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 같은 금융사 챗봇
금융사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우후죽순 챗봇을 도입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과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 카드사 모두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한 챗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 기술 수준이 낮아 소비자들의 불편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사들이 소비자 편의을 무시한 채 비용 절감에만 골몰하고 있다는 것이다. 유소연 기자가 유튜브 채널 '5분컷'에서 금융사 챗봇 논란의 뒷얘기를 소개했다.
금융사 챗봇은 대부분 수백 가지 고객 상담 시나리오를 미리 입력한 뒤 답변하게 하는 룰 기반(Rule-based) 방식이다. 정해진 질문에 대해 사전 입력된 답변을 내보내 고객이 화면에서 필요한 업무를 누를 수 있게 한다. 문장이 복잡하면 기술적으로 챗봇이 이해하기 어렵다.
입력되지 않은 질문을 받았을 때 챗봇은 “지원하지 않는 기능입니다” “잘 못 알아듣겠어요” 같은 답을 한다. 응답에 실패할 때 보내는 폴백(fallback) 메시지인데, 이런 폴백을 받은 고객은 챗봇과 대화가 통하지 않는다고 느낄 수밖에 없다. 금융권 한 전문가는 “실제 상담원과 통화해야 안심되는 금융 거래의 특성상 소비자 불만이 매우 커질 수 있는 지점”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금융사들은 챗봇 활용을 계속 늘리고 있다. 한 시중은행 AI 부서 관계자는 “비대면 거래의 증가로 상담 수요가 늘고 있지만 상담원을 무한정 늘릴 수는 없다”며 “챗봇을 도입한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상담원 연결을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전화 상담 연결이 어렵다는 불만만 점점 커지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상담원 연결 대기 시간은 평균 36.9초로 전년(21.44초)에 비해 1년 새 15.46초 길어졌다. 방송에서 보다 자세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유소연 객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