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치 다른 행성에 불시착한 듯한 색채의 바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꽃들의 향연. 하지만 철원 고석정 꽃밭의 진짜 이야기는 화려한 꽃잎이 아니라 그 발밑, 수십만 년 세월을 품은 대지에서 시작됩니다.
작년 가을에만 71만 명, 개장 이후 누적 200만 명이 찾은 이곳은 단순한 꽃밭이 아니라 자연과 역사가 함께 살아 숨 쉬는 무대이자, 철원이 자랑하는 가을의 대표 관광지입니다.

철원군 동송읍 한탄강 유역에 자리한 고석정 꽃밭은 축구장 22개 크기에 달하는 16만㎡ 대지 위에 조성되었습니다. 가을이면 맨드라미, 천일홍, 코키아, 핑크뮬리 등 10여 종의 꽃이 파노라마처럼 이어지며, 방문객을 압도하는 장관을 선사합니다.
붉은 물결처럼 펼쳐진 맨드라미 군락, 분홍빛 물결을 만들어내는 핑크뮬리 언덕은 ‘인생 사진 명소’라는 별칭을 증명하듯 수많은 여행자의 카메라에 담깁니다. 체계적인 관리와 조성으로 해마다 화제를 모으며 이제는 철원의 대표적인 가을 축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고석정 꽃밭의 가치는 단순히 아름다운 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이곳은 한탄강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의 심장부로, 약 54만 년 전 북한 평강의 오리산 화산이 분출하며 흘러내린 용암이 굳어 형성된 현무암 주상절리 위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찰나의 순간을 위해 피고 지는 꽃들과 영겁의 세월을 견뎌온 현무암 절벽이 대비되며, 꽃밭을 거니는 발걸음마다 깊은 울림을 전합니다. 여기에 신라 시대부터 전해 내려온 고석정과 임꺽정의 전설까지 더해져, 자연과 역사, 문화가 공존하는 특별한 장소로 거듭납니다.

올해 고석정 꽃밭은 8월 27일부터 11월 2일까지 운영되며, 매주 화요일은 시설 정비를 위해 휴무합니다.
운영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지만, 금·토요일과 추석 연휴(10월 5일~8일)에는 야간개장을 통해 밤 10시까지 머무를 수 있습니다.

낮에는 꽃밭의 다채로운 색감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밤에는 조명과 미디어아트가 어우러져 전혀 다른 풍경을 만듭니다.
철원의 대표 캐릭터 ‘철궁이’와 ‘철루미’를 활용한 토피어리, 빛의 터널, 덩굴식물과 조명의 조화는 가을밤의 낭만을 한층 더해줍니다.

입장료는 일반 대인 기준 10,000원이지만, 실질적인 부담은 절반에 불과합니다. 입장권 구매 시 5,000원을 철원사랑상품권으로 환급해 주기 때문입니다.
이 상품권은 지역 내 식당, 카페, 전통시장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어 여행의 즐거움에 지역 경제 기여까지 더하는 알찬 혜택입니다.
주차장은 무료로 개방되어 있어 차량을 이용하는 방문객도 편리하게 찾을 수 있습니다. 꽃밭을 둘러본 뒤에는 인근 한탄강 협곡이나 고석정 주변을 함께 여행 코스로 묶으면 하루가 더욱 풍성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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