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고춧가루 보관법

한국인의 식탁에서 빠질 수 없는 김치, 찌개, 무침 요리에는 고춧가루가 항상 들어간다. 거의 모든 가정의 주방에 상시 구비돼 있는 기본양념이다. 한식을 조리할 때 가장 많이 쓰는 양념이다 보니, 대다수 가정에서는 대량으로 구입해 냉장고에 넣어두고 몇 달씩 사용하곤 한다.
하지만 냉장실에 넣어두더라도, 제대로 밀폐하지 않으면 고춧가루가 빠르게 상할 수 있다. 일반 냉장실은 문을 자주 여닫기 때문에 안으로 공기와 습기가 계속 들어온다. 이때, 밀폐가 잘되지 않은 고춧가루는 수분을 빨아들여 서서히 변질된다. 붉은빛이 점차 탁해지고, 수분 때문에 가루가 서로 달라붙어 눅눅하게 뭉치기 시작한다. 수분이 계속 쌓이면 안쪽에서 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고춧가루, 보관 용기 크기 조절해야

고춧가루를 신선하게 보관하려면 먼저 입자 크기를 확인하고, 용도에 따라 용기를 나눠 담아야 한다. 국물 요리나 찌개, 떡볶이처럼 양념이 부드럽게 풀려야 하는 음식에는 믹서기로 잘게 간 고운 고춧가루를 자주 쓴다. 반면 김장이나 겉절이처럼 바로 버무리는 음식에는 거친 질감의 굵은 고춧가루를 많이 쓴다. 다만 입자가 고울수록 공기와 닿는 면적이 넓어져 산소에 노출됐을 때 산패가 더 빨라질 수 있다.
따라서 자주 쓰는 고운 고춧가루는 큰 용기에 한꺼번에 담아두기보다 깔때기를 이용해 작은 페트병에 조금씩 나눠 담는 것이 좋다. 사용 횟수가 비교적 적고 입자가 굵은 고춧가루는 큰 페트병에 따로 담아 관리하면 된다. 고운 고춧가루를 작은 페트병 여러 개에 나눠두면 조리할 때마다 큰 용기를 여닫지 않아도 된다. 그만큼 안으로 들어가는 산소를 줄일 수 있어 맛이 변하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
외부 공기·실내 형광등 불빛 이중으로 차단하는 법

페트병에 고춧가루를 넣고 뚜껑만 닫아서는 완벽하게 밀폐하기 어렵다. 시중 페트병 뚜껑은 나사선 사이에 미세한 틈이 있어 눈에 보이지 않는 공기가 스며들 수 있다. 그래서 한 번 더 막아주는 과정이 필요하다. 페트병 입구에 일회용 비닐봉지 조각을 팽팽하게 씌운 뒤, 그 위에 플라스틱 뚜껑을 단단히 잠그면 틈을 메워 외부 공기가 들어오는 것을 줄일 수 있다.
공기를 막은 뒤에는 빛을 피할 수 있는 곳에 보관해야 한다. 햇빛만 피하면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주방 형광등이나 실내조명도 고춧가루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투명한 페트병이 조명에 오래 노출되면, 고춧가루의 붉은빛이 옅어지고 매운맛과 향도 줄어든다. 이를 막으려면 고춧가루가 담긴 페트병을 검은 비닐봉지에 한 번 더 넣어 빛이 닿지 않게 보관하는 것이 좋다.

이중 밀봉과 빛 차단까지 마친 페트병은 사용 시기와 보관 기간에 따라 냉장실과 냉동실에 나눠두면 된다. 바로 요리에 쓸 소량의 페트병은 일반 냉장실에 넣어 3~6개월 안에 사용한다. 몇 달 뒤에 꺼내 쓸 대용량 고춧가루는 냉동실에 넣어 1년 이상 보관할 수 있다. 일반 냉장실보다 김치냉장고의 빈 공간을 활용하면, 온도 차이가 적고 냉기가 일정해 고춧가루 품질을 오래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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