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돈 안받아"…씨엘 부친 '과학자 양심' 외치더니 결국 해냈다

2024. 10. 21.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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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개발 과정에서 중국 기업의 돈을 대겠다는 제안을 거절한 일화로 유명한 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가 피를 뽑지 않고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비채혈 혈당 측정' 임상실험에 최초로 성공했다.

20일 서강대학교에 따르면, 이 교수와 아르메니아공화국 출신 지라이르(Zhirayr) 연구원이 CCD 카메라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 비채혈 혈당 측정에 성공했다.

이 교수팀은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CCD 카메라 센서로 채혈 없이 혈당 측정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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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진 교수(좌), 씨엘(우)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연구개발 과정에서 중국 기업의 돈을 대겠다는 제안을 거절한 일화로 유명한 이기진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가 피를 뽑지 않고 혈당을 측정할 수 있는 '비채혈 혈당 측정' 임상실험에 최초로 성공했다. 이 교수는 걸그룹 2NE1 멤버 씨엘(33·여)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20일 서강대학교에 따르면, 이 교수와 아르메니아공화국 출신 지라이르(Zhirayr) 연구원이 CCD 카메라를 이용한 동물 실험에서 비채혈 혈당 측정에 성공했다.

현재 혈당 측정은 피를 뽑는 채혈을 거쳐야 한다. 위생적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하루에도 5~10회 채혈을 해야 해 환자들의 고통이 컸다.

이 교수팀은 마이크로파를 이용한 CCD 카메라 센서로 채혈 없이 혈당 측정에 성공했다. CCD 카메라는 전하 결합 소자(CCD)를 이용해 영상을 전기 신호로 변환하는 카메라다. 향후 기술개발을 통해 휴대폰 카메라로도 혈당 측정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 교수팀은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정확도(MARD) 7.05%의 측정 신뢰도를 얻었다. MARD는 낮을수록 정확도가 높다. 보통 10% 이내인 경우 신뢰할 수 있다는 의미다. 연구 결과는 지난달 28일 세계적인 학술지 'IEEE Access'에 게재됐다.

그러나 현재 연구는 연구비 부족으로 중단됐다고 한다. 서강대는 "연구팀은 인공지능(AI) 프로그램을 이용 후속 임상실험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올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 후속 과제에 지원했다가 탈락해 연구가 중단된 상태"라며 "이미 마이크로파 비채혈 혈당 측정 기술에 대한 원천기술 및 특허를 확보한 기술로 임상 후속연구가 필요한 연구지만 중단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중국의 통신장비기업 화웨이에서 기술이전을 받기 위해 이 교수에게 백지수표를 제시했지만, 국내 개발을 위해 거절했다는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이 교수는 지난 2021년 5월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지난해(2020년) 중국의 한 대기업에서 '이 연구를 해봐라, 돈은 마음대로 주겠다'고 연락이 왔다"며 "제안받을 땐 연구비가 다 떨어진 상태였다"며 해당 사실을 밝힌 바 있다.

그는 "세상에는 해야 할 일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다"며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이 교수는 "이 기술이 중국으로 가면 (그동안) 대한민국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받고 연구한 결과가 쉽게 날아가 버리는 것"이라며 "과학자로서 양심"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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