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버리고 걷는다… 풍경 맛집으로 소문난 19코스의 유혹

앱 연동으로 실시간 경로 안내
11월까지 모바일 스탬프 챌린지도 진행
출처 : 이천시 (원적산 둘레길 모습)

걷기만으로 여행이 될 수 있을까. 복잡한 일정을 짤 필요도, 무거운 짐을 들 필요도 없다. 그저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된다. 이천시가 만든 ‘걷기 좋은 길’ 19개 코스는 단순한 둘레길을 넘어선다.

산과 하천, 도심과 전통시장, 역사와 예술이 하나로 이어진 길을 GPS 좌표로 연결하고, 모바일 지도 앱으로 연동했다. 여기에 관광지를 묶은 ‘스탬프 투어 챌린지’까지 더해졌다.

놀라운 건 이 모든 길이 휴대전화 앱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따라 걸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점이다. 전자지도 기반에 인증 시스템까지 갖췄기 때문에 특별한 장비 없이도 충분하다.

게다가 여름철에는 차보다 걷는 게 시원할 수 있다. 폭염 속 실내보다 그늘진 둘레길이 더 한적한 피서지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천의 선택은 독특하면서도 전략적이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무더운 계절, 도시와 자연을 함께 만나는 길 위의 여행지로 이천시의 걷기 코스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자.

이천시, 실시간 안내 가능한 걷기 앱 도입으로 접근성 강화

“중앙통 문화의 거리부터 원적산 역사로드까지, 다양한 난이도로 구성”

출처 : 오르다 화면 캡처 (이천시가 모바일 앱 ‘오르다’를 활용해 둘레길 스탬프 투어를 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시는 시 전역에 분포한 걷기 여행 코스 19곳의 GPX 좌표 등록을 완료하고, 모바일 지도 앱 ‘오르다’를 통해 코스별 안내와 스탬프 인증 기능을 지원하고 있다.

‘GPX’는 GPS 위치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파일 형식으로, 사용자는 ‘오르다’ 앱에서 현재 위치를 확인하며 코스를 정확하게 따라갈 수 있다. 걷기 여행 수요가 높아진 팬데믹 이후 시는 걷기 좋은 길 조성 사업을 본격 추진해 왔다.

가장 먼저 2020년부터 ‘산수유 둘레길’(8km)과 ‘정개산 둘레길’(11km)을 개방했고, 2022년 말에는 이천 의병의 역사적 흔적을 담은 ‘의병 둘레길’(11km)을 완공했다.

2023년에는 도심 순환형 노선과 복하천을 따라 이어지는 양방향 하천길, 길이 19.65km에 달하는 ‘이천알음길’을 포함해 총 19개 코스를 조성했다. 현재 이천시 둘레길은 도심형, 남부권형, 힐링형, 도자문화형, 자연문화형 등 5개 테마로 분류된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대표적으로 도심형 코스에는 이천알음길과 중앙통 문화의 거리 등이 있고, 힐링형 코스로는 마장면 매화둘레길이 포함된다. ‘이천인연길’로 분류된 자연문화형 길은 원적산~정개산을 잇는 코스와 산수유 둘레길, 연인의 길로 구성돼 있다.

특히 설봉도자둘레길과 신둔천오름가마길은 ‘이천 걷기 명작길’로 지정돼 도자기 문화를 반영한 이색적인 길로 주목받는다.

길을 따라 걸으며 앱을 활용하면 ‘모바일 스탬프 투어 챌린지’에도 자동 참여할 수 있다. 사용자는 코스별 지정 지점을 통과할 때마다 인증 도장을 받을 수 있고, 정해진 미션을 모두 완료하면 시가 마련한 소정의 기념품도 받을 수 있다.

챌린지는 11월까지 운영된다. GPS 기반이기 때문에 길을 잃을 염려가 없으며, 복잡한 등산 어플 없이도 경로 확인과 기록이 가능하다. 이는 특히 초보 도보 여행자나 고령층에게 유용하다.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시는 향후 전자지도 외에도 종이지도와 코스 북 제작을 병행해 사용자 편의를 높일 계획이다. 안내 표지판과 종합 정보판, 방향유도 표지판 등의 디자인도 새롭게 표준화해 현장 안내 체계를 개선했다.

이천시 관계자는 “시민과 관광객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지속 보완하고, 길의 품질도 꾸준히 점검하겠다”라고 밝혔다.

자동차로는 닿을 수 없는 풍경이 있다. 여름에는 바람이 흐르는 길 위에서 만나는 그늘 하나가 더 깊은 기억이 된다. 걷는 여행, 그 자체가 목적이 되는 이천의 19개 코스는 그런 의미에서 충분한 가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