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왓챠, 공개매각 접었다…재입찰 없이 수의계약 선회

/사진 제공=왓챠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왓챠의 공개매각이 최종 유찰된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재공고 없이 개별 투자자 접촉 방식으로 잠재 원매자를 확보할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채권단이 매각 상황을 전달받지 못하는 '깜깜이 딜'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9일 <블로터> 취재를 종합하면 왓챠의 인가 전 M&A를 위한 공개매각절차가 최종 유찰된 가운데 별도의 재공고 없이 투자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된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공개매각 절차는 유찰된 상황이며, 잠재 투자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을 우선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재공고를 하거나 매각구조를 변경해서 진행하는 것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통상 공개입찰이 무산될 경우 재입찰을 진행하거나 가격 조건을 조정하는 방식으로 매각을 재추진한다. 이와 달리 왓챠는 개별 투자자와의 접촉을 통한 수의계약 방식의 딜을 지속하게 된다. 공개입찰 구조에서는 복수 후보 간 가격 경쟁을 통해 거래가 성사되지만, 현재와 같은 방식에서는 특정 투자자를 설득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매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앞서 예비입찰 단계에서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던 일부 후보들이 본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지 못했다. 유력 원매자들이 등을 돌린 상황에서 적정 기업가치에 대한 합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다.

실제로 이번 매각 과정에서는 콘텐츠 기업과 재무적투자자(FI) 간 컨소시엄 형태를 중심으로 복수의 후보군이 거론됐으나, OTT 사업의 수익성 한계와 누적된 재무 부담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왓챠의 부채총계는 2024년 말 기준 992억원이며, 자본총계는 -875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같은 기간 49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가 만기됐으나 상환이 이뤄지지 못하면서 연 15%의 지연이자가 붙은 상황이다. 장부상 CB 가액은 558억원으로 집계됐다.

본입찰 결과조차 채권단에 공유되지 않는 등 회생 절차의 투명성 문제도 거론된다. 통상 기업 회생 M&A는 채권자의 변제율 확약이 필수적이기에 채권단과의 공조가 핵심이지만, 왓챠의 경우 이례적으로 폐쇄적인 행보를 보였다는 지적을 받는다.

업계에 따르면 왓챠의 일부 채권자들은 주요 원매자의 LOI 제출 및 철회 소식을 보도를 통해 접할 정도로 매각 과정에서 소외된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결산 내역이나 재무 현황 등 기초적인 자료조차 공유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펀드 만기가 도래한 출자자(LP)들의 채권 회수 요구가 빗발치고 있지만, 매각에 관여하기는 어렵다는 후문이다.

내부 이견도 딜의 매력도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꼽힌다. 왓챠는 박태훈 대표를 비롯해 다수의 VC(벤처캐피털), 대기업 계열 투자자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원금 회수가 시급한 FI들과 경영권 유지 및 플랫폼 존속을 우선시하는 측 사이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원매자에게 제시할 수 있는 조건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는 분석이다.

투자 업계 관계자는 "회생 절차에 들어간 기업이 채권단에 재무 상황이나 매각 진척도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은 매우 드문 사례"라며 "이러한 불투명성이 잠재적 원매자들에게는 인수 후 발생할 수 있는 우발 채무나 거버넌스 리스크로 비쳐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짚었다.

거래 성사까지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회생계획안 제출 일정과 법원 절차가 병행되는 상황에서 투자자 확보가 지연될 경우 회생 절차 자체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회생법원은 지난 14일 왓챠의 회생계획안 제출 기한을 5월 20일로 재연장했다.

왓챠는 공개경쟁입찰이 좌초된 만큼, 개별 투자자 설득에 의존하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시장에서는 향후 특정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수의계약 형태의 거래가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공개입찰이 성립되지 않았다는 것은 시장에서 가격과 구조 모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특정 투자자를 설득해 구조를 맞추는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딜은 얼마에 파느냐보다 누가 인수하느냐가 더 중요한 구조"라며 "콘텐츠 IP와 플랫폼을 결합할 수 있는 명확한 시너지 그림을 제시하지 못하면 투자자 설득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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