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마약 파장’… 자숙 후 복귀로 설왕설래 [미드나잇 이슈]
“연예계에서 복귀에 대한 일정 기준 마련해야”
“오히려 복귀해 마약 근절에 이바지할 수 있다”
국내 연예계가 마약 스캔들로 떠들썩하다. 배우 이선균(48)과 그룹 빅뱅 출신 가수 지드래곤(35·본명 권지용)이 지난달 마약 범죄 수사선상에 올랐다. 이전엔 작곡가 겸 사업가 돈스파이크(46·김민수), 배우 유아인(37·본명 엄홍식), 그룹 위너 출신 가수 남태현(29)과 ‘하트시그널’ 출연자 서민재(30·개명 후 서은우) 등이 연예계 마약 범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1990년대에는 가수 이승철(57), 배우 박중훈(57), 코미디언 신동엽(52) 등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됐다. 2000년대에 이르러선 가수 강산에(60)와 싸이(46)가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적발됐다. 2004년 배우 김부선(62)은 “대마초 흡연을 막는 건 헌법의 행복추구권을 위배한 위헌”이라며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수면 마취제인 프로포폴을 상습 투약한 연예인이 적발된 사례도 있다. 방송인 에이미(41)와 배우 이승연(55), 박시연(44) 등이 미용 시술과 통증 치료를 빙자해 프로포폴을 상습·불법 투약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외에도 가수 가인·휘성, 래퍼 라플라·이센스·루피, 배우 하정우·주지훈 등의 연예인이 프로포폴과 대마초와 같은 마약을 투입·흡입해 논란이 됐다. 복귀하지 않고 있는 연예인도 있지만 짧게는 1~2년만에 복귀한 연예인도 있다. 특히 1999년 대마초 흡연 등의 혐의로 체포된 코미디언 신동엽은 이듬해 2000만원의 벌금형을 받은 후 자숙기간 없이 예능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로 복귀했다. 배우 하정우는 2022년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3000만원 벌금형을 받고, 지난해 넷플릭스 드라마 ‘수리남’으로 2년만에 복귀했다.
이에 전문가는 법적으로 이들의 방송 출연을 막을 수는 없지만, 연예계에서 일정 기준을 도입할 필요성이 있음을 강조했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마약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의 방송 출연을 제재할 법적인 근거를 만들 수 없지만, 자정 작용을 위해 연예계 자체에서 일정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며 “(마약 범죄를 저지른) 어떤 연예인은 복귀하지 않고, 어떤 연예인은 짧은 기간 안에 복귀하는 등의 들쑥날쑥한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범죄억제에 영향을 주는 3가지 요소인 엄격성, 확실성, 신속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엄격성과 확실성, 신속성은 각각 강력한 처벌, 확실한 처벌 가능성, 범행 후 빠른 처벌을 뜻한다. 오 교수는 “현재 연예인이나 일반인의 마약 범죄에 관해 3가지 모두 뒷받침되고 있지 않다”며 “특히 엄격성에 있어서 솜방망이 처벌은 마약 범죄자의 재범 가능성을 높인다”고 전했다.
반대 시각도 있다. 마약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이 정해진 법의 테두리에서 죗값을 치른다면 복귀하는 것이 오히려 마약 범죄 근절에 일조한다는 견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법에 정해진 처벌을 받고 난 다음 충분히 잘못에 대해 뉘우치고 성찰한다면 현장으로 복귀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오히려 복귀해 마약 근절 활동을 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면 궁극적으로 마약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가수 남태현은 지난달 12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참고인으로 출석해 마약 재활치료를 위한 정부 지원을 늘려달라고 호소했다. 2019년 마약 투약으로 징역형 집행유예 선고를 받은 방송인 겸 광주외국인학교 이사장 하일(65·미국명 로버트 할리)도 지난 8월 마약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국회에서 열린 마약 관련 토론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김지호 기자 kimja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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