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H·G…
비행기 티켓에 찍힌 알파벳의 비밀?

공항에서 탑승권을 여권 사이에 끼워 몇 시간씩 들고 다녀도 자세히 들여다 보는 사람은 드뭅니다. 보통 탑승 시간이 다가오면 탑승구, 편명, 좌석 정도를 확인하는 게 전부입니다. 도착지에선 쓰레기통 직행입니다. 하지만 이 속에 놀라운 의미가 담긴 영어 알파벳이 있습니다.

비행기에 오르고 나면 그런 게 있습니다. 같은 편명, 같은 구간인데 비행기 가격이 다른 것. 이게 다 예약의 등급 때문입니다. 좌석에만 이코노미, 비즈니스, 퍼스트 이렇게 등급이 있는 게 아닙니다. 비행기 탑승권에도 등급이 있습니다. 이를 구분하는 방법, 그게 티켓에 새겨져 있는 알파벳입니다. 이중 꼭 아셔야 할 알파벳이 Y, M, H, G 등 대문자로 한 자씩 찍혀 있는 알파벳, 바로 예약 클래스(Booking Class) 코드입니다.

여행 고수들만 안다는 '예약등급'

비행기 좌석 등급은 크게 이코노미, 비즈니스, 퍼스트클래스 세 가지로 나뉘지만 이 분류가 전부는 아닙니다. 같은 이코노미 좌석이어도 예약 클래스에 따라 많게는 10단계 이상 세분화됩니다. 비즈니스석과 퍼스트클래스석 안에도 각각 3~4단계가 있습니다. 대한항공은 이코노미석 15단계ㆍ비즈니스석 6단계ㆍ퍼스트클래스석 4단계로,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15단계ㆍ 7단계ㆍ 4단계로 분류합니다. 다시 말해 대한항공은 25단계, 아시아나는 26단계 클래스가 있다는 말입니다.

항공사들이 이토록 세세하게 등급을 나눠 티켓을 관리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또 내 항공권에 찍힌 알파벳 Y는 어떤 의미이고, X가 찍힌 옆좌석 승객의 항공권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20년차 대한항공 승무원은 "예약 클래스 분류는 기본적으로 빈 좌석을 최소화하고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비행기에서 팔리지 않는 자리는 재고가 아니라 곧바로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고객이 티켓을 구매하도록 가격과 서비스를 조정하는 것입니다. 같은 등급의 항공권이어도 고객들이 특가, 단체 할인가, 정상가 등 조금씩 다른 가격을 주고 사게 되는 이유입니다.

수수료·마일리지 적립률도 다르다

일반적으로 Y는 이코노미석 중 가장 높은 금액을 지불했다는 의미입니다. 할인을 전혀 받지 않은 티켓입니다.이코노미석이 오버부킹된 상황에서 비어있는 비즈니스석이 있다면 Y 클래스 승객은 승격 후보 1순위가 됩니다. 나머지 이코노미석에 찍힌 H, E 등 알파벳도 마일리지를 100% 쌓을 수 있는 정상가 등급입니다. G는 단체 승객을 나타냅니다.

항공사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국제민간항공협회(IATA)에서 지정한 기준 코드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이는 좌석 업그레이드에서도 적용됩니다. 델타항공의 경우 북미와 에쿠아도르, 콜롬비아 등 중미 국가들은 Y,B,M,S,H,Q,K,L,U,T가 가능하고, 이외 국제선에서는 Y,B,M,S,H,Q,K 등으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아시아나항공 10년차 승무원은 "예약 클래스가 달라도 같은 등급이라면 실제 탑승했을 때 큰 차이가 없다"면서 "다만 클래스가 높을 수록 일정 변경이 자유롭고 낮은 클래스는 환불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각종 수수료 비율과 마일리지 적립률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정상가 티켓들은 마일리지가 100% 적립되지만 단체 할인을 받은 G 클래스는 80%만 적립됩니다.

얼리버드 특가ㆍ여행사 땡처리 티켓 등의 경우(T) 적립률이 20~70%로 떨어지거나 아예 없기도 합니다. X 클래스는 전액 마일리지로 구매한 티켓 또는 항공사 관계자ㆍ그 가족에 제공되는 티켓으로 적립률이 0%입니다.

대한항공 이코노미부킹 클래스

대한항공의 일등석 부킹클래스는 총 P / F / A 총 세가지가 있고요, P는 대한항공에서 가장 좋은 일등석 좌석인 코스모스위트 2.0과 1.0좌석의 티켓을 유상발권하셨을 때 붙는 부킹클래스이며, A는 보너스항공권 즉 마일리지로 발권을 하시면 붙는 티켓등급입니다. P클래스는 마일리지 200%가 적립이 되며 F클래스는 마일리지 165%가 적립됩니다.

가장 많은 좌석을 가지고 있는 이코노미 좌석인 만큼  W / Y / B / M / S / H / E / K / L / U / G / Q / N / T / X / V 많은 부킹클래스가 있습니다.

Y클래스는 가장 비싼 이코노미 Full Fare 티켓으로 마일리지 100% 적립이며, 오픈티켓으로 불리는 티켓입니다. 유효기간 1년에 출도착일정 조정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출도착일정을 조정한다고 해서 별도 수수료가 붙지 않으며, 변경하는 날짜 티켓의 운임이 다를 경우에 운임의 차액만 지불하시면 일정을 변경할 수 있습니다.

B클래스와 M클래스는 할인운임 중 가장 비싼 클래스인데요, Y클래스와 함께 이 세 클래스의 이코노미 티켓만 프레스티지로 좌석승급이 가능하기 때문이죠. B클래스 보다는 M클래스가 저렴하지만, 다른 할인운임에 비해 여전히 비싼 가격입니다.

W / S / H / E / K / L / U 티켓은 할인운임인데요, 같은 할인운임인데 굳이 저렇게나 많은 부킹클래스를 운영하느냐. 클래스마다 티켓 유효기간이나 취소/변경/환불 수수료, 위약금에 조금씩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들어 W클래스는 유효기간 6개월 / U와 K클래스는 3개월로 보입니다. 수수료/위약금이 적은 부킹클래스일수록 티켓은 더 비싼 가격에 판매됩니다. 모든 할인운임은 100% 마일리지가 적립됩니다.

G 클래스는 단체예약에 적용되는 클래스로 마일리지 80%가 적립됩니다.

Q / N / T클래스는 프로모션 티켓에 붙는 클래스인데요, 티켓이 끝까지 안 팔리면 항공사에서 최후의 수단으로 판매하는 떨이티켓으로 보시면 됩니다. 제가 검색했을 땐 Q클래스 유효기간 3개월 N클래스 유효기간 1개월 티켓으로 보이더군요.

마지막으로 X클래스는 보너스항공권으로 발권한 이코노미 티켓이고요. V 클래스는 국제선과 연계된 국내선 티켓에 붙는 클래스로 추정됩니다.

아시아나항공 비즈니스 부킹 클래스

아시아나항공은 일등석이 사라졌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예전의 일등석이 '비즈니스스위트'라는 유상 비즈니스 좌석으로 바꼈습니다.

아시아나에서도 비즈니스 좌석의 가장 높은 클래스는 J클래스입니다. 유상발권한 비즈니스 스위트/비즈니스 스마티움 티켓에 붙는 클래스입니다. 마일리지 135%가 적립됩니다. C / D / Z클래스는 일반 비즈니스 좌석에 붙는 클래스이며 마일리지 125%가 적립됩니다.

U클래스는 비즈니스 할인 운임으로 마일리지 100%가 적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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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 I / R 클래스 중 P클래스는 이코노미에서 좌석을 업그레이드한 경우에 붙는 클래스이며, I / R 클래스는 마일리지발권 항공권/직원용 항공권 등과 같이 마일리지 적립이 없는 항공권에 붙는 부킹코드입니다.

인터파크 7년차 사원은 "예약 클래스에 따라 장거리 티켓은 가격이 2~2.5배까지도 차이가 난다"면서 "가끔 같은 비행기인데 구매가가 다른 것을 확인하고 항의를 하는 고객들이 있지만 예약 클래스의 의미를 설명하면 대부분 이해하는 편"이라고 말했습니다.

항공사들은 예약 클래스에 따른 마일리지 적립률 차이를 홈페이지를 통해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환불ㆍ일정 변경ㆍ수수료 등 자세한 혜택의 차이를 전면 공개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고객이 본인의 예약 클래스를 확인하고 개별적으로 문의하면 알아볼 수 있습니다. 탑승권을 받기 전에 예약 클래스를 확인하고 싶다면 온라인으로 발급받은 e-티켓의 해당 항목을 살펴보면 됩니다.

저가 항공사 티켓에도 예약 클래스는 존재하지만 대형 항공사만큼 세분화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대부분 마일리지 제도를 운영하지 않고 좌석 등급도 이코노미석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티웨이항공 윤승범 팀장은 "정상운임, 스마트운임, 이벤트운임 세 단계로만 분류를 하고 있다"면서 "할인을 많이 받은 티켓일수록 변경수수료가 올라갈 뿐 그 외 서비스에 차이는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해당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항상 저렴한 항공권만 찾아 다녔는데 이런 티켓 클라스 구분이 있었군여..ㅋㅋ이제 무조건 운이 없는거라고 생각할 일은 없겠어요~" ,"전 아시아나 골드 등급에 부킹클래스도 V 밖에 되지 않았는데 비즈로 업글받은 경험이 있어요. 탑승 게이트에서 시팅이라고 표를 바꿔주셨죠. 그날 깔끔하게 입고 티켓팅하면서 몇가지 공손하게 여쭤봤던 기억이 있네요 " 등의 반응이 이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