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의 침묵을 깨고 피어난
초록빛 안식처

늦봄의 따스한 햇살이 나뭇잎 사이를 비집고 내려오는 5월, 전북 익산의 들판 한가운데에는 비밀스러운 숲 하나가 숨어 있습니다. 바로 전라북도 제4호 민간정원으로 지정된 ‘아가페정원’입니다.
1970년 고(故) 서정수 신부가 어르신들 의 평온한 노후를 위해 나무를 심기 시작한 이래, 50년 넘는 세월 동안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채 묵묵히 자라온 이곳은 이제 시민들의 지친 마음을 어루만지는 '마음의 정원'이 되었습니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오른 메타세쿼이아 숲길과 정성 어린 손길이 가득한 아가페정원의 매력을 안내해 드립니다.
50년의 세월이 빚어낸
‘거대한 초록 장막’

아가페정원의 상징은 단연 하늘 높이 뻗은 메타세쿼이아 군락입니다. 1970년 처음 심어진 500여 주의 나무들은 이제 높이 40m에 이르는 거목이 되어 산책로를 울창하게 덮고 있습니다. 전체 면적은 14,049㎡(녹지 13,938㎡)이며 붓으로 정성스레 그린 듯 곧게 뻗은 나무들이 서로 수관을 맞대어 만든 초록 터널은, 걷는 것만으로도 도시의 소음을 아득하게 밀어내며 온전한 휴식을 선사합니다.
이곳은 본래 노인복지시설인 아가페정양원 어르신들을 위해 조성된 사유지였습니다. 반세기 동안 소중히 가꾸어 온 숲을 2021년 시민들에게 무상으로 개방한 것은 '자연을 통한 정서 함양'이라는 숭고한 나눔의 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고즈넉한 사찰의 마당처럼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걷다 보면, 나무 한 그루마다 깃든 정성과 배려의 마음이 여행자의 가슴에 따뜻한 위로로 다가옵니다.
계절마다 옷을 갈아입는
‘아름다운 꽃의 향연’

아가페정원은 늘 푸른 수목뿐만 아니라 계절별로 피어나는 다채로운 꽃들로 유명합니다. 5월의 정원은 양귀비와 수선화, 튤립이 수놓은 화려한 꽃밭이 장관을 이룹니다. 섬잣나무, 공작단풍, 백일홍 등 19종 5,000여 주가 넘는 관상수들이 어우러진 숲길은 발걸음 닿는 곳마다 그윽한 향기와 싱그러운 공기를 뿜어내며 완벽한 나들이를 완성해 줍니다.
정원 내부에는 정형화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포멀가든(Formal Garden)을 비롯해 대나무숲, 꽃잔디 정원 등 다양한 테마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특히 나무들 사이 조용히 자리 잡은 숲 속 도서관은 자연의 소리를 배경 삼아 책장을 넘길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합니다. 숲의 숨결을 느끼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은 일상의 번잡함을 씻어내는 가장 향기로운 기록이 될 것입니다.
예약제로 지켜가는 ‘고요한 쉼의 품격’

방문객들에게 쾌적한 관람 환경과 정적인 휴식을 보장하기 위해, 아가페정원은 주말 및 공휴일 방문 시 사전예약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인파에 치이지 않고 오롯이 숲의 목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운영되는 이러한 시스템은 민간정원으로서의 자부심과 방문객에 대한 배려를 동시에 보여줍니다. 무료입장임에도 철저히 관리되는 정원의 품격은 익산을 찾는 여행객들에게 최고의 만족감을 선사합니다.
익산 아가페정원 방문 정보

위치: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황등면 율촌길 9
이용 시간: * 하절기(3월~10월): 09:00 ~ 17:00
동절기(11월~2월): 09:00 ~ 16:00
휴일: 매주 월요일
입장료 / 주차료: 무료
예약 안내: 주말 및 공휴일 방문 2주 전 사전예약 필수 (063-843-7294)
예약 가능 시간: 매주 화요일 ~ 금요일
주말 예약은 미리미리: 주말 나들이를 계획하신다면 최소 2주 전에 전화를 통해 예약을 완료해야 헛걸음을 하지 않습니다. 평일에는 예약 없이 자유로운 관람이 가능합니다.
사진 명당: 40m 높이의 메타세쿼이아가 양옆으로 호위하는 산책로 중앙에서 사진을 남겨보세요. 원근감이 살아있는 웅장한 숲의 자태를 담을 수 있습니다.
관람 매너: 노인복지시설과 함께 있는 공간이므로 큰 소리로 떠드는 행동은 삼가 주세요. 정성껏 가꾼 꽃과 나무를 눈으로만 아껴주는 배려가 이곳의 아름다움을 지속시킵니다.

50년의 긴 기다림 끝에 우리 곁으로 찾아온 익산 아가페정원은 바쁜 일상을 잠시 멈추고 자연의 생명력을 온몸으로 느끼기에 더할 나위 없는 장소입니다. 높게 뻗은 메타세쿼이아 아래에서 마주하는 초록빛 위로가 당신의 5월을 가장 평온한 기록으로 채워줄 것입니다.
이번 주말, 소중한 사람과 함께 신부님 의 따뜻한 사랑이 담긴 이 '마음의 정원'을 걸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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