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수 루시드폴(본명 조윤석)이 과거 화학 연구자로서의 화려한 이력을 뒤로 하고 전업 음악가이자 제주도 감귤 농부로 살아가는 이유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스웨덴 왕립 공과대학 출신으로, 과거 스위스 화학회에서 한국인 최초로 최우수 논문 발표상을 수상한 이력이 있을 정도로 공학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지금은 제주에서 음악 작업과 감귤 농사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방송에서 유재석은 루시드폴의 이색적인 경력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며 "공학 분야에서 끝을 보겠다는 생각은 없었나?"라고 물었다. 이에 루시드폴은 "충분히 열심히 했기 때문에 더 하고 싶은 게 남지 않았다"며 연구자로서의 여정을 마무리한 이유를 설명했다.
루시드폴은 과거 연구자로서의 경험을 회상하며 “지구를 구하는 대단한 일을 내가 하고 있다는 생각에 열심히 연구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나보다 더 훌륭한 연구자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결국 '나는 그냥 여기서 차에서 내리면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학문에 대한 미련보다는 자신이 선택한 길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담담하게 학계를 떠난 것이다.

그는 현재 제주도에서 감귤 농사를 짓고 있다. 처음부터 농사를 지을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제주로 이주하면서 집을 구하다가 우연히 농사하는 이웃들을 만나게 되었고, 동네 어르신들의 도움으로 작은 귤밭을 빌려 농사를 시작하게 됐다. 루시드폴은 "귤 농사를 지은 지 어느덧 8년이 됐다"고 말하며 제주 생활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가 제주로 이주한 이유 중 하나는 자신의 성향 때문이었다. 루시드폴은 "나는 원래 내성적이고, 말하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혼자 있는 게 훨씬 좋고 편하다. 그래서 서울에 굳이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스스로를 "나는 나를 잘 모르는 사람"이라고 표현하며, 자신에 대해 끊임없이 탐구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또한, 루시드폴은 인생에서 보장된 미래는 없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어느 분야에서든 쉬운 일은 없고, 연구를 열심히 했지만 ‘여기까지구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아쉽긴 했지만 전업 음악가로 살아가는 것이 내 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소신을 밝혔다.
루시드폴의 인생은 연구에서 음악, 그리고 농사로 이어지는 다양한 경로를 거쳤지만, 그는 모든 선택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공학 연구에서 전업 음악가로, 그리고 지금은 농부로서 살아가는 그의 삶은 각기 다른 모습의 행복을 추구하는 여정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