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프리미엄 대형 세단 시장에서 변곡점이 찾아왔다.
오랜 시간 ‘드림카’로 불리며 시장을 지배하던 메르세데스-벤츠 S클래스가 주춤하고, BMW 7시리즈가 빠르게 추격하며 대세로 부상하고 있다.
변화의 중심에는 디자인, 기술, 연식 등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상품성이 자리 잡고 있다.
판매 흐름이 말해주는 세단 시장의 변화

2023년 S클래스는 4,678대를 판매하며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했지만, 전년 대비 절반 가까이 감소한 수치다.
반면 같은 기간 BMW 7시리즈는 4,259대로 전년 대비 22% 증가하며 빠르게 격차를 좁혔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실적에서는 상황이 역전됐다.
7시리즈가 1,735대를 기록하며, S클래스와 마이바흐를 합친 수치(1,547대)를 넘어선 것이다.
단기 실적뿐 아니라 누적 점유율에서도 역전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연식과 상품성의 격차

S클래스는 2021년에 출시된 7세대 모델이 여전히 판매되고 있는 반면, 7시리즈는 2022년 말 전면 변경을 거쳐 최신 사양을 적용했다.
롱바디 기본 적용, 2열 대형 디스플레이, 자동문 등 소비자가 직접 느낄 수 있는 고급 옵션들이 차별화 요소로 작용했다.
반면, S클래스는 마이바흐와의 제품 간극을 유지하려는 전략 속에서 실내 마감과 편의사양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긴다는 평가를 받는다.
젊어진 고객층과 바뀐 법인 수요

BMW 7시리즈는 40~50대 중심의 젊은 고객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디자인 감각과 기술 중심의 소비 성향이 강해진 가운데, 브랜드보다 실질적 체감 품질을 우선시하는 흐름이 자리잡고 있다.
여기에 연두색 번호판 도입 이후 법인차 수요 변화도 시장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
S클래스는 법인 비중이 8.2% 줄어든 반면, 7시리즈는 4.3% 감소에 그치며 법인 수요 유지에서도 차이를 보였다.
벤츠의 반격 준비와 미래 변수

벤츠는 브랜드 파워 회복을 위해 AMG GT, 마이바흐 SL 등 초고급 모델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으며, EQE SUV와 CLE 기반 고성능 라인업도 확장 중이다.
가장 중요한 승부처는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로 예상되는 S클래스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단순한 연식 변경이 아닌, 실질적인 상품 개선이 이뤄질 경우 시장 반전의 발판이 될 수 있다.
경쟁의 중심은 '브랜드'가 아닌 '실질 가치'

프리미엄 대형 세단 시장은 더 이상 브랜드 네임만으로 승부가 나지 않는다.
BMW는 7시리즈를 통해 기술력과 상품성 중심의 전략을 펼치고 있고, 벤츠는 브랜드 전통과 고급 라인업을 무기로 반격을 준비 중이다.
시장의 기준이 명성에서 실체로 옮겨가고 있는 지금, 소비자는 더 냉정하고 현실적인 기준으로 차를 선택하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한 판매 역전이 아닌, 프리미엄 세단의 정의 자체를 바꾸고 있는 흐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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