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내 이름을 크게 적어 뒀길래.." 이유를 알고 마음이 놓였던 날

냉장고 문에 낯선 종이 한 장이 붙어 있었습니다. 큼직한 글씨로 제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습니다.왜 이런 것을 붙여 두었는지 물었더니 남편은 웃기만 했습니다. 며칠 뒤 그 이유를 알고 나서 오히려 마음이 놓였습니다.

냉장고에 붙은 종이 한 장

그날 아침 물을 꺼내려다 종이를 발견했습니다. 남편의 글씨로 제 이름과 번호가 큼직하게 적혀 있었습니다. 옆에는 아들 번호도 함께 있었습니다.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 덜컥 겁이 났습니다. 남편은 별일 아니라며 대답을 미뤘습니다.

남편이 미뤘던 대답

며칠 뒤 남편이 지나가듯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요즘 이름이나 번호가 잘 떠오르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급한 일이 생겼을 때 헤매지 않으려고 미리 적어 두었다고 했습니다. 걱정할 일은 아니고 그저 대비라는 말이었습니다. 담담한 목소리였지만 오래 준비한 말처럼 들렸습니다.

준비가 주는 안심

그 말을 듣고 처음에는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러나 곧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 걱정을 안고 있지 않고 눈에 보이는 자리에 꺼내 두었다는 뜻이었습니다. 저도 제 수첩 첫 장에 같은 내용을 적어 두었습니다. 서로 알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하루가 덜 불안해졌습니다.

나이가 들면 잊는 일이 늘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변화입니다. 감추기보다 함께 알아 두는 편이 서로에게 편안합니다.다만 기억과 관련해 걱정되는 변화가 이어진다면 진료를 받아 보시는 편이 좋습니다. 오늘은 가족의 연락처를 보이는 곳에 한 번 적어 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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