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피하려 딸 이름도 판다”…‘건보료 0원’ 미성년 회사 대표 수두룩

김정환 기자(flame@mk.co.kr) 2024. 10. 21. 0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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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성년자 자녀를 앞세워 부동산 임대 사업체를 세우고 편법 상속·증여에 나서는 행태가 심해졌다.

일을 하지 않고 해외에 체류하는 만 17세 이하 미성년 자녀를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법인의 대표이사로 내세워 억대 소득을 부여하면서도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 식이다.

건보 가입 사업장 중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미성년자는 인천시에서 부동산 임대업하는 10대 대표이사인데, 연 소득은 2억4600만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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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장기체류로 납부 회피
부모가 운영하는 임대 법인서
바지사장으로 월급 받기도
[사진=연합뉴스]
미성년자 자녀를 앞세워 부동산 임대 사업체를 세우고 편법 상속·증여에 나서는 행태가 심해졌다. 일을 하지 않고 해외에 체류하는 만 17세 이하 미성년 자녀를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법인의 대표이사로 내세워 억대 소득을 부여하면서도 건강보험료를 한 푼도 내지 않는 식이다. 정부가 탈세 조사를 강화해 조세 사각지대에서 판치는 모럴해저드를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매일경제가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실 통해 받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보 미성년자 가입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건보 가입 사업장 중 17세 이하 미성년자가 대표이사로 있는 회사는 329곳(8월 기준)에 달했다. 11~15세가 대표로 있는 업체가 149곳으로 가장 많았고, 6~10세 이하가 86곳, 5세 이하 영유아가 대표로 있는 곳도 17곳이나 됐다.

미성년 금수저가 있는 다니는 회사는 대부분 부동산 임대업체다. 전체 미성년 금수저 대표의 90.9%(299명)가 부동산·임대·사업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연봉 1억원 이상 받는 미성년자 대표는 20명인데, 이 중에서도 부동산 임대업 종사자가 18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문제는 미성년자 명의로 된 사업장을 부모가 운영하면서 편법으로 상속하는 등 악용 사례가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는 점이다. 건보 가입 사업장 중 연봉을 가장 많이 받는 미성년자는 인천시에서 부동산 임대업하는 10대 대표이사인데, 연 소득은 2억4600만원에 달했다. 이 미성년 대표는 현재 해외에 체류 중이기 때문에 해당 법인에서 일을 하고 있다는 점이 명확하지 않음에도 막대한 돈을 근로소득으로 챙기고 있는데, 해외에 체류하고 있기에 건보료는 한푼도 내지 않고 있다. 건강보험법에 따라 해외 장기 체류자는 보험료가 면제된다. 부동산 임대업을 하는 또 다른 10대 대표이사도 2억원 넘는 연봉을 받으며 건보료를 내지 않았다.

박성훈 의원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임대, 사업 서비스업에 미성년자 대표자가 집중됐다”며 “이름만 올려놓고 급여를 받거나, 꼼수 증여하는게 없는지 세무 당국의 철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행법상 부모를 비롯한 법정대리인 동의가 필요하긴 하지만 미성년자도 사업자등록이 가능하다. 다만 사업자 등록을 악용해 불법, 편법 상속이 이뤄지다 적발되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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