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AI 생태계에 2조4000억 베팅…KT가 마이크로소프트와 손잡은 이유

김영섭 KT 대표이사가 10일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가람 기자]

KT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한국형 인공지능(AI) 생태계를 구축하고 산업발전에 이바지하기로 했다. KT와 MS는 이노베이션 센터를 함께 세우고 공동 기술 연구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진정한 ‘인공지능통신기술(AICT) 컴퍼니’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다.

10일 KT는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MS와의 협력 방안과 첨단기술 사업 분야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향후 계획을 공개했다. 두 회사는 5년간의 파트너십 계약을 바탕으로 한국어 특화 AI 모델과 관련 서비스 개발, 한국형 클라우드 서비스 구축, 디지털전환(AX) 전문기업 설립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내년 상반기 MS가 투자한 오픈AI의 최신 음성 AI 모델 ‘GPT-포오(4o)’ 기반 한국형 AI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데이터·법·규제·문화·언어를 대한민국의 실정에 맞게 최적화하고, 연구와 개발 과정 전반에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원칙과 프로세스를 적용해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돕는다.

AI·클라우드 분야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AX 전문기업 이노베이션 센터도 설립한다. 내년 1분기 출범이 목표다. AX 혁신을 원하는 기업들에게 글로벌 수준의 컨설팅·아키텍처·디자인 등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다. 다양한 파트너사와 ‘AX 전략 펀드’를 조성해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한국형 AI산업 생태계를 성장시켜 나가기로 했다.

공동 교육과정도 마련한다. 기술·컨설팅·마케팅 등 전방위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AI·클라우드 산업을 선도할 인재 육성에 힘을 쏟는다. 교육기관과 연구기관의 참여를 확대해 글로벌 차원의 기술협력과 네트워크 현대화 및 6세대(6G) 분야 공동연구, 헬스케어·모빌리티·머신러닝 등 다양한 산업별 AX 등 연구개발을 병행하게 된다.

KT가 10일 서울 중구 노보텔 앰배서더 동대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파트너십 주요 내용을 공개했다. [이가람 기자]

KT는 MS와의 협력을 통해 AI와 클라우드 분야 서비스와 인프라를 고도화하고 사업화에 필요한 본원적 기술역량을 축적, 세계 최상위 수준의 AI기술과 솔루션을 KT의 서비스에 접목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와 MS는 이 사업에 5년 동안 약 2조4000억원을 투자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통해 최대 4조6000억원의 누적 매출을 발생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김영섭 KT 대표이사는 “KT의 실질적인 성장을 어떻게 이끌어낼지, 새로운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어떤 변화를 시도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다”며 “새로운 도약 기회를 창출하기 위해 최고 역량을 지닌 MS와 전략적 협력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MS는 오랫동안 글로벌 기업들과 활발하게 협력해 온 만큼 MS가 기업의 조직과 경영 체계를 가장 잘 이해하고 기업간거래(B2B)를 가장 잘한다고 생각했다”며 “KT가 최고의 AI·클라우드 역량을 갖추게 되면 기업·개인 고객 모두에게 가장 빠르고 가장 안전한 맞춤형 AICT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도 기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