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치킨 후발주자' bhc, 공격적 해외 진출…송호섭 대표 리더십 시험대

bhc 치킨이 캐나다 토론토에 1호점을 오픈하고, 본격적인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다고 밝혔다. bhc치킨 대표 메뉴 뿌링클 /사진 제공=bhc치킨

국내 치킨업계 1위인 bhc가 뒤늦게 해외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너시스BBQ, 교촌에프앤비와 함께 치킨업계 '빅3'에 속하지만 해외 매출 규모와 점포 수에서는 아직 부족한 성과를 보이고 있어서다. 국내 치킨 시장 포화 속에서 K푸드 열풍을 타고 치킨업계가 해외로 활로를 모색하는 가운데, 송호섭 다이닝브랜즈그룹 대표가 bhc를 글로벌 시장에 어떻게 안착시킬지 주목된다.

22일 bhc치킨은 최근 캐나다 토론토에 약 230㎡(70평), 90석 규모의 첫 직영 플래그십 스토어를 오픈했다고 발표했다. 북미 시장에서 bhc 브랜드의 거점을 마련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bhc는 홍콩을 시작으로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아시아 시장에 집중해왔는데 최근 미국·캐나다까지 진출하며 해외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이닝브랜즈그룹 측은 “토론토 직영점을 시작으로 가맹점까지 확대할 계획”이라며 “향후 5년 내에 북미 지역에 300개 매장을 개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bhc는 치킨업계 빅3 중 해외 사업에 가장 소극적이었지만 최근 들어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국내 치킨 시장이 포화 상태에 이른 데다 K푸드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K치킨이 해외 외식 시장에서 기회로 떠오르고 있어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배달비 문제나 가성비 치킨 메뉴가 등장하면서 유명 프랜차이즈가 국내 시장에서 주춤한데, 해외에서 K치킨에 대한 입소문이 퍼지면서 가맹점 문의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bhc의 글로벌 시장 성과는 아직 BBQ나 교촌에 비해 미미하다. 지난해 bhc의 해외 매출은 20억2000만원으로 전년대비 193% 성장했지만 규모로 보면 BBQ(1100억 원), 교촌(178억 원)에 비해 여전히 적다. 진출 시기와 매장 수에서도 큰 격차를 보인다. BBQ는 2003년부터 해외로 진출해 57개국에 700여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고, 교촌은 2007년 미국을 시작으로 15개국에 67개 매장을 두고 있다. bhc는 2018년 진출해 6개국에 23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이는 bhc가 그간 국내 시장에 집중하고 해외 진출에는 신중한 태도를 보여왔기 때문이다. 2018년 동남아 진출을 위한 테스트 베드로 홍콩에 1호점을 오픈한 뒤, 수익성을 확인한 후에야 3년이 지난 시점에 말레이시아와 대만 F&B 기업과 마스터 프랜차이즈(MF) 협약을 맺어 매장을 확장했다. 리스크를 줄이는 데 성공했으나 확장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도 함께 나왔다.

송호섭호 ‘글로벌 bhc’ 경쟁력은

지난해 11월 선임된 송호섭 bhc 대표는 4월부터 bhc, 아웃백, 창고43 등 다이닝브랜즈그룹 지주사 대표이사도 겸임하고 있다. /사진 제공=bhc

해외 진출이 늦은 bhc에게 송 대표의 리더십은 더욱 중요해졌다. 1970년생인 송 대표는 지난해 11월 bhc 대표로 취임한 후, 올해 4월에는 지주사 대표까지 겸임하게 됐다. 그룹은 그가 나이키코리아와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쌓은 경영 경험을 바탕으로 bhc의 해외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끌기를 기대하고 있다.

특히 K푸드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높은 상황에서 후발주자인 bhc가 이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면 그룹의 장기적인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BBQ와 교촌 역시 해외 시장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며 매장을 늘리고 있어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주목할 부분은 송 대표가 자신의 고향인 캐나다에 첫 bhc 매장을 오픈하며 북미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는 것이다. 캐나다 국적을 가진 송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캐나다에서 생활하고 웨프턴온타리오대를 졸업하는 등 현지 식음료 문화에 정통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그가 캐나다 bhc 직영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행사에 직접 참석해 연설을 통해 bhc의 글로벌 사업에 대한 자신감과 의지를 표명했다.

송 대표가 내세운 전략은 혁신적인 메뉴와 현지화다. 대표 메뉴인 ‘뿌링클’ ‘골드킹’ 외에도 현지 특화 메뉴를 선보였다. 예를 들어 말레이시아에서는 현지 음식인 ‘나시르막’에서 영감을 얻어 매콤한 ‘삼발’ 소스를 활용한 치킨을 선보였고, 북미 매장에서는 떡볶이 특화 메뉴를 추가하는 등 현지화 전략을 적극적으로 활용 중이다.

캐나다 토론토 다운타운에 오픈한 1호점 매장 모습 /사진 제공=bhc치킨

현지 고객이 K푸드와 한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매장 운영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기존 미국 bhc 매장은 낮 시간대에 포장만 할 수 있고 식사는 밤 시간대에만 할 수 있었지만 캐나다 매장은 낮과 밤 상관없이 어느 시간대에만 식사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플래그십 매장의 성공 여부에 따라 향후 직영 및 가맹점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송 대표가 bhc의 글로벌 시장 안착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면 다이닝브랜즈그룹의 다른 외식 브랜드들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8월 법인명을 비에이치씨에서 다이닝브랜즈그룹으로 변경한 것도 글로벌 외식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송 대표는 “캐나다 토론토 1호점은 북미 시장 개척의 중요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며 “차별화된 풀 다이닝 서비스를 통해 K푸드의 위상을 높여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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