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희진 대표 복귀, 사실상 좌절…법원, 가처분 각하 의미 짚어보니 [MD포커스]

이승길 기자 2024. 10. 30.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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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측 "법원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
민희진 측 "어도어 대표 선임 재차 요구"
민희진 / 마이데일리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이사의 대표직 복귀가 사실상 좌절됐다.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김상훈)는 민 전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어도어 대표이사 선임 가처분 신청에 대해 각하 결정을 내렸다. 각하란 판단을 내릴 필요 자체가 없이 소송 자체를 배척하는 처분이다. 즉, 재판부가 하이브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앞서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는 지난 8월 27일 이사회를 통해 민 전 대표를 해임했다. 제작과 경영의 분리가 어도어의 이익, 멀티레이블의 원칙에 부합한다는 것이 해임의 주된 이유였다. 민 전 대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하이브를 상대로 자신을 어도어 대표이사로 복귀시키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하이브와 민 전 대표 사이 체결된 주주간계약 상 정해진 대표이사 임기를 보장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하이브는 이미 주주간계약이 민 전 대표의 귀책으로 인해 해지된 상황이라며 대표이사 복귀는 불가하다고 맞섰다.

지난 11일 열린 가처분 심문에서 민 전 대표 측은 ▲하이브가 민 전 대표와 뉴진스를 비방하거나 성과를 축소하는 이른바 ‘역바이럴’과 차별 대우가 존재했으며 ▲하이브 산하 타 레이블이 소속 그룹이 뉴진스를 표절했다는 의혹 등을 제기했다. 또한 주주간계약의 해지사유가 존재하지 않고, 설령 계약 당사자간의 신뢰관계가 파탄에 이르렀다고 하더라도 그 책임은 하이브에 있다고 주장했다. 민 전 대표 측은 어도어 대표이사로 복귀 하지 못하면 뉴진스 연예활동에 지장이 초래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가 뉴진스와 어도어를 빼돌리려고 치밀한 계획을 수립, 이를 실제 실행했다고 반박했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의 배신행위를 올해 2월에서 3월경 처음 접했으며, 4월 감사를 통해 이상우 전 어도어 부사장의 동의 하에, 컴퓨터에서 자료를 확보해, 계획의 전모를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또 하이브는 민 전 대표 측이 주주간계약 원본을 기자에게 통째로 전달해 비밀유지의무를 어겼다고 말했다. 뉴진스 표절 의혹, 역바이럴 의혹 등에 대해선 전면 부정했다.

하이브 측은 “민 전 대표는 뉴진스가 자신과 행동을 같이 한다면, 하이브로서는 뉴진스의 정상적인 활동이 없는 어도어를 가지고 있느니, 차라리 요구대로 민 전 대표 측에 어도어를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였을 것”이라며 “이러한 점에서 민 전 대표의 계획은 무모한 상상력의 소산이 아니라 치밀하게 계산된 접근”이라고 밝혔다.

민희진 / 마이데일리

이번 가처분 신청에선 주주가 이사들에게 의결권 행사 등 일정한 행위를 하도록 지시하는 ‘프로큐어’ 조항도 쟁점으로 다뤄졌다. 민 전 대표는 하이브가 대주주 자격으로 어도어 이사들에게 자신을 대표이사로 선임하라는 명령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하이브는 다수의 판례와 학설에 비춰볼때 법적으로 실현 불가능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하이브는 민 전 대표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가 작성한 논문을 민 전 대표 주장을 반박하는 근거로 들기도 했다.

이번 하이브의 가처분 승소로 민 전 대표의 어도어 대표직 복귀는 사실상 어려워졌다. 해당 판결과 관련해 하이브 측은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며 "이를 계기로 어도어의 정상화와, 멀티 레이블 고도화, 아티스트 활동 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민 전 대표 측은 "어도어 이사회에서 민희진 전 대표를 대표이사로 선임하여 줄 것을 재차 요구하는 바"라며 "이번 결정은 법원이 하이브의 주장을 받아들였다는 의미가 아니다. 주주간계약의 충실한 이행과 뉴진스와 어도어의 발전을 위하여 하이브가 현명한 판단을 내려 줄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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