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집: 소노] '★★★★★5성급 호텔'에서 출퇴근하는 강지훈의 일상…PLAYLIST '기억은 추억이 된다' ①

고양/정다윤 2026. 3. 18.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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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고양/정다윤 기자] 바쁘다 바빠 지훈사회.

눈을 비비고 일어난 아침. 강지훈의 하루는 눈부신 햇살보다 먼저 운동으로 깨어난다. 경기장에서 보는 고양 소노 강지훈(22, 201cm)은 늘 바쁘다. 공을 쫓고 수비를 배우고 루키의 시간을 통과하는 중이다. 그렇다면 코트를 내려온 뒤의 강지훈은 어떤 하루를 보낼까.

‘알찬 농구 시즌을 보내기 위한 지훈이의 하루 일과표’다.

일과표를 적는 과정에서도 ‘강지훈’이라고 적다가 어느새 ‘지훈이’가 됐다. 이유는 친근감이었다. 어렸을 때도 이런 계획표를 만들어본 기억이 있다고 했다. 그때는 적어둔 계획을 모두 지켰다고 한다. 경력자(?) 강지훈은 이날도 술술 일정표를 채워나갔다.
▲강지훈이 작성한 일과표
커튼 사이로 비치는 햇살로 하루의 시작. 아침은 비교적 이른 편이다. 오전 8시 30분쯤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양치를 하고 몸을 추스른 뒤 밖으로 나설 준비를 한다. 하루의 첫 문장은 늘 운동으로 시작된다.

오전부터 슈팅과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땀을 쏟고 나면 점심은 꽤 확실한 보상처럼 찾아온다. 소노캄 호텔 뷔페는 강지훈에게 익숙한 코스다. 그중에서도 시저 샐러드와 바질 페스토 파스타는 취향이 또렷하게 묻어나는 메뉴다.

제일 좋아하는 건 시저 샐러드랑 바질 페스토 파스타예요. 근데 파스타는 요새 안 나오더라고요. 그 친구(?) 정말 맛있는데 안 나와서 아쉽습니다.

툭툭. 배를 두드릴 만큼 든든하게 채우고 나면 자연스럽게 달콤한 낮잠 시간이 온다. 더 흥미로운 건 잠이 안 올 때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고등학교 때부터 이어진 오래된 생활 방식이기도 하다.

충전을 마치면 다시 체육관으로 향한다. 오후 2시 30분쯤, 하루의 두 번째 막이 오른다. 오후는 팀 훈련의 시간이다. 함께 맞춰가는 호흡이 더 중요하다. 그래서 배워야 할 것도 많고 지적받는 순간도 많다.

눈물을 흘린 적은 없지만… 솔직히 다 어렵죠. 수비할 때 지적을 많이 받는 편이에요. 팀 로테이션이나 대인 수비에서 많이 혼나는 편이죠. 또 앞선 수비를 해야되니까요. 앞선 수비를 할 때 나가는 잔발 스텝 위주로 많이 배우고 있어요.

혼나는 시간도 결국 성장의 한 칸이라는 걸 알고 있는 듯했다. 흘린 땀이 차곡차곡 하루를 채운다.

하루치 에너지를 다 쏟고 나오면 몸은 묵직해진다. 그래서 다음 순서도 자연스럽다. 사우나다. 식사보다 먼저 몸부터 푼다.

사우나는 형들이 가자고 해서 따라가거든요. 근데 경기 전날에 하니까 좋더라고요. 몸이 싹 풀리고 잠을 푹 잘 수가 있더라고요. 어렸을 때부터 해오긴 했는데 여기서는 형들을 더 따라요.
▲강지훈-신지원의 숙소
보송보송 개운한 상태. 사우나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 하루의 속도도 한결 느려진다. 푹신한 흰 시트가 깔린 호텔 침대에 몸을 기대고 나면 그제야 완전히 개인의 시간이 된다.

유튜브 보거나 노래를 듣거나 야간운동에 나가요. 힘들 땐 안 나가지만 (조)은후 형이 같이 하자고 할 때가 있어요. 그럴 땐 같이 나가는 편이에요. 슈팅 던지고 수비 서로 봐주고 그래요. 저랑 (이)근준, (조)은후 형, (신)지원이로 주로 모여요.

유튜브 취향은 의외로 현실적이다. 특별히 한쪽으로 치우친 알고리즘은 아니라고 했다. 그날그날 손이 가는 방향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편이다. 강지훈이 보여준 유튜브 창. 첫 화면에는 역시 농구가 있었다.

알고리즘이 일정하지 않아서… 맛집 이런 거나 농구도 좀 있네요(웃음). 먹방, 농구, 여행, 게임 이 순서인 것 같아요. 여행은 영상으로 보고 혼자 한번 가보고 싶은데 아직은 없어요.

여행 유튜브를 보며 상상을 펼치곤 한다. 머릿속에 가장 먼저 떠오르는 곳은 일본이다. 늘 목적이 있는 이동만 해왔던 선수에게 여행은 아직 조금 뒤로 미뤄둔 페이지처럼 보였다.

가고 싶은 곳은 일단 가까운 일본? 전지훈련이나 대표팀으로 갔는데 여행으로는 안 가봤어요. 영상 보면서 대리 힐링하고 있죠.

음악 이야기가 나오자 취향은 더 또렷해졌다. 발라드를 자주 듣고 국내 힙합도 즐긴다. 외국 힙합도 좋아하지만 국내 힙합이 더 잘 맞는다고 했다. 플레이리스트에 담긴 곡 수는 무려 1378곡이다.

발라드 자주 듣고요. 국내 힙합도 잘 들어요. 외국 힙합보다 국내 힙합을 더 좋아해요. 플레이리스트에 1378곡이 있어요. 많이 듣죠.

추천곡을 묻자 처음에는 하현상의 ‘등대’를 꺼냈다. 그런데 알 것 같다는 반응이 나오자 곧장 “취소”라고 말했다. 잠깐 고민하던 그는 이내 다른 노래를 골라냈다. 모르는 노래를 하나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 슬쩍 보이는 순간이었다.

모르는 노래를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이거 너무 유명한데(?) ‘기억은 추억이 된다’ 아시나요? 이거 들으면 과거 회상을 많이 해요. 가사 중에 ‘눈물 훔치며 걸어온 기나긴 날들도 사랑한다’가 있거든요. 이 노래 좋아요. 사실 추천하고 싶은 건 많지만, 이걸 추천해 드리고 싶네요.”

이 노래는 단순한 취향 이상의 의미를 품고 있었다. 힘들었던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곡이라고 했다. 연세대학교 시절 함께했던 동기들에게 연락이 올 때면 더 자주 생각난다고 했다.

같이 버틴 시간과 같이 고생한 얼굴들, 말하지 않아도 통하는 기억들이 노래 한 곡 안에서 다시 살아나는 듯했다. 쉽게 닳지 않는 추억은 그렇게 문득 재생된다.

이 노래를 들으면 힘들었을 때 생각이 나요. 연세대학교 동기 애들에게 연락이 오거나 하면 그럴 때 한번씩 들어요. 3년 동안 같이 있었고 생각이 많이 나죠. 제가 혼자 나오기도 했으니까요. 같이 고생했던 친구들이라 생각이 납니다.

누구보다 꼼꼼한 루틴이 일정표에 채워졌고, 이뤄진다. 그 꼼꼼함이 강지훈을 다지고 또 다지게 한다

#사진_유용우, 이상준, 정다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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