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예전엔 한 번 눈만 마주쳐도, 자연스럽게 ‘안녕하세요’ 하며 인사를 주고받곤 했죠. 그 짧은 인사 한마디에 하루의 온기가 담기곤 했는데, 요즘은 같은 공간, 같은 골목을 지나가도 서로를 못 본 척하거나, 봐도 알아채지 못하는 척하며 지나치더라고요.
나만 그렇게 느낀 건 아닐까 싶었는데, 조심스레 주변 얘기를 들어보면 다들 비슷한 걸 느끼고 있었어요. 예전에는 이웃집 아저씨와 마주치면 고개 숙이며 “다녀오세요”라고 인사하곤 했고, 딱히 친하지 않아도 엘리베이터에서 뵌 회사 사람들에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는데요. 이젠 같은 회사, 같은 동에서 마주쳐도 눈빛 한번 부딪히지 않고 스쳐 지나치더라고요.
인사를 건네기 어려운 마음들
왜 이렇게 달라졌을까 곰곰이 생각해봤어요. 아마 서로 바빠진 것도 있을 테고, 낯선 이와 눈 마주치는 게 불편한 사회 분위기도 한몫하겠죠. 괜히 먼저 인사했다가 뻘쭘해질까, 상대가 못 알아보면 어쩌지 하는 작은 고민들이 우릴 ‘무표정한 익명성’ 속으로 밀어넣은 건 아닐까 싶더라고요.
예전보다 도시가 더 조용해졌어요. 사람들의 소리보단 핸드폰 알람음이 먼저 들리고, 발걸음보다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소리가 더 싸늘하게 들릴 때가 많잖아요. 말 대신 텍스트로, 눈빛 대신 카톡 상태 메시지로 마음을 설명하려다 보니 정작 옆에 있는 사람에겐 아무 말도 하지 못하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한마디면 충분한 순간들
그런데도 가끔은요, 정말 한마디 인사가 그날 하루를 밝혀줄 때가 있어요. 버스 기사님께 “수고하세요” 인사했더니 고개 숙여 답해주시거나, 엘리베이터 앞에서 눈 마주친 이웃이 먼저 웃어줄 때면 마음이 한결 따뜻해지더라고요. 대단한 말이 아니어도 괜찮더라고요. “안녕하세요”, “고생 많으셨죠”, “잘 지내세요?” 같은 말 한마디가 어쩌면 우리가 그토록 찾던 위로가 아닐까 싶었어요.
처음엔 조금 쑥스러울 수 있어요. 하지만 누군가는 먼저 건네야 또 다른 누군가도 마음을 열 수 있잖아요. 너무 멀리 돌아가지 않아도 괜찮은 것 같아요. 어쩌면 우리는 다시, 예전처럼 서로를 알아보고 인사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