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차세대 전기차 中 '체리자동차' 플랫폼으로 개발…"中 의존도 ↑우려"

KG모빌리티와 글로벌 기업 체리자동차가 지난 19일 중국 안후이성 우후시에 위치한 체리자동차 본사에서 양사 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전략적 파트너십 및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사진=KG모빌리티

KG모빌리티(KGM)가 중국 자동차 업체 '체리자동차'의 플랫폼, 기술력 기반으로 차세대 전기차 개발에 나선다. 과거 국내 자동차를 따라 만들던 체리차가 이젠 KGM의 전기차 ‘과외선생’이 되는 형국이다.

KGM은 미래 성장 동력 발판 마련을 위해 글로벌 기업 체리자동차와 전략적 파트너십 및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21일 밝혔다.

지난 19일 중국 안후이성 우후시에 위치한 체리자동차에서 진행된 행사에는 곽재선 KGM 회장, 황기영 KGM 대표이사, 인퉁웨(Yin Tongyue) 체리그룹 회장, 장귀빙(Zhang Guibing) 체리그룹 사장 등 관련 임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전략적 파트너십 및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GM대우 경차 ‘마티즈’와 디자인 표절 소송이 있었던 체리차의 ‘큐큐(QQ)’. 사진=체리차

KGM은 이번 전략적 파트너십 및 플랫폼 라이선스 계약 체결을 통해 시장 변화에 부응하는 준대형·중형 SUV와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다양한 모델도 개발한다는 계획이다. 체리차는 과거 GM대우의 '마티즈'와 닮은 '큐큐'라는 차량을 판매했던 곳이다. 디자인 표절 논란이 일면서 GM 측에서 고소했고, 체리가 합의금을 주면서 사건을 해결한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현재 체리차의 위상은 과거와 달라졌다. 체리차는 상하이자동차, 장안자동차, 둥펑, 디이자동차와 함께 중국 5대 제조사로 꼽히고, 지난해 93만7000대를 해외에 판매하며 지난해 중국 자동차 수출 1위 기업을 기록했다. 올해도 1~3분기 175만대를 판매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성장을 기록 중이다.

체리차는 특히 전동화 분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브랜드의 경우 ‘티고7’과 ‘티고8’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판매하고 있다. 전기차 분야에선 화웨이와 합작사인 '럭시드(Luxeed)' 브랜드를 설립, 준대형 전기 세단 'S7'과 준대형 전기 SUV 'R7'을 판매 중이다. 이를 기반으로 고급브랜드인 ‘익시드(Exeed)’의 준대형 세단 ‘ES’ 전기차와 REEV(Range Extended Electric Vegicle)을 출시했다.

체리차와 화웨이의 전기차 합작사인 ‘럭시드(Luxeed)’의 준대형 전기 세단 ‘S7’. 사진=럭시드

곽 회장은 "토레스 EVX와 액티언 등 신모델은 물론 다양한 상품성 개선 모델 출시를 통해 물량 증대와 함께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 및 경영 정상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체리와의 전략적 파트너십 및 기술협력을 통해 보다 다양한 모델 개발과 함께 신차 개발기간 단축 및 고객 니즈에 맞는 신차 출시 등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업계에선 KGM이 중국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KGM의 주력 전기차인 ‘토레스EVX’의 경우 중국 배터리업체 ‘비야디(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고 있다. 향후 출시하는 모든 전기차에도 BYD 배터리를 탑재할 계획이다. 이번 파트너십 체결로, 배터리에 이어 전기차 플랫폼에 대한 자체 기술력도 상실할 것에 대한 업계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중국 BYD의 LFP 배터리를 탑재한 KGM 전기차 ‘토레스 EVX'. 사진=KG모빌리티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내연기관 자동차는 기술력이 떨어지지만, 전기차 분야에선 KGM보다 한 수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다만 과거 상하이차에 인수됐을 당시, 차량 제작·설계 능력, 플랫폼, 생산기술 등을 탈취당한 전력이 있는 만큼, KGM의 중국 의존도가 높아질 수록 득보다 실이 커질 것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3protv.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