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엘리베이터는 배당 예측 가능성을 제공하고 리스크 관리 체계를 강화하기 위해 매진한 것으로 평가됐다. 다만 거버넌스 시스템의 부재는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4일 현대엘리베이터가 제출한 2024년 기준 지배구조핵심지표 준수 현황에 따르면 전년도에 이어 '현금 배당관련 예측가능성'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표시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향후 5년간 배당 수준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배당 예측성을 확보해왔다. 그러나 한국거래소가 요구하는 지배구조 모범규준은 정관상 명문화된 정책이다.
예컨대 선배당·후투자는 배당 기준일을 배당금 확정 시점 후로 미뤄 '깜깜이 배당'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는데 긍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재계에서도 이와 같은 배당 절차 개선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그간 현대엘리베이터는 배당 기준일을 매년 12월로 하고 다음 해 3월 결산이 끝난 직후 배당금을 확정하다 보니 기업지배구조 모범규준 요건은 충족하지 못했다. 그러나 내년 제출하는 보고서부터 해당 항목에는 동그라미가 쳐질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현대엘리베이터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 관련 정관 일부를 개정했다. 이사회 결의로 배당 기준일을 정할 수 있도록 해 선배당·후투자 방식 도입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기존 중간배당을 분기배당으로 전환해 3월·6월·9월 말일부터 45일 이내 이사회를 열어 현금으로 분기배당이 가능하도록 정관에 명시했다. 현대엘리베이터 측은 "향후 배당 결정 이후 기준일을 정하는 방식으로 주주들의 배당 예측 가능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사회 관련 핵심지표 6개 항목 중 현대엘리베이터는 4개 항목에 대해 '준수'라고 답했다. 특히 '위험관리 등 내부통제 정책 마련 및 운영' 항목은 매년 개선되고 있다.
실제 2023년 말 이사회 내에 내부거래위원회와 리스크관리위원회를 신설했으며 내부회계관리 전담팀도 구성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리스크 관리 체계는 주로 재무성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잠재적 위험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안전 및 환경 등 비재무적 리스크도 실적에 간접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재무제표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개선한 것으로 풀이된다.
감사위원회 위원과 외부감사인은 지난해 분기마다 1회씩 총 4차례 회의를 열고 원가기준 투입법 적용 및 계약 수익 인식에 대한 내부통제 운영 효과 등을 점검했다.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은 60%에 그쳤다. △전자투표 실시 △집중투표제 채택 △기업가치 훼손 또는 주주권익 침해 이력이 있는 자의 임원 선임 방지 정책 등은 전년과 마찬가지로 '미준수'로 표시됐다. 이는 거버넌스 시스템이 여전히 갖춰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기업가치 훼손 이력이 있는 임원의 등기를 막기 위한 장치를 두고 있지만 이를 정관에 명문화하지 않아 미준수로 분류됐다. 또 전자투표를 도입하는 대신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제도를 적용해 유사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집중투표제의 경우 정관에 '배제한다'고 명시돼 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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