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X멜로' 지진희의 지난 20년은 꾸준함이었다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20년 간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만큼의 보폭으로 걸어왔다. 큰 걸음은 자신이 무너질 수도 있기에, 꾸준히 이어가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하루하루 자신의 보폭만큼 발전하고 있는 배우 지진희의 이야기다.
지난 15일 종영한 '가족 X멜로'는 11년 전에 내다 버린 아빠가 우리 집 건물주로 컴백하며 벌어지는 피 튀기는 패밀리 멜로드라마로, 불완전한 인간들이 가족으로 만나 완전한 사랑을 꿈꾸는 이야기를 그린다. 극 중 지진희는 11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아버지 변무진의 역할을 맡았다.
지진희는 "너무 좋은 드라마에 운 좋게 출연하게 됐다"며 겸손함을 표했다. 그는 '가족 X멜로'에 대해 "너무나 좋았던 부분이 뭐냐면 자극적인 게 많은 이 시대에 예쁘게 방송됐다는 게 행복하다. 결이 약간 다른 드라마였던 것 같다. 우리 드라마의 색이었던 것 같다. 어떤 부분에 있어서 분명히 더 욕심을 낼만한 부분이 있었으나 자신의 속도로 이끌어간 게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극 중 결국 집으로 돌아오는 변무진의 결말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가족 중 아버지에 몰입하는 감정연기에 대해서는 "우리 드라마는 절절한 드라마는 아니다. 그 상황이 아니어도, 비슷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보면 굉장히 많은 걸 느낄 수 있는 드라마다. 아빠와 자식의 관계에선 절절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런 관계에 대해 덤덤히 이야기를 나누며 나아간다. 그런 부분에서 더 감정적으로 사람들이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라고 대답했다.
실제 가정에서도 변무진과 비슷한 면이 있다는 지진희다. 그는 "한 70% 정도 비슷하다. 예전에는 어른들이 무섭고 거리감이 느껴졌었다"라며 "지금은 수평적인 느낌이 있어서 애들이 편하게 대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기도 하다. '내가 너무 편하게 해 줬나' 싶다가도 이렇게 해야 나중에 계속 대화해주겠지 싶기도 하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현실에서도 11년 변무진처럼 행동할 수 있겠냐는 질문에 지진희는 "제가 극 T다. '내가 없는 게 낫겠다'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라며 "안 좋은 사건이나 일로 헤어진 게 아니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라면 저도 무진이처럼 했을 것 같다. 안 좋은 일로 헤어진 사람이라면, 다시 만나는 건 아닌 거 같다"라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화제가 된 하이힐 신에 대해서는 "하라고 해서 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편했다. 고작 10미터 왔다 갔다 하는 거니까 그랬던 것 같다. 자세가 좋아지는 걸 느끼기도 했지만, 몇 시간씩 신으면 고통스럽지 않을까 싶다"라고 밝혔다.
로코와 멜로를 좋아한다는 그는 작품에 대한 애정을 수도 없이 늘어놨다. 지진희는 "이런 류의 드라마나 영화들을 좋아한다. 잔잔하게 흘러가지만 그 안에 희로애락이 있다. 사람들이 그렇게 살아간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런 드라마가 너무 좋다. 코믹의 대가라는 수식어에 욕심은 없고, 제가 좋아하는 것을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하는 것이다. 그렇게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10화까지 변무진의 돈의 출처가 밝혀지지 않아 답답하다는 평에 대해서도 지진희는 너그러웠다. 그는 "당연히 그럴 수 있다. 사람마다 보는 방식이 다르다. 작가의 의도나 감독의 의도라고 생각한다. 그만의 재미가 있다고 생각하다. 보는 맛이 다른 사람들은 왜 이러냐고 말할 수 있다. 다 달라야 정상이고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게 건전한 부분이다. 모두가 똑같은 생각을 하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라고 혹평에 대해서도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평소 연기를 하며 자신이 정통적으로 연기를 배운 적이 없기에, 꾸준함을 자신의 무기로 정했다. 지진희는 "어떻게 나를 만들어 나갈까를 고민했다. 연기를 모른다고, 안다고 하기도 애매하다. 하나씩 해 나가고 있는 것이고, 발전해 나가고 있다. 제 장단점은 틀에 있지 않은 채 방식대로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20년 후가 기대되기도 한다"라고 설명했다.
지진희는 자신의 배우의 삶 25년을 돌아보기도. 그는 "운동도 하고 공예에 대한 애정이 있다. 앞으로 10년 후에는 뭘 만들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라며 "10년 전에는 내가 여유로울 줄 알았는데, 일을 하고 있어서 10년 보류가 됐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대중들이 거부하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 에너지와 기를 중요시 생각한다. 누군가가 날 봤을 때 호감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려면 나에게 좋은 에너지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라며 "술을 끊고, 운동을 하는 노력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덧붙였다.
[티브이데일리 김진석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이끌엔터테인먼트]
가족X멜로 | 지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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