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일머니' 끊긴 LIV 골프, 존 람과 안병훈의 운명은 어디로 향하나

약 7조 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자본이 투입된 '스포츠 공룡'의 엔진이 멈추기 시작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가 LIV 골프에 대한 금융 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스포츠 자본 시장을 뒤흔들었던 사우디의 '오일 머니'가 골프판에서 철수를 선언한 것입니다. 이번 결정으로 2026년 시즌이 종료되는 시점부터 LIV 골프에 대한 PIF의 재정 지원은 모두 끊기게 됩니다.

미국 유력 매체인 ESPN 등 외신은 PIF가 이번 시즌을 끝으로 LIV 골프 지원을 마무리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지난달 중순부터 업계에 떠돌던 지원 중단설이 결국 현실로 확정된 셈입니다.

50억 달러가 넘는 투자금이 투입된 거대 플랫폼이 출범 4년 만에 자금줄을 잃게 되었습니다.

사우디 국부펀드(PIF)는 성명을 통해 LIV 골프에 투입되던 상당한 규모의 투자가 더 이상 펀드의 투자 전략과 부합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투자 우선순위의 변화와 글로벌 거시 경제 상황을 고려한 냉정한 판단으로 풀이됩니다.

PIF는 지난 2022년 LIV 골프 출범 이후 현재까지 50억 달러(약 7조 3,775억 원) 이상을 쏟아부었습니다. 하지만 막대한 투자 대비 독자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데는 실패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낮은 시청률과 중계권 계약의 난항 등이 PIF의 전략 수정을 불러온 것으로 분석됩니다.

업계 관측에 따르면 사우디는 최근 중동 정세의 불확실성과 국내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에 자금을 집중하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우디의 국가 혁신 프로젝트인 '비전 2030'의 핵심인 네옴시티 건설 등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결국 스포츠를 통해 국가 이미지를 쇄신하려던 '스포츠워싱' 전략보다 실질적인 경제 구조 다변화 프로젝트가 우선순위로 올라온 것입니다. 막대한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골프 리그를 유지할 명분이 약해졌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스포츠 자본의 논리보다 사우디 내부의 거대 건설 프로젝트와 경제 전략이 우선시되었습니다.

LIV 골프는 그동안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제시하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스타들을 대거 영입해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2023년 말 약 6,000억 원 이상의 계약금을 받고 이적한 존 람이 골프계를 뒤흔든 바 있습니다.

이 외에도 브라이슨 디섐보, 필 미켈슨, 더스틴 존슨 등 거물급 선수들이 오일 머니의 유혹에 LIV행을 선택했습니다. 브룩스 켑카와 세르히오 가르시아 역시 PIF의 강력한 뒷배를 믿고 리그의 핵심 멤버로 활약해 왔습니다.

하지만 든든한 재정적 지지 기반이 사라지면서 이들 스타 선수의 거취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일각에서는 브룩스 켑카 등 일부 선수가 다시 PGA 투어로의 복귀를 타진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집니다.

한국 팬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인 'LIV 골프 코리아' 대회는 일단 예정대로 진행됩니다. 5월 말 부산에서 개최되는 이번 대회는 정상적으로 열릴 예정이지만, 그 이후의 일정은 안갯속입니다. 이미 6월 예정되었던 루이지애나 대회가 연기되는 등 리그 내부의 동요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초 LIV 골프행을 선택하며 큰 파장을 일으켰던 안병훈의 행보에도 시선이 쏠립니다. 안병훈은 2026년 창단된 '코리안 골프클럽'의 캡틴으로서 김민규, 송영한 등 국내파 선수들과 함께 무대에 도전해 왔습니다. 리그가 시한부 선고를 받으면서 이들의 도전 역시 짧은 꿈으로 끝날 위기에 처했습니다.

한국의 간판스타 안병훈이 이끄는 '코리안 골프클럽'의 활동 기간도 불투명해진 상태입니다.

LIV 골프는 3라운드 54홀 경기, 컷오프 없는 방식, 동시 티오프 등 기존 PGA와 차별화된 플랫폼을 강조해 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세계랭킹(OWGR) 포인트 부여 문제에 부딪히며 선수들의 랭킹 급락을 초래했습니다. 결과적으로 스포츠로서의 권위와 상업적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PGA 투어와 LIV 골프 사이의 극심한 갈등과 선수 제명 논란은 전 세계 골프계를 두 파벌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사우디 자본의 철수는 사실상 PGA 투어의 판정승으로 흐르는 분위기이지만, 골프계에 남긴 상처와 분열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습니다.

LIV 골프 측은 새로운 이사회를 구성하고 독자적인 투자자를 찾아 세계 최고 수준의 골프를 제공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공언했습니다. 그러나 PIF라는 절대적인 '돈줄'이 끊긴 상황에서 새로운 투자자를 확보하기란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시각입니다.

사우디 국부펀드의 자금 철수로 LIV 골프는 사실상 2026년을 끝으로 리그의 명맥이 끊길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였습니다. 막대한 자본으로 골프의 지도를 바꾸려던 야심 찬 실험은 수익성 악화와 사우디의 국가 전략 변경이라는 벽에 부딪혀 멈추게 되었습니다. 향후 LIV 골프의 새로운 투자자 확보 가능성과 소속 스타 선수들의 PGA 투어 복귀 프로세스가 골프계의 가장 큰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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