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인 불편 나몰라라… 인천 공무원 ‘교차 주차’ 꼼수 [현장, 그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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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출장이 있는데 교육청 차량2부제에 걸려서 시청에 주차한 겁니다. 오히려 시청 공무원들이 교육청에 더 많이 주차해요."
이날 오전 7시40분~8시30분 이 같은 방식으로 시청과 교육청에 각각 주차한 뒤 쪽문을 오간 공무원들은 20여명에 이른다.
인천시청 민원실 앞에서 만난 한 40대 남성은 "시청과 교육청 직원들이 바꿔서 주차하면 공공기관 차량운행제한이 무슨 소용인가"라며 "공무원들 꼼수 주차로 민원인들 불편만 가중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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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 오가며 민원인 전용주차장 주차
市·교육청 “제재 방법, 자제 공문뿐”
“오늘 출장이 있는데 교육청 차량2부제에 걸려서 시청에 주차한 겁니다. 오히려 시청 공무원들이 교육청에 더 많이 주차해요.”
23일 오전 7시50분께 인천 남동구 인천시청 민원실 앞. 50대 남성이 익숙한 듯 주차를 하고 교육청과 이어진 쪽문으로 걸어나간다. 이 남성은 인천시교육청 직원으로, 차량운행제한(2부제)에 걸려 교육청에 주차하지 못하게 되자 시청에 주차했다. 시는 만성적인 주차난에 민원실 앞쪽을 ‘민원인 전용 주차장’으로 정하고 직원들 주차를 금지하고 있는데, 오히려 교육청 직원들이 민원인 전용 주차장을 점령하고 있는 셈이다.
반대로 10분 전인 오전 7시40분께, 교육청 주차장에 주차한 30대 남성이 쪽문을 통해 시청으로 향했다. 그는 시청 공무원으로, 시가 주차난이 심각해지자 교육청 주차장을 이용하는 ‘꼼수’를 쓴 것. 해당 시청 직원은 “시청에 차를 가져갈 수 없어 교육청에 주차했는데, 문제가 되면 차를 빼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7시40분~8시30분 이 같은 방식으로 시청과 교육청에 각각 주차한 뒤 쪽문을 오간 공무원들은 20여명에 이른다. 시청 민원실 앞 주차장은 오전 8시40분께 가득 찼다.
인천시와 시교육청이 미세먼지로 인한 대기오염을 줄이고, 만성적인 주차난 해소를 위해 공무원들 차량 운행을 통제하는 차량운행제한 조치가 직원들의 ‘교차 주차 꼼수’로 무용지물로 전락했다.
이날 시와 시교육청에 따르면 시는 총 233면, 시교육청은 230면의 주차공간을 보유하고 있다.
당초 시는 지난 2019년 초반까지 본관 앞(현 애뜰광장)을 주차장으로 사용해 약 750면의 주차공간을 보유했다. 그러나 시가 본관 앞을 광장으로 꾸미고, 지난해 10월부터는 운동장 부지에 ‘인천애뜰 공영주차장 설치공사’를 시작하면서 인천시청 안 주차장은 총 233면으로 줄었다.
주차 공간이 부족하기는 시교육청도 마찬가지다. 주차 공간은 230면인데 반해 공무원들 차량 등록은 600여대 수준이다. 2부제를 도입했지만 각종 행사에 따른 방문객과 민원인들로 만성 주차난을 겪는다.
인천시청 민원실 앞에서 만난 한 40대 남성은 “시청과 교육청 직원들이 바꿔서 주차하면 공공기관 차량운행제한이 무슨 소용인가”라며 “공무원들 꼼수 주차로 민원인들 불편만 가중되는 꼴”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인천애뜰 주차장 공사로 이미 부족했던 주차 공간이 더욱 열악해졌다”며 “민원실 앞에 교육청 직원들이 주차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가 제재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고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도 “민원실 앞이 교육청과 가깝다 보니 일부 직원들이 주차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라며 “현재로서는 각 기관에 직원들의 주차 자제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는 것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답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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