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챙기려고?…女동료 마약 먹인 골퍼, 유튜브 재개했다 뭇매

여성 동료에게 마약을 숙취해소제로 속여 먹인 프로골퍼 겸 유튜버가 1심 유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유튜브 활동을 재개했다가 비난이 쏟아지자 다시 계정을 비공개로 전환했다. '유튜브 6개월의 법칙'이라고 불리는 유튜브 수익 창출 정책 때문으로 풀이된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는 지난달 15일 프로 골프선수이자 인기 골프 유튜버인 A씨(30)에게 마약류관리법 위반(향정)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7월 자신의 수강생으로부터 얻은 엑스터시 3정을 동료 여성 프로골퍼에게 '숙취해소제'라고 속여 삼키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선고 후 20일 뒤인 지난 10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새 영상을 올렸다. 다만 영상에 A씨 대신 동료 프로 골퍼가 출연했다. 이에 댓글 창에는 '마약 범죄를 저지르고도 복귀를 시도하냐'는 등 비난 댓글이 달렸고 A씨 측은 영상을 내리고 채널을 다시 닫았다.

A씨는 프로 선수로서는 별다른 커리어를 남기지 못했지만 한 국내 대기업 부회장 골프 레슨을 맡으며 인기를 끌었다. 현재도 그의 채널 구독자는 25만여명을 보유하고 있다.

A씨가 자숙 기간 없이 콘텐츠를 올린 것은 수익 창출이 중단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유튜브는 약관을 통해 '채널이 6개월 이상 비활성 상태이거나 커뮤니티 게시물이 업로드 또는 게시되지 않은 경우 재량에 따라 채널의 수익 창출 자격을 박탈할 권리를 보유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거나 지탄을 받은 유튜버 대부분은 '자숙하겠다'며 채널을 닫고도 수익 창출이 끊기는 시점인 6개월 전에 복귀하는 경우가 많다.

A씨 역시 경찰에 체포되고 본격적으로 수사를 받던 시기인 지난 9월 말 마지막 영상을 올린 이후 약 6개월이 되기 17일 전인 지난 10일 영상을 올려 수익 창출 박탈을 막은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채널 운영을 다시 중단한 상태지만 A씨가 다시 영상을 올리며 활동을 재개해도 그를 막을 방법은 없다. 범죄행위로 물의를 일으킨 사람들 출연 정지 등을 두는 방송 채널과 달리 유튜브에는 이같은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한편 A씨에게 1심에서 징역 5년을 구형했던 검찰은 항소를 제기한 상태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