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사람이 없어요” 고령화에 상황 심각하다는 업계

출처 : 셔터스톡

건설 현장 고령화 심화
평균 연령 52.2세
위험성 이유로 꼽아

국내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제외할 경우 젊은 근로자는 찾기 힘들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이 아니면 젊은 사람을 보기 어렵다”라며 “요즘은 50대도 젊은 축에 속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처럼 국내 건설 현장에서 고령화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젊은 인력의 유입은 줄어드는 반면 고령 근로자의 비중은 빠르게 늘고 있다.

22일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건설기술인의 평균 나이는 52.2세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7년간 급격히 상승한 수치다. 지난 2018년까지만 해도 건설기술인의 평균 나이는 47.7세였기 때문이다.

해당 조사는 지난 2월 기준이며 한국건설기술인협회에 등록된 건설기술인 103만 5,724명을 연령대별로 분석한 결과다. 연령대별로 근로자 수를 살펴보면 60대 이상 27만 7,432명, 50대 34만 2,934명, 40대 27만 4,728명, 30대 12만 2,507명, 20대 3만 3,211명이다. 특히 60대 이상 건설기술인 수는 40대 근로자 수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나 주목을 받았다.

출처 : 셔터스톡

2020년 조사를 시작한 이후 60대 이상이 40대를 앞지른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불과 두 달 전만 해도 40대 건설기술인 수는 60대 건설기술인 수를 웃돌았다. 지난해 12월 60대 이상 건설기술인은 25만 789명으로 40대 건설기술인 27만 4,728명보다 적었다.

업계에서는 50대 건설기술인들이 고령에 접어들면서 60대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했다. 또한 젊은 층의 유입이 줄어든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봤다. 실제로 20대 건설기술인의 비율은 전체의 3.2%에 그친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20대 건설기술인의 수는 지난해 12월(4만 1,758명) 대비 20.5%가량 하락한 수치를 보였다. 30, 40대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30대는 지난해 12월(12만 5,158명) 대비 2.1% 감소했으며 40대도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고령자 건설기술인 수는 상승한 것으로 드러났다. 50대 기술 건설인 수는 지난해 12월(33만 4,230명) 대비 2.6% 상승했으며 60대 또한 오름세를 보였다.

출처 : 셔터스톡

이처럼 국내 건설 현장에서는 외국인 근로자를 제외하면 젊은 세대는 사실상 자취를 감춘 상황이다. 실제로 국내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필수 인력으로 꼽힌다. 내국인의 이탈로 생긴 인력 공백을 외국인 근로자들이 채워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고용노동부 산하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발간한 ‘건설 현장 리포트’에 따르면 외국인 건설 근로자 비율은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외국인 건설근로자 비율을 보면 2021년 12.2%, 2022년 12.7%, 2023년 14.2%이다. 지난해 외국인 건설근로자 비율은 14.7%에 달했으며 이는 22만 5,000여 명에 이른다.

출처 : 셔터스톡

이처럼 젊은 세대들이 건설 현장에서 사라진 이유는 뭘까?

많은 젊은이는 위험성을 그 이유로 꼽았다. 지난해 한국건설인정책연구원이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미래 건설기술인의 진로 희망 실태 분석·이미지 개선 방안’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생들은 건설업 부정적 호감도 원인으로 부실 공사·안전사고 등 유발을 가장 많이 꼽았다.

해당 항목을 답한 학생의 비율은 36.2%에 달했으며 이어 다른 산업에 비해 위험한 일(25.5%), 환경파괴·민원 발생 등 유발(10.3%) 등이 차지했다. 실제로 건설 현장 사망사고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출처 : 셔터스톡

고용노동부가 21일 발표한 ‘1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 통계’ 잠정 결과 집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건설업 사고 사망자는 71명(63건)에 달했으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0.9%(7명) 상승한 수치다.

고용부 관계자는 사망자 증가 문제와 관련된 대응책을 두고 “건설업 중대재해를 감소세로 전환하기 위해 상반기에 건설 현장 감독·점검을 집중적으로 실시하고 지방노동관서별 안전 투자와 자체 안전 점검을 강화할 것”이라며 “위험성 평가 내실화 등 실질적인 재해예방 활동에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건설업계의 고령화와 청년층 이탈은 단순한 인력 문제가 아닌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성을 위협하는 중요한 신호다. 젊은 세대가 다시 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근무 환경 개선과 안전 확보가 시급하다.


이 콘텐츠는 카카오의 운영 지침을 준수합니다.