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이해와 기상정보 활용 [남도일보 기상칼럼]

장동언 2025. 8. 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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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동언(기상청장)
장동언 기상청장

8월, 폭염과 함께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많이 상승하면서 태풍의 영향 가능성이 커지는 시기다. 무더운 날씨와 함께 남쪽 먼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이 한반도를 향해 북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자연스레 긴장감이 높아진다.

기상청 태풍 발생통계에 따르면 1951년부터 2024년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총 239개다. 최근 30년(1991~2020년) 평균으로는 연평균 3.4개의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으며, 이 가운데 7월에 1.0개, 8월과 9월에는 각각 1.2개, 0.8개의 태풍이 영향을 주었다. 7월부터 9월 사이에 가장 많은 태풍이 발생하고 그 영향도 컸음을 알 수 있다.

태풍은 적도 부근에서 발생하는 열대성 저기압으로, 중심 최대풍속이 초속 17m 이상일 때 태풍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따뜻한 해수에서 증발한 수증기를 흡수하여 점차 세력을 키우고 고위도로 이동하며, 주변의 기압배치와 북태평양 고기압의 위치, 강도 등에 따라 이동 경로의 영향을 받는다. 육지에 상륙하거나 찬 해역에 진입, 상하층 바람의 차가 커지면, 점차 열대저압부로 약화하거나 온대저기압으로 변한다.

태풍의 중심에는 '태풍의 눈(Eye)'이라 불리는 하강기류가 형성돼, 상대적으로 바람이 약하고 날씨도 비교적 맑다. 태풍의 눈을 둘러싼 '눈벽(Eyewall)'은 폭우와 돌풍이 집중되는 영역으로, 가장 강한 상승기류가 나타난다. 그 바깥으로는 태풍 중심을 감싸는 '나선형 비구름대'가 형성되고 소낙성 강수와 강풍이 동반된다. 이러한 태풍은 지구 전체의 에너지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적도 지역의 과잉 에너지를 고위도 지역으로 수송하여, 남북 간 에너지 불균형 해소에 도움을 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태풍은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키며 삶의 터전은 물론 일상을 송두리째 무너뜨리곤 하기에, 그 위험성에 대한 경각심이 필요하다.

전국적으로 매우 큰 피해가 발생한 사례는 2002년 제15호 태풍 '루사(RUSA)'가 대표적이다. 8월 31일 중심기압 약 960hPa, 최대풍속 초속 36m의 강풍을 동반한 루사는 전남 고흥반도에 상륙해 한반도를 관통하며 흑산도와 제주 등에 강풍 피해를 주고, 전남 해안과 동해안 일대에 400㎜가 넘는 많은 비를 내렸다. 특히 강릉에는 하루 만에 870.5㎜의 역대 가장 많은 강수량이 기록돼, 현재까지도 일강수량 극값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가 발간한 재해연보에 의하면 당시 강풍과 호우로 주택과 농경지, 산업 시설이 침수됐고, 사망과 실종 인원은 246명, 전국 피해액은 당시 기준으로 5조 1,479억 원에 달했다. 우리나라 태풍 피해 역사상 가장 큰 피해였다.

그렇다면 태풍 피해를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태풍은 자연현상이므로 이를 막을 수는 없지만, 철저히 대비한다면 상당 부분 피해를 줄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기상청에서 발표하는 태풍 정보를 자주 확인하여 사전에 강한 바람으로 인한 시설물 피해와 많은 비로 인한 침수 피해 등에 대비하는 것이다. 태풍에 대한 올바른 인식도 필요하다. 우리나라로 태풍의 경로가 예상될 경우, 태풍의 영향 시기와 범위보다 상륙지점에 관심을 두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강풍반경이 수백㎞에 달하는 태풍의 특성상, 어느 지역이 언제부터 영향을 받는지가 안전에 더 중요한 요소임을 기억하고 거듭 발표되는 기상정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기상청은 국민이 태풍의 현재 위치와 예상 이동 경로, 강풍과 폭풍 반경 등을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날씨누리에 상세한 태풍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한층 더 쉽고 빠른 태풍 정보 확인을 돕고자 몇 가지를 개선했다. 강도에 따라 색상을 구분해 위험 수준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했고, 기존에 정성적으로 표현했던 태풍 강도 분류 체계를 1~5단계의 정량적 숫자로 개편해 누구나 태풍 강도를 명확히 인지하게끔 했다.

앞으로도 기상청은 국민이 태풍정보를 포함한 기상정보를 쉽게 이해하고 자연재해에 더 신속하게 대비할 수 있도록, 정보 개선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또한, 여기에서 더 나아가 기후변화를 고려한 예보기술 연구를 바탕으로 더 신뢰도 높은 기상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폭염에 맞서 건강 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과 동시에 태풍에 대한 대비와 주의가 필요한 8월이다. 모두가 태풍 피해 없이 안전한 일상을 지속할 수 있기를 바라며, 기상청도 매 순간 긴장을 놓지 않을 것이다.

※외부 칼럼·기고·독자투고 내용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