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 트로피에 이름은 썼는데, 관심은 만장일치 MVP… 김택연 신인상 도전자는?

김태우 기자 2024. 10. 2.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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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도영은 2024년 정규시즌 141경기에 나가 타율 0.347, 38홈런, 40도루, 109타점, 143득점, 189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067을 기록하는 대활약을 펼치며 올 시즌 가장 유력한 MVP 후보로 뽑힌다.ⓒ곽혜미 기자
▲ 2024년 두산의 1라운드(전체 2순위) 지명을 받은 김택연은 시즌 60경기에서 65이닝을 던지며 3승2패19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2.08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이름이 거론된 선수는 단연 김도영(21·KIA)이었다. 기본적인 성적만으로도 계속 언급됐을 텐데, 굵직하면서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대기록까지 이어지면서 리그를 지배했다.

김도영은 2024년 정규시즌 141경기에 나가 타율 0.347, 38홈런, 40도루, 109타점, 143득점, 189안타, OPS(출루율+장타율) 1.067을 기록하는 대활약을 펼쳤다. 143득점은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이기도 했고, 공격 성적을 직관적으로 살필 수 있는 OPS도 리그 1위였다. 올해 고졸 3년차인 김도영은 부상으로 얼룩졌던 지난해 설움을 완벽하게 날리고 이제는 리그 최고 유망주에서 리그 최고 선수로 우뚝 서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기록 잔치도 쏟아졌다. 김도영은 지난 4월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월간 10홈런-10도루를 동시 달성했고, 이후 20-20과 내추럴 히트 포 더 사이클, 그리고 최연소·최소경기 30홈런-30도루 클럽까지 문을 열며 화제를 모았다. 그리고 시즌 막판까지 40-40 도전을 이어 가며 전국적인 화제를 모았다. 유니폼 판매 인센티브만으로도 올해 연봉(1억 원)의 몇 배를 벌 정도의 인기도 누렸다. 여기에 팀도 2017년 이후 7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제 한국시리즈만 우승하면 김도영으로서는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시즌이 끝난다.

그런 김도영은 너무 당연하게도 올해 리그 최우수선수(MVP)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KBO는 2일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MVP와 신인상을 수상할 선수 후보를 최종 확정했다”면서 “올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MVP 후보로 리그 부문별 타이틀홀더 및 우수한 성적을 올린 18명이 선정됐다. 최종 후보는 투수 KIA 네일, 정해영, 삼성 원태인, 두산 곽빈, KT 박영현, SSG 노경은, NC 하트, 키움 후라도 등 총 8명, 야수 KIA 김도영, 삼성 구자욱, LG 오스틴, 홍창기, 두산 조수행, SSG 에레디아, 최정, KT 로하스, 롯데 레이예스, NC 데이비슨 등 총 10명이 후보에 올라, 총 18명의 선수가 MVP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고 발표했다.

올 시즌 줄곧 리그 최정상급 득점 생산력을 기록한 김도영은 30-30 달성하던 시점부터 가장 유력한 MVP 후보로 치고 나갔다. 이후에도 계속 홈런·도루를 추가했고, 부상 없이 끝까지 완주하면서 리그 최고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를 쌓았다. 18명의 선수가 경쟁하지만 김도영의 수상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일단 야수 쪽에서는 가장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3루 수비에서의 실책이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압도적인 공격력으로 이를 만회했다는 평가다. 적어도 야수에 투표한다고 마음을 먹은 투표인단이 김도영이 아닌 다른 야수를 선택할 가능성은 거의 없디. 카일 하트(NC)가 만약 투수 4관왕을 달성했다면 투수 쪽에서 강력한 후보가 나올 수도 있었지만 하트가 이 대업을 앞두고 마지막에 미끄러지면서 투수 쪽에서도 마땅한 경쟁자가 없다.

KBO리그 역사상 만장일치 MVP는 원년인 1982년 박철순(OB) 한 명뿐이다. 이후 한 시즌을 폭격했던 최고의 선수들도 압도적인 득표를 얻기는 했지만 만장일치까지 가지는 못했다. 2022년과 2023년도 그랬다. 2022년 이정후(당시 키움)는 전체 투표인단의 97.2%인 104표를 얻었으나 3명의 투표인단이 다른 선수(이대호 2표·안우진 1표)에게 투표했다. 지난해에도 투수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에릭 페디(NC)가 91.9%인 102표를 가져갔다. 이 자체만으로도 압도적이라는 말을 쓸 수는 있었지만 만장일치에는 다소 모자랐다.

▲ 김도영의 파급력이 워낙 압도적이고, 여기에 거의 비슷한 성적으로 논쟁이 될 만한 확실한 경쟁자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김도영의 만장일치 MVP를 기대하는 시선도 나온다. ⓒ연합뉴스
▲ 고졸 신인으로 팀의 마무리까지 오르며 강력한 구위를 보여준 김택연은 단번에 국가대표팀급 선수로 발돋움하며 올해 신인상 수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곽혜미 기자

올해 투표인단은 2024시즌 KBO 리그를 취재한 한국야구기자회 회원사와 각 지역 언론사 소속 취재기자 총 136명이다. 136명의 생각이 각각 다른 만큼 만장일치가 나오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그러나 올해 김도영의 파급력이 워낙 압도적이고, 여기에 거의 비슷한 성적으로 논쟁이 될 만한 확실한 경쟁자가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김도영의 만장일치 MVP를 기대하는 시선도 나온다. 개인 성적도 좋았고, 팀 성적 또한 좋았다.

한편 신인상 후보에 대해 KBO는 “투수 KIA 곽도규, 두산 김택연, 최지강, SSG 조병현 등 4명, 야수 SSG 정준재, 한화 황영묵 등 총 2명이 후보에 올라 6명의 선수가 생애 한 번만 받을 수 있는 신인상 수상을 노린다”고 설명했다. MVP는 경력 내내 언제든지 도전할 수 있지만, 신인상은 딱 한 번 도전하면 그 다음부터는 기회조차 없다는 점에서 더 희소성이 있을지 모른다.

역시 가장 유력한 후보는 김택연(19·두산)이다. 인천고를 졸업하고 2024년 두산의 1라운드(전체 2순위) 지명을 받은 김택연은 시즌 60경기에서 65이닝을 던지며 3승2패19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2.08의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 고졸 신인으로 팀의 마무리까지 오르며 강력한 구위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두루두루 프리미엄이 있다. 단번에 국가대표팀급 선수로 성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올해 11월 열릴 프리미어12 대표팀 출전도 유력하다.

김도영과 마찬가지로 확실한 대항마가 잘 보이지 않는 가운데 투수 쪽에서는 그나마 조병현(22·SSG)의 이름이 눈에 들어온다. 조병현은 시즌 76경기에서 73이닝을 던지며 4승6패12세이브12홀드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하며 대활약했다. 73이닝에서 96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등 위력적인 구위를 뽐냈다. 김택연보다 더 많은 경기, 더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일부 세이버매트릭스 기록에서는 김택연에 가장 가까이 있다.

다만 세이브와 평균자책점과 같은 클래식 스탯에서는 김택연이 다소 앞서 있기에 이를 뒤집을 만한 뭔가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 야수 쪽에서는 올해 123경기에서 타율 0.301을 기록한 황영묵(한화)이 있지만 규정타석 기록은 아니라는 점에서 김택연의 기록에는 다소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김택연 또한 역대 두 번째 만장일치 신인상에 도전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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