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업체’ 막히자 ‘입점업체’로…공정위, 쿠팡 현장조사서 들여다보는 것은

방영덕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byd@mk.co.kr) 2026. 9. 2. 14:06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에 대한 현장조사를 재개하면서 '납품업체'와 '입점업체'의 차이가 주목받고 있다. 같은 쿠팡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라도 쿠팡과 어떤 방식으로 거래하느냐에 따라 거래 구조가 달라지고, 이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과 불공정행위 판단 기준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앞서 쿠팡이 납품업체에 할인 비용을 떠넘겼다는 의혹과 관련한 공정위 현장조사가 불발된 지 8일 만이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납품업체 할인비용 전가 의혹서 입점업체 거래로
적용 법률·불공정행위 판단 기준 달라
쿠팡은 ‘7일 사전통지’ 문제로 법정공방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가 쿠팡에 대한 현장조사를 재개하면서 ‘납품업체’와 ‘입점업체’의 차이가 주목받고 있다. 같은 쿠팡에서 상품을 판매하는 업체라도 쿠팡과 어떤 방식으로 거래하느냐에 따라 거래 구조가 달라지고, 이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과 불공정행위 판단 기준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전날 서울 광진구 쿠팡 본사에 조사관을 보내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쿠팡이 납품업체에 할인 비용을 떠넘겼다는 의혹과 관련한 공정위 현장조사가 불발된 지 8일 만이다. 이번에는 납품업체가 아닌 쿠팡과 입점업체 간 거래관계를 겨냥한 것으로 알려졌다.

납품업체와 입점업체를 가르는 기준은 상품을 팔고 사들이는 주체가 누구인지에 달려 있다.

즉, 납품업체는 제조사나 브랜드사가 쿠팡에 상품을 공급하고 쿠팡이 이를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경우다. 쿠팡이 상품을 직접 매입해 판매하는 직매입 거래가 대표적이다. 예를 들어 화장품 업체가 쿠팡에 샴푸 등을 공급하고 쿠팡이 이를 소비자에게 판매한다면 해당 화장품 업체는 쿠팡의 납품업체가 된다.

반면 입점업체는 쿠팡의 플랫폼을 이용해 자신의 상품을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한다. 판매자가 쿠팡에 상품을 등록하고 소비자가 주문하면 판매자가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 때 쿠팡은 판매 공간과 결제·배송 등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고 판매자에게 수수료 등을 받는다.

이처럼 납품업체 및 입점업체와 쿠팡 간 거래 방식이 다르므로 적용하는 법률도 달라질 수 있다.

쿠팡이 대규모 유통업자로서 납품업체와 거래할 경우 대규모유통업법의 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 대규모유통업법은 대형 유통업체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납품업체에 판촉비나 비용을 부당하게 부담시키거나 불리한 거래조건을 강요하는 등의 행위를 규율한다.

지난달 공정위가 들여다보려 했던 쿠팡의 할인 비용 전가 의혹은 이같은 납품업체와의 거래관계에서 발생한 문제다. 이에 공정위는 쿠팡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려고 했으나 당시 쿠팡이 절차적 적법성을 문제 삼으며 거부하면서 중단됐다.

반면 이번에는 공정위가 쿠팡과 입점업체 사이의 플랫폼 거래관계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거래법에 따른 거래상 지위 남용 여부 등을 살펴보는 것이다.

구체적인 조사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판매수수료와 광고·프로모션 비용, 상품 노출과 검색 등 플랫폼 운영 과정에서 쿠팡이 입점업체에 부당한 거래조건을 요구했는지 등이 쟁점이 될 수 있다.

입점업체와의 거래에서 무조건 공정거래법만 적용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실제 거래 형태와 행위의 성격, 사업자 요건 등에 따라 적용 법률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 역시 공정위가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를 문제 삼고 있는지는 조사 결과가 나와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재조사가 주목을 받는 또 다른 이유는 공정위와 쿠팡 간 조사 절차를 둘러싼 법적 공방과 맞물려 있어서다.

쿠팡은 지난달 21일 공정위의 현장조사 결정 및 처분의 집행을 막아달라는 취지의 소송까지 제기했다. 법원은 이달 23일까지 잠정적으로 공정위의 쿠팡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혐의 현장 조사 결정 처분의 효력을 정지했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행정기관이 현장조사를 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조사 개시 7일 전까지 조사 일정 등을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쿠팡은 당시 공정위 조사가 사전 통지 없이 이뤄진 만큼 절차적으로 적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대규모유통업법이 아닌 공정거래법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는 조사 개시 전 서면 통지 의무가 없다. 때문에 쿠팡은 전날 이뤄진 공정위의 현장 조사에 대해선 별다른 반발 없이 받아들였다.

이와 관련 강석훈 율촌 대표는 “공정위의 현장조사도 세무조사와 마찬가지로 절차적 정당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세무조사 절차에 관해 특별법인 국세기본법에 상세한 규정을 두었듯, 같은 공권력의 행사인 공정위의 현장조사에 관해서도 특별법인 공정거래법에 상세한 절차적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