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4, 에이스도 포수도 1루수도 없다…AG 야구대표팀 선발의 고차방정식

최근 들어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명단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다. 대회 개막은 9월 19일이고, 야구 경기는 9월 21일부터 27일까지 7일간 열릴 예정이라 아직 시간적 여유는 있다. 하지만 대표팀 선발 일정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본격적인 ‘옥석 가리기’가 시작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4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가 대회 조직위원회에 제출해야 하는 엔트리 마감일은 7월 1일이다. 대한체육회는 6월 중·하순쯤 경기력향상위원회를 열어 종목별 아시안게임 파견 대표를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2주 앞으로 다가온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선발
이에 따라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을 추천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 전력강화위원회도 앞으로 한두 차례 정도 회의를 열어 최종 대표팀 명단을 추린 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후 KBSA는 6월 중·하순 이전까지 대한체육회에 최종 명단을 전달해야 한다. 사실상 대표팀 구성을 위한 시간이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그런데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명단 짜기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보다 훨씬 복잡하다. WBC는 해외파를 포함해 ‘최고의 선수’를 선발한다는 명확한 원칙 아래 팀을 구성할 수 있다. 반면 아시안게임 대표팀은 고려해야 할 변수가 매우 많다.

2023년 항저우 대회부터 도입된 ‘25세 이하 선수 중심’ 기조와 와일드카드 3명 체제가 이번에도 유지될 예정인데, 여기서부터 대표팀 구성에 1차적인 제한이 생긴다. 또, 팀별 안배라는 현실적인 문제까지 더해진다.
10개 구단의 25세 이하 대표팀 후보군을 정리해 보면 ‘25세 이하 선수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다 보니 포지션별 선수층 불균형이 나타난다.

총 36명의 후보군 가운데 투수가 19명으로 가장 많다. 인원은 많지만 아시안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대만전과 일본전에 투입할 확실한 에이스급 선발 투수가 보이지 않는다.
포수는 3명이 있지만 경험 부족이 문제다. 허인서(한화) 조형우(SSG) 김건희(키움) 모두 잠재력은 인정받고 있으나 국제대회 경험은 거의 없다.
내야진 역시 고민이 있다. 유격수와 3루수 자원은 비교적 풍부하다. 김도영(KIA) 이재현(삼성) 김주원 김휘집(이상 NC) 등 젊고 재능 있는 선수들이 많다. 반면 전문 1루수 자원은 약해 보인다. 고명준(SSG)과 나승엽(롯데) 정도가 있지만 고명준은 현재 부상 중이고 나승엽은 도박 파문으로 팀에 합류한지 얼마 되지 않았다. 이들 역시 국제대회 경험이 없다.
외야는 전문 중견수 자원이 사실상 보이지 않는다. 결국 현재 후보군만 놓고 보면 와일드카드 3명의 역할이 중요해질 수밖에 없다.
에이스급 선발투수와 포수, 1루수 부족...와일드카드는 어떻게?
사실 와일드카드 3명이 부족해 보인다. 선발 투수 2명, 포수 1명, 1루수 1명, 중견수 1명 등 5명 정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전력강화위원회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여기에 팀별 안배까지 고려해야 한다. 한 팀에서 와일드카드 2명을 뽑을 수는 없다.
와일드카드 후보로는 선발 투수 곽빈(두산), 원태인(삼성), 포수 김형준(NC), 1루수 문보경(LG), 중견수 최지훈(SSG) 등이 있다. 여기에 아시안게임이 아마추어 대회이다 보니 아마추어 선수 1명도 포함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항저우 대회 때는 최종 엔트리 24명 가운데 아마추어 선수가 1명 포함됐다. 이번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도 아마추어 선수의 발탁 여부가 변수다. 1998 방콕 아시안게임부터 프로 선수들의 참가가 허용됐다. 이전까지는 아마추어 선수들만 출전했지만 프로 선수 참가가 가능해지면서 아마추어 선수 비중은 급격하게 줄었다.
방콕 대회 당시에는 최종 엔트리 22명 가운데 아마추어 선수가 9명이었지만, 다음 대회인 2002 부산 아시안게임부터는 아마추어 선수가 1명으로 크게 감소했다. 특히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는 아마추어 선수를 단 한 명도 선발하지 않았다. 당시 아마야구계 반발도 적지 않았다. 그러다 2022 항저우 대회에서 처음으로 고교 선수가 대표팀에 포함됐다. 마산용마고 투수 장현석이었다.
하지만 당시 장현석 선발을 놓고 적지 않은 논란이 있었다. 이미 미국 진출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굳이 대표팀에 선발해야 하느냐는 지적이었다. 실제로 장현석은 아시안게임 이후 LA 다저스와 계약했다.
이런 분위기 때문에 이번 아이치·나고야 대회에서는 메이저리그 진출 가능성이 높은 선수는 대표팀 선발 과정에서 제외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고교 최대어로 꼽히는 부산고 투수 하현승이 대표팀 후보로 거론된다. 다만 미국 진출이 가시화될 경우 제외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덕수고 유격수 겸 투수 엄준상이 부각될 수 있다.
"최고의 선수 뽑겠다"지만 구단별 안배 불가피
여기에 팀별 안배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류지현 대표팀 감독은 “군필·미필 선수를 가리지 않고 최고의 선수들로 대표팀을 구성하겠다”고 강조했지만 현실적으로 팀별 균형은 불가피하다. 금메달을 땄을 때 주어지는 병역 혜택 때문이 아니다. 2023년 항저우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기간에 KBO리그가 중단없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특정 구단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대표팀에 차출하기는 쉽지 않다. 아시안게임이 열리는 시기가 정규시즌 막바지 순위 경쟁이 치열한 9월 하순이라는 점이 특히 부담이다. 한 팀에서 5~6명 이상의 주축 선수가 빠질 경우 해당 구단은 치명적인 전력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WBC처럼 특정 구단에서 6~7명의 선수를 대표팀에 선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실제로 지난 항저우 대회에서는 10개 구단 모두 최소 1명에서 최대 3명 수준으로 대표 선수를 분산해 차출하는 형태를 보였다. 당시에는 LG·NC·삼성·롯데 선수가 각각 3명씩 대표팀에 선발됐고, KIA·한화·KT·SSG·키움은 각각 2명, 두산은 1명을 배출했다.

여기에 공식적으로는 군필·미필을 가리지 않는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비슷한 기량이라면 군 미필 선수를 우선적으로 선발할 가능성이 높다. 선수 입장에서는 동기부여가 크고, 구단 역시 소속 선수의 병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리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항저우 대회에서도 최종 엔트리 24명 가운데 군 미필 선수가 19명에 달했다. 반면 군필 선수는 5명뿐이었다. 10개 구단 모두 최소 1명 이상의 미필 선수를 대표팀에 포함시켰다. 대표 선수가 3명씩 선발된 LG, NC, 삼성의 경우에는 각각 2명이 미필 선수였고, 롯데는 선발된 3명 전원이 미필 선수였다.

이를 종합해 볼 때 결국 관건은 25세 이하 선수들을 포지션별·팀별로 어떻게 안배하느냐다. 여기에 부족한 포지션을 메우기 위해 와일드카드 3명을 어떤 방식으로 배정하느냐가 대표팀 전력의 핵심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와일드카드를 선발 투수 2명과 포수 1명으로 하는 방안과 선발 투수 1명, 포수 1명, 1루수 1명으로 하는 방안 두 가지로 명단을 구성해 보면 아래와 같다.
포지션별 인원은 지난 항저우 대회 당시 투수 11명, 포수 2명, 내야수 7명, 외야수 4명이었지만 이번에는 WBC처럼 투수 비중을 늘리는 방향을 생각해 봤다. WBC와 이번 아시안게임 모두 류지현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에 따라 투수 엔트리를 전체 24명 가운데 절반인 12명으로 늘리고, 대신 내야수를 1명 줄여 6명으로 구성하는 방안을 가정해봤다.
와일드카드로 곽빈 원태인 '원투펀치' 선택하는 방안

와일드카드 3명은 선발 투수 원태인(삼성)과 곽빈(두산), 포수 김형준(NC)을 선택했다. 국제대회 경험을 감안했다. 특히 대만과 일본을 상대해야 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경험 있는 선발 투수 2명은 사실상 필수에 가깝다. 여기에 젊은 투수진을 이끌 포수 역시 국제대회 경험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김형준을 제외한 나머지 포수 한 자리는 허인서(한화), 조형우(SSG), 김건희(키움) 3명을 두고 고민했다. 그러나 팀별 안배를 고려하는 과정에서 결국 김건희를 선택했다. 키움은 대표팀 후보군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인데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선발 투수 박준현의 경우 학교폭력 의혹 논란이 완전히 정리되지 않은 상태인 점을 고려했다. 아시안게임이 기본적으로 아마추어 스포츠 대회라는 점까지 감안하면 논란의 여지가 있는 선수를 대표팀에 포함시키기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결국 키움 몫으로 김건희가 포수 자리를 차지하는 선택을 했다.

포지션별·팀별 안배를 고려하다 보니 현재 KBO리그 25세 이하 선발 투수 가운데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김건우(SSG)가 제외되는 결과도 나왔다. SSG에서는 마무리 투수 조병현과 1루수 고명준, 2루수 정준재를 포함시키는 선택을 했다. 10개 구단별 미필 선수를 최소 1명 반영했다. 그 과정에서 김영웅(삼성) 대신 김휘집(NC)을 포함시켰다.
약점인 1루수에 문보경을 선택하는 방안

와일드카드 3명은 선발 투수 곽빈(두산), 포수 김형준(NC), 1루수 문보경(LG)을 선택했다. 1루수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이 기사는 한국일보의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더 자세한 기사 내용은 한국일보닷컴에서 로그인 후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링크를 복사해 주소창에 붙여 넣으세요.
https://www.hankookilbo.com/news/article/A2026052616330004842
비하인드 KBO
-
① 2026 KBO 인사이트 리포트
- • '4년 연속 꼴찌' 롯데처럼 될 순 없다… 키움의 2026시즌 승부수는?
- • '마운드 운영 달인' 김원형 감독 영입한 두산…2026시즌 성적은?
- • 2년간 '천국과 지옥' 오간 김도영…2026시즌 KIA의 행선지는?
- • 도박선수 이탈·8연속 가을야구 실패…악재 속 롯데의 반등 포인트는?
- • 김현수·최원준·한승택 영입에 108억원 쓴 KT...우승후보 LG의 대항마될까
- • 구창모가 ‘건창모’ 돼 마운드 안정되면... 2026시즌 NC는 상위권 ‘다크호스’
- • 축구 월드컵 열리면 삼성 라이온즈 우승 확률 50%... 2026시즌도?
- • 김광현의 수술 악재, 여전히 건재한 최정…SSG의 2026시즌은?
- • MVP 폰세 떠나고 100억 타자 강백호 영입한 한화...2025 영광 재현할까
- • "절대 1강 아니지만 대항마도 없다"...2026시즌도 우승 넘보는 LG 트윈스
-
② 비하인드 KBO
류선규 전 SSG 랜더스 단장
Copyright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하정우에 "선거송 불러 보라"는 김어준… 한동훈 "역시 민주당 상왕"
- 박종철 친형도 "정용진 처벌 원해"…어디까지 책임 물을 수 있나?-사회ㅣ한국일보
- 정부 "나무호 타격, 이란의 누르계열 대함미사일 가능성 높다고 결론"-정치ㅣ한국일보
- "이재명의 정치 보복"… '통일교 1억 수수' 권성동, 옥중 서신서 황당 주장-사회ㅣ한국일보
- '김정은과 셀카' 싱가포르 외교장관, 평양 찍고 서울행-정치ㅣ한국일보
- '尹 지지' JK김동욱, '탱크데이' 스타벅스 옹호… "가고 싶게 만드네"-경제ㅣ한국일보
- [단독] 136억짜리 고난도 서소문 고가 철거, 엿새 만에 시공사 정했다
- "오빠 발언, 여학생들 배려한 것" 김민전 해명에… 정의당 "내로남불"-정치ㅣ한국일보
- 민주당 찍는 10명 중 9명 "이재명이 일 잘해서"… 중도·보수까지 잡은 '李 효과'-정치ㅣ한국일보
- "힘듭니다" 호소한 병사에 팔굽혀펴기 강요… "근육 녹아 내렸다"-사회ㅣ한국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