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 수는 있지만 그런 스코어는 나오면 안 된다." 김경문 감독의 분노가 폭발했다. 한화 이글스가 지바 롯데 마린스에게 당한 0-18 참패는 단순한 연습경기 패배를 넘어선 충격이었다. 그 결과 6명의 선수가 2군으로 내려가는 대규모 인원 교체가 단행됐다.
외야수 임종찬과 이원석, 내야수 정민규, 그리고 투수진에서는 조동욱, 김종수, 윤산흠이 고치 퓨처스팀 캠프로 이동했다. 대신 외야수 최인호와 투수 김도빈, 양수호, 원종혁이 오키나와 1군 캠프에 합류하게 됐다.
투수진 붕괴의 참상

문제의 경기에서 한화 투수진의 붕괴는 참혹했다. 선발 윌켈 에르난데스와 엄상백이 각각 2이닝,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좋은 출발을 보였지만, 그 이후가 재앙이었다.
윤산흠은 3분의 2이닝에서 5실점을 기록하며 일일 방어율 72.00을 찍었다. 조동욱 역시 3분의 1이닝에서 5실점으로 180.00의 방어율을 기록했고, 김종수는 1이닝 8실점으로 무려 360.00이라는 믿기 어려운 수치를 남겼다.

특히 5회 김종수의 등판은 악몽 그 자체였다. 이케다의 1타점 2루타를 시작으로 야마구치의 스리런홈런, 우에다의 2타점 2루타가 연달아 터지며 1이닝에만 8점을 내줬다. 결국 0-18이라는 충격적인 스코어가 완성됐다.
불펜 사정의 심각성

이번 참패가 더욱 심각한 이유는 한화의 불펜 사정 때문이다. 지난 시즌 40이닝 이상을 소화하며 주요 불펜 역할을 했던 한승혁과 김범수가 이미 팀을 떠난 상황에서, 60이닝 이상을 던졌던 김종수와 조동욱마저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팀 내 불펜 최다이닝 3, 4위를 기록했던 두 선수의 부진은 한화에게 큰 타격이다. 왕옌청의 합류로 엄상백이 불펜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됐지만,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박재규의 선전과 기아에서 넘어온 양수호의 활약이 절실한 시점이다.
최인호의 1군 승격, 희망의 신호탄

반가운 소식도 있다. 최인호가 드디어 1군 캠프에 합류했다. 부상이 없음에도 2군 캠프에서 시즌을 준비해야 했던 최인호에게는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었을 텐데, 꾸준히 버틴 결과 기회를 잡았다.
현재 1군 캠프 외야수는 페라자, 김태연, 이진영, 오재원, 최인호 총 5명이다. 문현빈이 대표팀에 합류한 상황에서 최인호도 연습경기 출전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시즌 개막 한 달 앞, 변화의 시간

김경문 감독은 "오키나와 캠프 종료 후 청백전 2경기를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호주에서 멜버른 에이시스와 2패 1무, 오키나와에서 WBC 대표팀과 지바 롯데에 3연패를 당하며 아직 승리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 인원 교체가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18실점이라는 충격 요법이 과연 효과를 볼 수 있을까. 2군으로 내려간 선수들이 정신을 차리고 다시 올라올지, 새로 기회를 잡은 선수들이 그 기회를 살릴지가 관건이다. 시즌 개막까지 한 달, 남은 캠프 기간이 한화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시간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