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데리고 온 엄마, 4만원에 한우 실컷 먹었다”…소와 함께 자란 사장님 ‘한우 대중화’ 큰 뜻

전종헌 매경닷컴 기자(cap@mk.co.kr) 2024. 9. 1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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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탁키퍼’ 안재현 대표, 한우 대중화 포부
합리적인 가격에 양질의 한우 제공 ‘눈길’
11월 세번째 직영점 역삼점 오픈 예정
“솔직한우-뱅카우 연계 포맷 본격화”
“선택할 수 있어서 좋은 한우 ‘솔직한우’”
12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솔직한우를 운영하는 스탁키퍼 안재현 대표.[사진 제공 = 전종헌 기자]
“부드럽고 육즙이 풍부하며, 입안에서 녹아내리는 듯한 고급스러운 식감. 특히, 지방과 살코기가 고르게 분포돼 있어 고소한 맛이 일품이죠. 달궈진 그릴에 구워지면서 은은한 풍미가 더해지고 씹을 때마다 깊은 감칠맛이 입안에 퍼집니다. 한우는 특유의 달콤하고 풍부한 맛을 가지고 있어 다른 소고기와는 확연히 차별화되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생각만 해도 침이 꿀꺽 넘어가지 않나요.”

다름 아닌 ‘한우’에 대한 얘기다.

지난 12일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 한우에 푹 빠진 꿈 많은 청년 사업가는 “사실 한우는 우리에게 친숙한 식재료였는데 언제부터인가 고급식재료, 특정 계층만 향유할 수 있는 음식으로 소비자들의 인식이 변하고 있다”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한우 실물 자산에 대한 조각투자 플랫폼 ‘뱅카우’와 한우를 직판해 유통하는 자체 한우 직영 음식점 브랜드 ‘솔직한우’를 운영하는 스타트업 ‘스탁키퍼’를 창업한 안재현(38) 대표는 “한우도 얼마든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음식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외식 시장에서 한우는 양극화가 심한 음식 메뉴 중 하나다. 강남, 여의도 등 이름이 알려진 한우 음식점을 가보면 1++(투뿔) 등급의 등심, 안심, 채끝 등 고급 부위만 취급한다. 가격은 100g당 기본 5~7만원을 웃돈다.

신사, 청담 일대에서는 ‘우(한우)’와 오마카세를 합성한 일명 ‘우마카세’를 즐길 때 1인분에 10~30만원을 부담해야 한다. 4명이서 우마카세를 맛보면 100만원이 넘는 계산서를 받아든다. 직장인 월급으로는 선뜻 선택하기 망설여지는 가격이다.

때문에 조금 과장을 보태면 한우 외식은 ‘법카존’에서만 양껏 즐길 수 있는 메뉴로 통한다. 이는 한우 외식 시장에서 1++등급의 한우만을 고집하는 분위기도 한몫을 한다.

안재현 대표.[사진 제공 = 전종헌 기자]
안 대표는 “그래서 고객들은 한우 음식점에 가기 싫은 게 아니라 한우를 먹으러 가기가 두려운 것”이라고 한우 외식 시장의 불편함을 함축해 설명했다.

또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일부 정육 식당의 경우 ‘한우한판’, ‘한우한근’ 등 등급 표시가 없거나 여러 부위가 섞여 둔갑해 팔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홈쇼핑도 마찬가지다. 최근 젖소 고기를 섞고도 한우 100%라고 속여 공영 홈쇼핑에서 불고기 6억원어치를 판매한 축산물 가공업체 대표가 징역형을 받기도 했다.

안 대표는 “솔직한우는 이같은 경계와 문제들의 장벽을 허무는 곳이 되고자 한다”며 쉽고 편안하게 발걸음이 갈 수 있는 곳으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 한우 외식은 비싸다는 편견을 깨고 싶다고 했다.

“원하는 한우 등급, 부위로 나만의 식탁 만들 수 있어”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소비자들이 부담감 없이 쉽게 한우를 즐길 수 있을까.

한우 농장을 운영하는 부모님의 영향을 받아 한우 생태계에 대한 이해도가 남다른 안 대표는 가장 먼저 ‘부담’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꼽았다. 둘째로 ‘맛’이 보장돼야 한다는 점, 마지막으로 내가 지불하는 음식의 ‘가치’가 정확해야 한다고 말한다.

안 대표는 솔직한우는 좋은 사람들과 특별한 식사를 더 많이 즐길 수 있도록 유통 과정을 단축해 가격을 혁신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직영 농장을 운영해 사료와 사육 과정을 엄격히 관리해 건강한 소를 키우고, 직영 공장에서 30년 넘게 경력을 보유한 한우 마이스터가 손질해 최상의 맛을 이끌어낸다”고 솔직한우를 소개했다.

솔직한우의 장점으로 ‘내가 원하는 식탁을 내가 만들 수 있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안 대표는 “한우를 먹을 때 모두가 1++등급만 선택할 필요는 없다”며 “다양한 등급의 한우를 본인이 원하는 대로 구성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와 함께 온 엄마가 가볍게 맛 볼 수 있는 3~4만원대 식탁부터 20~30만원 식탁까지 내가 원하는 한우 식탁을 구성할 수 있기 때문에 솔직한우에서는 모두가 부담 없이 한우 외식을 즐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런 비결로 안 대표의 솔직한우 2호점(용산)은 월 매출이 1억원 넘게 찍는다.

안재현 대표 어린 시절.[사진 제공 = 안재현 대표]
안 대표는 “‘고기를 선택할 수 있어서 좋다’는 고객들의 많은 리뷰를 봤을 때 고기를 직접 선택하고 선택한 고기를 즐길 수 있다는 부분에서 공감이 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실제 솔직한우에서는 같은 메뉴가 없다. 한우 부의별 등급까지 선택해 나만의 식탁을 만들 수 있다.

솔직한우는 어디서든 동일한 맛과 품질을 보장한다. 안 대표는 “한우의 원료육은 뱅카우가 컨트롤하고 완제품의 생산은 고기설계소가 컨트롤하고, 한우의 페어링과 요리의 맛은 솔직한우에서 만들어내고 있다”며 “동일한 품질의 식탁을 만들어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고 했다.

솔직한우는 직판장과 음식점이 결합된 모델이다. 직영 공장인 곤지암에 있는 고기설계소에서 오전 8~12시에 생산한 한우가 1~2시간 만에 솔직한우에 도착해 손질 없이 바로 소비자들이 맛 볼 수 있는 프로세스가 구축돼 있다.

한 대표는 “직영 공장이 있어 한우의 품질을 직접 관리할 수 있고 재고 관리 또한 시스템화 했다”며 “모든 품목에 바코드 시스템을 적용해 정확한 주문과 재고 관리도 가능하다”고 자신했다.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 가격에 맞는 가치 등 이런 방식이 한우 외식 시장에서 호응을 얻으면서 솔직한우는 손익분기점도 빠른 기간에 넘어섰다.

한 대표는 “가정권 상권인 솔직한우 옥수점과 오피스 상권인 용산점 모두가 손익분기점을 넘어 실적이 턴어라운드 하고 있다”며 “오는 11월에 역삼점을 오픈하는데 여기에서 본격적으로 솔직한우와 뱅카우를 연계시키는 포맷으로 진행할 예정”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뱅카우는 한우를 실물 자산으로 한 조각투자 플랫폼이다. 최근 실시한 공모는 모두 100% 청약이 되는 등 투자자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솔직한후 용산점 내부.[사진 제공 = 솔직한우]
한 대표는 끝으로 한우 대중화를 만들어 나가고 싶다고 했다.

그는 “K바베큐는 이미 홍콩, 뉴욕 등 많은 곳에서 호평을 받고 있고 우리는 솔직한우를 포맷으로 30개가 넘는 한우 부위를 구분해 그릴링해서 더 큰 매력을 가져다주고 있다”며 누구나 부담 없이 한우를 즐겨 먹는 외식 문화를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스탁키퍼는?
스탁키퍼는 지난 2021년 세계 최초의 가축투자플랫폼인 뱅카우를 론칭한 이후 뱅카우(한우사육투자)→고기설계소(한우생산가공)→솔직한우(한우직판유통)까지 각 벨류체인에서 파이프 라인을 만들어내며 한우의 사육부터 소비까지 축산 생태계를 혁신하고 있다. 소액으로 한우에 투자할 수 있는 최초의 한우 조각투자 시장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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