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터스 타입 25포뮬러1(F1)은 '자동차 첨단기술의 총아'라고 불린다. 자동차 기술의 한계를 시험하고 그 결과가 양산차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첨단기술의 실험실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F1은 최고 속도, 극한의 코너링, 짧은 시간 내의 가속 및 감속 등 모든 면에서 가장 높은 성능을 요구하기에 참가 팀들은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여 최첨단 기술을 개발해 왔다.
최근 영국 럭셔리 스포츠카 제조업체 로터스가 F1에서 레이싱 기술의 패러다임을 바꾸며 F1 역사에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자사의 기술들을 소개했다.
콜린 채프먼이 지난 1958년 설립한 로터스 팀은 '단순하게 만들되, 가볍게 만들라'라는 철학 아래 많은 혁신기술을 선보였다.
로터스는 1962년 '타입 25'를 시작으로 F1에 처음으로 모노코크 섀시를 도입해 자동차 구조 설계의 혁신을 이끌며 주목을 받았다.
과거 레이싱카는 파이프 프레임 위에 차체를 얹는 '스페이스 프레임' 구조를 사용했다. 하지만 로터스는 외피 자체를 하중 지지 구조로 활용하는 모노코크 방식을 채택했다. 이를 통해 차체 강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면서도 중량을 대폭 줄였다. 이는 모든 F1 팀과 양산차 제조사들이 채택하게 되면서 자동차 공학의 새로운 표준이 됐다.

로터스 타입 491967년 제작된 '타입 49'는 포드-코스워스 DFV V8 엔진을 차체 구조의 일부로 활용하면서 엔진이 섀시를 지탱하는 응력(내부 저향력) 부재로 사용된 최초의 F1 경주차였다.
이로 인해 차체 부품이 줄어들고 무게가 더 가벼워지면서 구조적 효율성도 크게 향상됐다. 이 역시 훗날 F1의 표준 구조가 됐다.
측면 라디에이터와 쐐기형 디자인도 혁신 중 하나였다. 1970년에 나온 '타입 72'는 라디에이터를 앞부분에서 측면(사이드 포드)으로 옮기고 차체 앞단을 얇게 쐐기형으로 설계했다. 또한 인보드 브레이크나 토션바 서스펜션 같은 구조적 혁신도 동시에 보여줬다. 이로써 공기저항을 줄이고 냉각 효율과 차체 밸런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로터스는 1970년대 후반 그라운드 이펙트 기술을 선보였다. 이 공기역학 기술은 차량 하부에 공기 터널을 형성하며 차체 아래 흐르는 바람길의 속도를 높였다. 그 결과 위아래 압력차이로 다운포스가 발생하며 경주차는 마치 트랙 위에 붙어 달리는 듯한 놀라운 접지력을 얻었다.

로터스 타입 721978년 등장한 로터스 '타입 79'는 이 기술의 완성형으로 그해 챔피언십을 차지했고 '공기역학의 혁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때부터 F1은 단순히 엔진 힘만으로 대결하던 시대를 넘어 공기 그 자체를 다루는 과학의 무대로 진화했다.
1980년대에는 액티브 서스펜션 기술을 도입했다. 이 시스템은 주행 중에도 서스펜션의 높이와 강도를 실시간으로 조정해 노면 상태에 따라 최적의 접지력과 안정성을 유지하게 했다. 이 혁신은 1985년 아일톤 세나가 '타입 97T'로 생애 첫 그랑프리 우승을 거머쥐며 효과를 입증됐다.
앞서 언급했듯이 로터스의 모든 기술은 '경량화' 철학으로 모아진다. 엔지니어들은 불필요한 요소를 덜어내며 본질만을 남기는 설계에 몰두했다. 경량화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전 세계 자동차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작지만 강한 엔지니어링'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지피코리아 경창환 기자 kikizenith@gpkorea.com, 사진=로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