 "운영효율화와 구조조정 등 체질개선 전략을 통해 점진적으로 실적을 개선해나갈 것"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재무건전성 강화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김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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