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의 5천억 베팅" 삼성의 608억 달러 시장 석권 위한 마지막 퍼즐

삼성전자 자회사 하만 인터내셔널이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5천만 달러(약 5천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인수는 삼성전자가 2016년 하만을 80억 달러(약 9조4천억원)에 인수한 이후 8년 만의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이재용 회장의 '오디오 제국 구축'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 대거 확보

하만은 이번 인수를 통해 바워스앤윌킨스(B&W), 데논(Denon), 마란츠(Marantz), 폴크(Polk), 데피니티브 테크놀로지(Definitive Technology) 등 럭셔리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확보하게 됐다. 특히 1966년 영국에서 설립된 B&W는 독창적인 디자인과 고급스러운 소재, 고품질 사운드로 오디오 전문가와 애호가들 사이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럭셔리 오디오의 대표 브랜드다. B&W의 대표작인 '노틸러스' 스피커는 대당 1억5천만원이 넘는 고가 제품으로, 유명 축구선수 데이비드 베컴이 홍보대사로 활동할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보유하고 있다.

▶▶ 오디오 시장 글로벌 1위 도약 노린다

하만은 이번에 인수하는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을 자사 라이프스타일 사업부와 통합해 2025년 608억 달러에서 2029년 700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컨슈머 오디오 시장에서 글로벌 1위 자리를 굳히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전장 부문에서도 기존 하만카돈, JBL, 뱅앤올룹슨에 더해 B&W 등 럭셔리 브랜드를 추가해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자동차 제조사별로 차별화된 음향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 삼성전자 제품과 시너지 확대

이번 인수의 의미는 단순히 자회사의 경쟁력 강화를 넘어선다. 하만이 보유한 고급 오디오 기술과 튜닝 노하우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사운드바, 패밀리허브 등 주요 제품군 전반에 적용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하만의 AKG, 하만카돈 기술을 바탕으로 갤럭시 시리즈의 음향 품질을 높인 바 있으며, 이번에 확보한 명품 오디오의 기술이 삼성전자 제품에 더해지면 애플 등 프리미엄 IT 제품과의 경쟁에서 차별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AI 시대 오디오 시장 선점 전략

삼성전자는 하만을 '오디오 기술 허브'로 삼고,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오디오 장치를 연결하는 'AI 기반 커넥티드 사운드 플랫폼'으로 진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스마트홈 플랫폼인 '스마트싱스'를 다양한 오디오 기기와 연동시켜 보다 정교하고 개인화된 사운드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또한 전장사업에서도 자동차 브랜드별 맞춤형 사운드 전략을 펼치며, B&W가 이미 BMW, 볼보, 맥라렌 등 고급 차 브랜드와 협업한 경험을 활용할 계획이다.

▶▶ 이재용의 오디오 승부수

이번 인수는 이재용 회장의 '오디오 제국 구축'이라는 큰 구상이 밑바탕에 깔려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는 2016년 이 회장이 등기임원에 오른 직후 하만을 인수했는데, 당시 삼성전자는 스마트 기기에 프리미엄 사운드를 장착할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애플과 소니가 스마트폰, 이어폰, TV에 음향 기술을 접목해 품질을 강화하는 것과 달리, 삼성전자는 자체 음향 브랜드와 고급 오디오 기술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다. 이에 이 회장이 단행한 적극적인 인수합병을 통해 오디오 기술력과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했고, 이번 인수로 그 전략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 미래 성장동력 확보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오디오 명가'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IT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다양한 오디오 전문 브랜드를 보유하게 된 삼성전자는 전장, 모바일, 가전, TV 등 전 제품군에 고급 사운드를 접목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하만의 마시모 오디오 사업부문 인수 절차는 연내에 마무리될 전망이며,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의 대규모 M&A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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