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도 아까워했던 그 재능, 새롭게 다시 태어났다… 이제 '내야수 박명현'으로 기억해주세요

김태우 기자 2025. 9. 1.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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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SSG와 계약하며 새로운 야구 인생을 꿈꾸고 있는 박명현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강화, 김태우 기자] 좀처럼 공이 똑바로 가지 않았다. 힘도 안 실렸다. 열심히 준비를 했다고 했는데, 현역으로 군을 다녀온 몸은 역시 완벽하지 않았다. 성적이 나오지 않자 흥미는 사라지고, 답답한 마음만 쌓였다. 그렇게 조금은 방황하고 있을 무렵, 하나의 통지서가 왔다. ‘방출’이었다. 마음이 덜컥 내려앉았다.

야탑고를 졸업하고 2020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 2차 3라운드(전체 24순위) 지명을 받은 박명현(24)은 한때 촉망받던 투수였다. 데뷔 시즌이었던 2020년 시즌 초반 퓨처스리그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두며 롯데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모았다. 실점을 하는 날이 거의 없었다. 그렇게 1군 무대도 밟았다. 1군 단 두 경기만 뛴 뒤 다시 2군으로 내려갔지만 아직 어린 선수였다. 모두가 언젠가는 다시 1군에서 볼 것이라 기약했다. 선수도 마찬가지였다.

2021년에도 퓨처스리그 성적은 좋았지만 이런 저런 사유로 1군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군 문제를 일찍 정리하자는 생각에 2021년 시즌이 끝난 뒤 현역으로 입대했다. 빨리 병역을 마치고 돌아오면 기회가 있을 것 같았다. 많은 팬들도 제대 후를 기대했다. 하지만 정작 제대 후 성적이 더 좋지 않았다. 2024년 시즌 퓨처스리그 성적이 좋지 않았고, 시즌 뒤에는 방출 통보를 받았다. 큰 좌절이었다.

갈림길이었다. 야구를 계속 해야 할지, 아니면 다른 인생을 살아야 할지 결정해야 했다. 처음에는 동의대학교에서 운동을 계속하며 다른 구단들의 연락을 기다렸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아무 곳에서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박명현은 “그때 야구를 그만둘까 생각도 했었다”고 떠올렸다. 하지만 “1~2년이라도 제대로 연습을 해서 다시 도전해보자”는 부모님의 격려에 힘입어 결국 독립야구단의 문을 두드렸다.

▲ 최근 SSG와 계약한 박명현은 펀치력 등에서 구단 관계자들의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SSG랜더스

성남 맥파이스에 입단한 박명현은 “야구에 미련이 남았었다. 다시 프로에 도전하자는 목표도 있었다. 1년은 해보자고 시작을 했다”고 떠올렸다. 2024년 11월 성남 맥파이스의 훈련에 합류해 다시 땀을 흘렸다. 그런데 우연히 하나의 전환점이 찾아왔다. 박명현은 투수였다. 자신도 투수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전지훈련에서 야수들의 훈련을 도와주다 우연히 야수에 대한 흥미를 느꼈다.

박명현은 “투수 훈련이 다 끝나면 야수들을 도와주고, 야수들이 배팅을 할 때 수비에 나가고 그랬다. 그런데 내야수를 보면서 재미를 느꼈다”고 했다. 박명현은 “생각을 비울겸 내야수도 같이 하면서 해봤는데 생각보다 내야수가 더 재밌고, 타격하는 것도 더 재밌고 해서 그때부터 투수에 대한 미련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우연한 기회에 포지션이 바뀐 것이다.

사실 야수가 아주 낯선 것은 아니었다. 박명현은 야탑고 시절 유격수였다. 그런데 당시 야탑고에는 박민(KIA)이라는 유격수 자원이 또 있었다. 당시 코칭스태프는 수비가 더 좋은 박민을 유격수 자리에 두고, 박명현의 어깨를 살리기 위해 투수 전향을 제의했다. 그렇게 투수가 된 사연이 있었다. 그렇다면 이번에는 반대의 길을 걸었다. 새로운 야구 인생을 시작하게 된 셈이다.

박명현은 “고등학교 때 투수로 바꿀 때는 공 던지는 것도 좋고, 투수로 무조건 성공을 해야지라고 생각했다. 다만 전역한 이후 투수로 잘 안 되기도 했고, 조금 더 하면 다시 올라오겠지라는 마음가짐으로 했는데 계속 안 되더라”고 했다. 군에서 운동을 열심히 한다고는 했는데 가동성 운동 등에서는 한계가 있었고, 결국 공이 똑바로 나가지 않았다. 벽에 부딪히고 지쳤을 때 야수 전향이라는 하나의 전환점이 온 셈이다.

그 야수 전향은 프로 재입단을 이끌었다. SSG가 박명현의 야수로서의 가능성을 인정해 테스트를 했고, 꼼꼼한 테스트에서 합격한 박명현은 SSG 유니폼을 입었다. 지금은 잔류군에서 계속 훈련을 하며 실전을 준비 중이다. 평가는 호평일색이다. 비슷한 레벨의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치는 힘 자체가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방출의 시련을 겪으면서 더 성숙해졌고, 오히려 지금까지 몸을 만든 게 투수보다는 야수에 더 어울린다는 평가도 받는다. SSG 강화 코칭스태프의 기대주 중 하나로 떠오르는 데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 투수에서 내야수로 전향해 새로운 야구 인생을 꿈꾸고 있는 박명현 ⓒSSG랜더스

박명현은 지독한 연습벌레다. 남들보다 하나라도 더 훈련을 하려고 한다. 박명현은 “지금 온몸이 살짝 올라오기는 한다”고 웃으면서 “그래도 이것도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참는다. 더 나아지려고 연습을 한다”고 설명했다. 야수는 공·수가 모두 되어야 한다. 어깨는 자신이 있는 만큼 스로잉의 정확도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다. 투수 시절(사이드암)의 버릇을 고치고 이제는 야수의 스로잉을 만드는 단계다. 타격은 스윙 궤도도 바꾸고, 중심 이동의 타이밍을 잡는 것부터 하나하나 차근차근 연습을 하고 있다. 부족한 점이 많다고 느끼기에 연습만이 살 길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안다.

박명현은 “투수에서 내야수로 옮기면서 사실 많이 부족하다. 그런데도 나에게 기회를 많이 주시고, 좋게 봐주셔서 이렇게 입단도 하게 됐다. 구단 관계자분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전해드리고 싶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 은혜와 기대에 부응하려면 최선의 과정과 최선의 결과를 모두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지난 아픔에서 잘 안다. 박명현은 “팬분들께서는 나를 투수로 알고 계시지만, 내야수로 다시 입단하게 됐다. 대형 거포 내야수로 이름을 남기고 싶다”면서 야구 인생의 이정표를 바꿔 잡았다. 새로운 포지션과 새로운 유니폼까지. 새롭게 시작하기 딱 좋은 날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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