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건축 기대감에 분당 등 1기 신도시 집값 상승…2년 새 5억 안팎 올라
- 새 정부도 재건축 통한 주택 공급 의지
- 공공기여금, 분양가상한제, 추가부담금, 이주비 대출 규제 등 산적한 문제들 걸림돌
1기 신도시가 재건축 기대감에 연이어 신고가를 기록하며 꾸준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이전 정부에서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하 노후계획도시 특별법)’과 선도지구 지정까지 빠르게 추진됐던 1기 신도시 재건축 사업은 새 정부의 재건축을 활용한 주택 공급 의지와도 흐름을 이어가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 기대하는 바가 큰데요.
실제로 이런 관심을 반영하듯 주요 아파트들 가격은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분당, 평촌 등 선도지구 아파트들 1~2년 새 수억 원씩 올라
정부는 지난해 11월 1기 신도시 선도지구 13개 구역 3.6만 가구를 선정, 발표했습니다.
분당이 3개 구역 1만 948가구로 가장 많고 일산이 3개 구역 8,912가구로 두 번째로 많습니다. 이외에 평촌, 중동, 산본 신도시가 2~3개 구역, 4,000~5,000여 가구에 해당합니다.

이렇게 선도지구로 선정된 단지들은 선정 전과 후 시세에 큰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1~2년 전에 비해 수억 원씩 상승한 가격에 거래가 된 단지들이 줄줄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분당 수내동에 위치한 양지5단지 한양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 5월 18억 2,200만 원에 거래가 됐습니다. 신고가에 해당합니다.
해당 면적은 2023년 5월 13억 5,000만 원에 거래됐다가 2024년 6월에는 15억 5,000만 원에 거래됐고 11월 선도지구 선정시점에는 이보다 2억 원이 오른 17억 5,000만 원에 거래됐습니다. 그리고 올해에는 18억 원을 돌파했습니다.

이외에 분당 수내동 양지1단지 금호 아파트 등 주변 단지들의 전용 84㎡도 18억 원을 초과하며 신고가를 기록했으며 평촌신도시 평촌동에 있는 꿈마을 금호 전용 101㎡은 지난 3월 14억 3,000만 원에 거래돼 이전 신고가(12억 9,000만 원) 보다 1억 6,000만 원이 올랐습니다.
수내동 소재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대단지이지만 전반적으로 매물이 매우 귀한 상황입니다. 면적에 따라서 한두 개뿐인 경우도 있을 정도로 재건축 집주인들이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매물을 거둔 상태입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낙관만 하기엔 장애물이 많아
이처럼 큰 기대에도 불구하고 재건축은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조합원 부담금 부분입니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은 노후계획도시 특별법에 따라 용적률 증가에 따른 구간별로 공공기여율을 적용, 공공기여금이 부과됩니다.
공공기여금은 재건축에 앞서 대규모 기반시설 확충 비용을 사업 시행자(재건축 조합)로부터 받는 비용입니다. 사업 시행자는 용적률 상향 등의 규제 완화로 받은 이익 일정 부분을 주는 개념인데요.
문제는 이 비용이 적지 않다는 점입니다. 현재 정비업계와 성남시에 따르면 분당의 공공기여금은 약 8조 8,000억 원 가량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조합원 한 가구당 평당 1,000만 원 가량으로 구 34평 아파트(전용 84㎡) 기준이면 3.4억 원의 공공기여금이 발생한다는 얘깁니다.
공공기여금의 증가는 사업비 증가로 연결되는데 사업비 증가로 사업이익이 줄게 되면 조합원의 추가부담금도 증가하게 됩니다.
분당신도시의 경우 성남시가 3개 구간으로 세분화하여 10%, 41%, 50%의 공공기여율을 적용하기로 확정한 상태지만 공공기여금 산출과 관련해선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분양가 상한제 입니다. 1기 신도시들은 공공택지로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입니다.
1기 신도시 재건축 단지들 가운데 첫 분양 단지가 나온다고 가정했을 때 초기에 얼마의 분양가가 책정되느냐는 재건축 사업 성과를 가늠할 중요한 요소입니다.
일반분양 분양가가 높아지면 사업성도 높아져 조합원들 부담도 줄어들겠지만 분양가 상한제를 이유로 분양가가 낮아진다면 조합원 부담도 증가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일반분양 분양가를 추정할 수 없는 상황이고, 이런 상황에서 추가부담금이 얼마 나올 것이라는 추정은 사실 유의미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추진 과정에서 부담금 문제가 불거진다면 재건축 사업 속도 지연은 불 보듯 뻔합니다.
이주 대책도 문제입니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은 이주지를 먼저 마련 후 이주를 진행합니다.
기존에는 조합원들이 알아서 주변으로 이주하는 방식으로 이주 때마다 주변 임대시장이 등락을 반복하는 등 시장을 불안정하게 만드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주지를 지정하면 이와 같은 문제를 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주 대책을 만든 것인데요.
지난해 이주 대책을 한차례 발표하면서 대체 주거지 인근 주민들의 거센 반발로 홍역을 치른 바 있습니다. 표현만 다를 뿐이지 선 이주지로 결정된 곳은 하나의 임대 아파트가 들어서는 셈이기 때문입니다. 나름 상품성 있는 고급 아파트가 들어설 수 없는 구조입니다. 당연히 주민들 입장에선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단지가 혼재돼 있는 상황에서 재건축 시 배정 문제도 있습니다.
단지마다 현재의 입지로 인해 시세도 차이가 있었는데 이러한 부분을 단지들끼리 얼마나 잘 매듭을 지을 것인지도 사업 추진 과정에서 불거질 수 있는 문제입니다.
최근에는 대출 규제에 이주비 대출 한도가 6억 원으로 제한되는 등 또 다른 악재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부동산인포 권일 리서치팀장은 “단순히 탄탄한 인프라를 갖춘 신도시에 새 아파트가 들어선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과정과 내용을 보면 사업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입주까지 10년은 봐야 한다는 말도 가볍게 넘길 수 없을 정도입니다”라면서 “성과를 위한 행정적인 지원을 확실할 수 있어도 단지, 조합원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푸는 것도 매우 중요한 만큼 지나친 낙관은 금물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