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살리겠다”…‘의료대란’ 속 빛난 軍병원 영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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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대규모 집단사직이 사흘째 이어진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군병원을 찾는 민간인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22일 찾은 성남 국군수도병원의 응급실에는 민간인 환자 2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민간인 환자들이 몰려들면서 정부는 군 병원의 민간인 응급환자에 대한 출입 조치를 간소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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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 퀴즈 온 더 블럭》 출연 문기호 중령 등 응급 수술 집도
(시사저널=강윤서 기자)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의 대규모 집단사직이 사흘째 이어진 가운데, 전국 각지에서 군병원을 찾는 민간인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밀려드는 환자들에 군의관들은 사실상 '전시 상황'에 준하는 근무 태세를 유지하는 모습이다.
22일 찾은 성남 국군수도병원의 응급실에는 민간인 환자 2명이 대기하고 있었다. 이들 모두 인근 민간 병원에 진료 접수를 시도했지만 거부 당해 군병원을 찾았다고 했다.
시사저널과 만난 고관절 골절상 환자 임아무개(84)씨의 딸은 "아버지가 후두암과 뇌경색 등 여러 지병을 앓고 있는데 골절상을 당했다"며 "응급 수술을 위해 대학병원과 2차 병원에 전화했지만 응급실에 전공의가 없다면서 거부했다. '전화 뺑뺑이' 끝에 20일 이 병원(국군수도병원)을 겨우 찾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도병원 의사 선생님이 '아버지를 무조건 받겠다. 수술 하겠다'고 말했다. 암담한 상황에서 상상도 못한 행운을 얻었다"며 의료진에 감사함을 전했다.
취재 결과 임씨의 1차 진료를 맡은 의사는 정형외과의 문기호 중령과 이호준 중령으로 확인됐다. 문 중령은 지뢰 부상으로 발목 절단 위기에 놓인 병사의 발뒤꿈치 이식 수술을 집도한 사연으로 예능 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블럭》에 출연한 바 있다. 이국종 교수의 제자로도 알려진 이호준 중령은 지난 2017년 공동경비구역(JSA)으로 귀순하다 총상을 입은 북한 군인을 이 교수와 함께 수술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의사가 없다'며 인근 병원에서 진료를 거부당한 환자들의 사연은 이어졌다.
병원 앞에서 딸을 기다리고 있던 아버지 송아무개(60)씨는 "오늘 새벽 서울에 살고 있는 딸이 손목에 큰 부상을 입었다는 소식을 듣고 부산에서 4시간 운전해서 올라왔다"며 "처음 찾아간 순천향대학병원은 응급 처치만 해줄 수 있다고 했다. 급히 여기로 전화한 결과, 딸을 봐줄 수 있다길래 바로 왔다"고 했다.
경기 광주에서 의식을 잃은 채 구급차에 실려 온 이아무개(57)씨의 친구 남병선(57)씨는 "친구가 눈길에 미끄러져 높은 곳에 떨어졌다"고 말했다. 남씨는 인근 아주대병원과 분당서울대병원에 전화했지만 '받아줄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남씨는 갈 수 있는 병원이 없다는 생각에 "너무 무서웠다"면서 "급히 119로 전화하니까 친구를 받을 수 있는 곳이 여기밖에 없다고 하더라"며 군병원에 오게 된 경위를 말했다.
軍 "보안 서약서 생략 등 출입조치 간소화"
국방부는 의과대학 정원 확대한 반발한 전공의 등 의사들의 집단 움직임에 대비해 지난 20일부터 12개 군 병원 응급실을 민간에 개방했다. 국방부에 따르면, 22일 낮 12시 기준 국군병원에서 진료 받은 민간인은 총 19명으로, 전날 오후 5시(12명)보다 늘었다.
응급실을 개방한 군 병원은 국군의무사령부 산하 국군강릉병원, 국군춘천병원, 국군홍천병원, 국군고양병원, 국군양주병원, 국군포천병원, 국군서울지구병원, 국군수도병원, 국군대전병원과 해군 산하인 경남 창원시 해군해양의료원·해군포항병원, 공군 산하인 충북 청주시 공군항공우주의료원 등이다.
민간인 환자들이 몰려들면서 정부는 군 병원의 민간인 응급환자에 대한 출입 조치를 간소화했다. 상황에 따라 민간 외래환자 진료와 군의관 파견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응급실 앞에서 만난 한 의무사령부 장교는 "이번에 개방한 (해군병원 외) 의무사령부 이하의 9곳 군 병원 중 3곳(수도병원·대전병원·구리병원)을 제외한 나머지는 원래 민간인의 출입이 제한됐었다"며 "당분간 민간 응급환자가 오면 보안 서약서 등 기존 출입조치를 없애고 신분증 제출이나 인적사항 확인 과정만 해도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바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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